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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통신비·독감백신 한발씩 양보…극적 타결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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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2 15:07:13
'통신비 vs 독감백신' 평행선 달리다 우여곡절 타협
'추석 전 지급' 무산 시 정치적 부담에 절충점 찾아
與, 통신비 축소해 5600억 확보…野 요구 일부 수용
野, 독감백신 전국민 무료서 '취약계층 추가'로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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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0년도 제4차 추가경정예산안 합의사항 발표에서 합의문에 서명한 후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정진형 윤해리 문광호 기자 =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여야가 22일 국회 본회의를 코앞에 두고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절박한 민생 과제를 놓고 여야가 각자 내세웠던 통신비 2만원 지급과 독감 백신 무료접종 주장에서 한발씩 물러난 결과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4차 추경 관련 여야 합의문 서명식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긴급하게 지원하기 위한 추경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 있게 되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신속한 집행을 통해서 추석 전에 국민들에게 잘 전달이 돼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번 4차 추경이 여야간 원만하게 합의로 통과될 수 있게 되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우리들 요구와 주장을 대폭 수용해준 김 원내대표와 간사, 모든 협의를 주재해준 정성호 예결위원장 등 수고하셨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여야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제출한 4차 추경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정이 약 93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추진한 만 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일괄지급이 논란이 되면서 여야는 정면충돌했다. 여기에 야당인 국민의힘이 그 돈으로 전국민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자는 대안을 주장하면서 전선은 확대됐다.

결국 여야는 추경안 세부심사에 돌입한 전날까지도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렸다.

4차 추경안에 대한 증·감액 심사를 위해 전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추경소위)에서 여야는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놓고 각각 원안 유지와 전액 삭감을 주장하며 현격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비대면 활동 증가로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증가했으며 4인 가족 기준 8만원 지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라며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조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감에도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는다고 주장하면서 더 절박하고 시급한 곳에 예산이 쓰여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에서 제안한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 예산 편성을 놓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전 국민 백신 접종'에서 한발 물러서 한정된 물량 내에서 우선 순위를 두고 접종 대상 및 시기를 구분하는 절충안을 냈으나 민주당은 대상 선별 과정에서 형평성 잡음이 일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본회의 합의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민주당 단독 표결이나 연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여야는 진통 끝에 마침내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이는 남은 일정을 감안할 때 이날 추경안 처리가 불발된다면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이 어려워지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치권의 몫으로 남는다는 위기감을 여야가 공유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 정부는 이날 본회의 통과를 전제로 대상자가 명확한 아동특별돌봄 지원금,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중 일부를 이번 주 후반부터 지급하기 시작해 추석 직전인 28~29일까지 대부분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은 상태다.

민주당으로서는 목표 시한 준수를 위해 추경안을 단독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이낙연 신임 대표 체제에서 강조해 오던 협치 무산의 부담이 있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이 무산될 경우 '민생의 발목을 잡는 야당' 프레임이 우려됐다.

이에 민주당은 당초 만 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을 일괄지급키로 했던 기존 안을 축소해 야당 주장을 일부 수용한 사업에 재원을 마련하고, 국민의힘은 독감 백신 무상접종의 전국민 확대 주장을 거두는 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서명식 후 브리핑에서 "이번 추경은 민생을 우선시하고 협치를 구현해야 한다는 여야 공동의 생각이 반영돼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며 "특히 역대 추경 제출로 보자면 11일 만에 최단기간 통과되는 것이고 여야가 합의한 날 바로 처리하게 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초기에는 상당히 양당 간에 입장이 강했지만 심사 과정을 거치고 격상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가 좀 더 유연한 입장으로 협상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도움을 드리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자세로 어제와 오늘 밀도있게 협의한 결과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의문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당정이 추진한 만 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지원 범위를 만 16~34세 및 만 65세 이상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당초 배정된 예산 9300억원 중 5602억원이 줄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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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0.09.07. photo@newsis.com
박 의원은 "통신비 예산 삭감은 저희도 사실 수용하기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추경이 시급하고 추석 전에 집행해야 하는데 야당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서 자칫 추경 처리가 너무 지연되면 민생 현장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것을 감안해서 부득이하게 감액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액 편성 기준을 어떻게 할지 고민 속에서 이번 추경에서 혜택이 없는 분들, 수입 없는 분들에 대한 최소한 지원은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으로 정했다"고 부연했다.

여야는 여기서 확보된 재원 중 1840억원을 전국민 20%(1037만명)에 대한 백신 물량 확보용 예산을 증액하는 데 쓰기로 했다.

또 독감 예방접종과 관련해 의료급여 수급권자 70만명, 장애인연금·수당 수급자 35만명 등 취약계층 105만명을 대상으로 한 무료 접종 예산을 증액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1900만명 정도인 무료 접종 대상 외에 1100만명의 유료 접종 대상까지 모두 무료로 전환하자는 주장이었는데 취약계층 105만명만 추가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추 의원은 "여당에서 국민들의 비판적인 여론과 야당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경청·수용해서 만 13세 이상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원래 추경 편성할 때 집중하겠다고 한 정신을 살려서 주로 청년층과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통신비를 감면키로 해서 5000억원 이상 재원이 확보됐다"며 "그래서 저희 당에서 주장하거나 추경소위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함께 주장한 사업들이 대거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유료 접종 1100만명분에 대해서 무료로 적극적으로 전환하자고 저희가 