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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김정은이 트럼프에 보낸 2018년·2019년 친서

등록 2020.09.10 14: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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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갖고 있다. 2018.06.12.

[서울=뉴시스]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갖고 있다. 2018.06.12.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일부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CNN은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기자이자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이 오는 15일 출간하는 책 '분노'에 담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문 27개 중 2개를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공개된 친서 전문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200여일 뒤인 그해 성탄절과,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 뒤인 그해 6월10일 트럼프 대통령 생일을 앞둔 시점에 작성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Your Excellency)'로 존칭하고 있다. 2018년 성탄절 서한에선 "그날의 영광이 재현되길 기대한다"며 2차 정상회담을 서두르자고 했고, 2019년 서한에선 "우리의 우정이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친서 전문이다.

◇2018년 12월25일

각하,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조·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200일이 지났고 한 해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온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았던 역사적인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하며 그날의 영광이 재현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때 이야기했듯 각하와 같은 사람과 훌륭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2019년 새해가 다가오는 가운데 더 높은 이상과 목표를 위해 끝없는 노력이 요구되는 중대한 문제들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하가 솔직하게 이야기했듯 우리가 새해를 맞이함에 따라 전 세계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환상적인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나와 각하 사이의 또 다른 역사적인 만남을 다시 한 번 보게 될 것입니다.

나는 이미 나의 가장 가깝고 신뢰할 만한 동료들과 관계기관에 2차 조·미 정상회담 준비를 서두르라고 지시했고 다음 회의 때 각하와 좋은 결과를 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것은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완강히 고수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이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비쳐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또한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내부적으로(역 : 비공개로) 조·미 고위급 회담을 긴급히 열어 장소 문제를 협의하고 조율했으면 합니다.

각하께서 2차 조·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위대한 결단력과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각하가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큰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명예로운 영부인과 당신의 가족, 당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큰 성공을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대통령 각하께 변함없는 존경을 표하며

국무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2018년 12월25일

◇2019년 6월10일

대통령 각하,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내 기억 속에서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지 1주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 그리고 며칠 앞으로 다가온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 편지를 씁니다. 각하께 이런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생신을 맞아 각하에게 진심으로 따뜻한 안부를 전합니다. 영부인과 다른 가족들, 당신의 모든 국민들에 안부를 전하며,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모두의 꿈이 아름다운 현실이 되길 기원합니다.

1년 전 싱가포르에서 함께 했던 짧은 시간처럼 103일 전 하노이에서 나눈 매 순간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은 영광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변함없는 존경 속에 간직한 그런 소중한 기억은 언젠가 우리가 다시 서로를 향해 걸어갈 때 내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나는 또한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조미 관계의 진전을 이끄는 마법의 힘으로 작용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발전 과정에서 직면하는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게 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대통령 각하, 나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우리의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가졌던 첫 만남에서 보여준 당신의 의지와 결의를 여전히 존경하며 나의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오늘의 현실은 새로운 접근방식과 그에 필요한 용기가 없었다면 문제 해결 전망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상호신뢰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와 함께 위대한 일이 일어나도록 함께 마주앉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날은 또 올 것입니다. 그것은 또 한 번 환상적인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나는 각하께 당신을 존경하는 마음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임을 확언합니다.

각하, 다시 한 번 생일 축하드립니다. 각하께서 항상 건강하고 일에서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나는 내 가족을 대표해 영부인과 당신의 다른 가족에게도 행운을 빕니다.

당신의 진실한 벗,
김정은
2019년 6월10일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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