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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방시혁 새 보이그룹 '엔하이픈', BTS와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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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0 09:14:56
평균 연령 17.2세 7명으로 구성
엠넷 '아이랜드'로 결성…올해 안에 데뷔
빅히트·CJ ENM 합작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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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엔하이픈 일곱 멤버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니키, 정원, 선우. 2020.09.20. (사진 = 빌리프랩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발굴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의 새 보이그룹이 베일을 벗었다.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Mnet)의 보이그룹 결성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에서 생존한 7인으로 구성된 '엔하이픈(ENHYPEN)'이다.

지난 18일 방송된 '아이랜드' 최종회에서 글로벌 시청자 투표와 프로듀서의 선택으로 양정원(16), 제이(18), 제이크(18), 니키(15), 이희승(19), 박성훈(18), 김선우(17)가 데뷔의 기쁨을 안게 됐다. 평균 만 17.2세의 이들은 연내 데뷔를 목표로 준비에 돌입한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수퍼그룹으로 통하는 방탄소년단, 빅히트의 차세대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를 잇는 그룹으로 성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아이돌 오디션에 대한 우려, 관찰형 리얼리티로 돌파

엔하이프는 빅히트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이다. 빅히트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큰손인 CJ ENM과 공동설립한 회사다. 빅히트의 프로듀싱 능력, '케이콘' 등을 통해 한류 네트워크를 만들어온 CJ ENM의 플랫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방송 전부터 방 의장을 중심으로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두부, 뮤직 디렉터 피독·원더키드 등 빅히트 사단이 주도적으로 제작에 참여해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일부 우려도 공존했다.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시리즈 등을 통해 '오디션 왕국'으로 통하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명예에 먹칠을 한 엠넷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초반에 23명 중 12명을 뽑는 1차 선택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동료들의 합격·선택을 결정하는 형식은 다소 잔인하다는 평이 나왔다. 연습생들이 24시간 동안 합숙하는 숙소의 구석 구석을 팬들이 24시간 동안 지켜볼 수 있는 라이브캠은 '사생활 침해' 걱정이 제기됐다.

선한 엔터테인먼트사의 대명사가 된 빅히트와 합작은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 관찰형 리얼리티를 표방한'아이랜드'에 참여하는 시간은 사적인 것에 속한 게 아니라 아이돌이 되기 위해 응원해달라고 미래의 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읽혔다. 제작사가 아이돌의 인권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감시하는 형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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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엔하이픈. 2020.09.20. (사진 = 빌리프랩 제공) photo@newsis.com

집단생활은 주체가 되는 사람, 관찰하는 사람, 돕는 사람, 응원하는 사람, 지켜보는 사람 등 모든 형태의 사람이 필요하다. 합숙 과정에서 발생하는 K팝 육성 시스템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계속 이어가야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랜드'는 인간을 연구하는 '진화심리학'의 성격을 가져와 개선의 의지를 보여줬다.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메이즈 러너' 같은 어드벤처 성장 영화를 떠올리게 한 이유다.

◇엔하이픈, 어떤 세계관을 지니나

'방탄소년단 유니버스'(BU). K팝 팬들 사이에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다크 유니버스' 등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 스튜디오의 세계관보다 더 유명한 세계관이다.

세계관은 지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천·정서적 측면을 아우르는 세계 파악을 목적으로 한다. 철학 용어이던 세계관은 게임, 영화 등으로 넘어오면서 시나리오의 근간을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을 가리키게 됐다. 캐릭터부터 전반적인 이야기를 구성하는 뼈대다.

최근 K팝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분명한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이 관례처럼 됐다. 방탄소년단은 세계관을 현실에 도입한 팀이다.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 앨범을 낼 때마다 연작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형성한 뒤 한 세계관을 만들고 팬들을 끌어들였다. 이런 공감대는 세계적인 팬덤 구축으로 이어졌다.

방탄소년단 인기의 분명한 발화점이 된 '윙스'는 이들의 '성장 서사' 콘셉트가 절정에 달한 앨범이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인 '데미안'을 모티브로 삼았다. 주인공 '싱클레어'가 세계의 균열을 인식하면서 겪는 성장담을 철학적으로 담아낸 소설이다.

데뷔 당시 힙합을 기반으로 삼았던 방탄소년단은 청소년이 처한 부당한 현실에 맞섰다. 몽환적인 신스팝 장르를 활용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현실에서 약간은 벗어난, 동화적 판타지를 좇는다. 나와 다르면서도 닮은 친구들을 만난 소년들이 함께하며 벌어지는 마법 같은 순간들을 노래한다

엔하이픈은 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는 어떤 다른 세계관을 보여줄까. '아이랜드'는 '데미안' 속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에서 모티브를 삼았다. 프로그램의 메인 로고는 알이 큐브 안에 갇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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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엔하이픈. 2020.09.20. (사진 = 빌리프랩 제공) photo@newsis.com
그런데 데미안은 이미 방탄소년단이 '피땀눈물' 등에서 보여준 이야기다. 엔하이픈은 여기에 연결, 발견 등의 키워드를 더했다. 팀명 엔하이픈은 하이픈(-)이 서로 다른 단어를 연결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문장 부호이듯 연결을 통해 서로를 발견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꿈은 현실에 꽃피고 꽃은 불꽃 속에 빛나. 유 앤드 아이(You &I). 위 캔 플라이(We can fly). 넌 또 다른 나 난 또 다른 너. 렛츠 저스트 런 포 아워 라이브스(Let's just run for our lives)."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부른 '아이랜드'의 주제곡 '인투 더 아이랜드(Into the I-LAND)'가 이런 '엔하이픈'의 세계관을 압축한다.

엔하이픈 멤버로 발탁된 니키의 성장에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춤 실력이 뛰어난 니키는 상위 연습생 그룹인 '아이랜드에서 다른 연습생들을 도왔다. 하지만 중간에 정작 자신은 하위 연습생그룹인 그라운드로 밀려난다. 그래서 그라운드에서는 자신에게만 집중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 팀은 연습을 체계적으로 이끌 리더로 필요로 하고, 팀을 위해 나선다.

지금까지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모든 참가자에게 공평한 성장서사를 부여하지 못해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많게는 101명까지 출연하니,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했다. '아이랜드'는 23명에게 집중했고, 살아남은 연습생들은 3개월 간 차곡차곡 성장서사를 쌓아왔다. 덕분에 엔하이픈 멤버들은 캐릭터를 확실히 잡았다. 신인 그룹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탈락 위기에서 최종 글로벌 팬투표 1위를 차지하며 팀의 센터 자리를 꿰찬 양정원은 예쁜 눈·보조개 등 화려한 외모로 큰 인기를 누렸다. 춤 실력도 뛰어나다. 조용하지만 열망도 품고 있어 그의 열정을 높이 사는 팬덤이 상당하다.

제이는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해 보이는 인상으로 초반에는 일부에서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으나 여리고 따듯한 마음으로 멤버들과 팬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급상승했다. 중후반에 자신이 탈락할 것 같다고 예상한 뒤 다른 연습생들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쓰기도 했다. 초반에 자신이 원하는 파트를 7번 연속으로 얻지 못한 뒤 한 인터뷰에서 "원망, 분노, 수치심"을 외친 뒤 이것이 그대로 별명이 되기도 했다.

제이크는 이른바 '성장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연습 기간이 1년가량으로, 상당히 짧은 편인데 단기간에 무럭무럭 성장했다. 선해 보이는 순수한 매력이 일품이다.

니키는 케이, 타키 등 일본인 연습생 중 유일하게 엔하이픈 멤버가 됐다. 춤 실력에서 만큼은 기존 어느 아이돌 그룹 멤버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마이클 잭슨을 동경하는 그는 다섯 살 때부터 춤을 춰왔다고 한다. 항상 고민하는 모습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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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엔하이픈. 2020.09.20. (사진 = 빌리프랩 제공) photo@newsis.com
이희승은 '완성형 연습생'으로 '연습생들의 아이돌'로 불리기도 했다. 춤, 노래 모두 실력이 뛰어나고 인성, 리더십도 갖췄다. 엔하이픈의 리더감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최종 멤버 후보군에 속했던 연습생으로, 다양한 경험 등을 바탕삼아 팀의 든든한 구심점 역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은 피겨 유망주였던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피겨 선수로 활약할 시절에도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외모로 인기를 누렸다. 피겨를 한 덕에 몸선이 부드러워 춤선이 유려하다.  

김선우는 그룹 '2AM' 멤버 조권 못지 않은 상당한 애교와 끼를 갖추고 있다. 어린 팬들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건강 문제로 '아이랜드' 참가가 무산될 뻔한 위기도 있었으나 노력과 밝은 에너지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이랜드' 최종회 시청률은 0.8%(닐슨 집계)에 불과했지만, 이런 멤버들의 매력 덕에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방송 내내 아시아는 물론 북남미, 유럽 등에서 연습생들을 지지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종회 방송(12회) 후 디지털 클립 조회 수는 누적 1억 8600만 뷰를 넘었고,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올랐다. 트위터 공식 계정 팔로워수는 20일 오전 8시 현재 61만명을 넘겼다. 특히 글로벌 공식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아이랜드' 커뮤니티 가입자 수는 공식 데뷔 전임에도  280만 명을 돌파했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는 방시혁 의장은 "여러분이 음악과 무대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팬들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으면 아티스트로서 큰 성공과 한 사람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음악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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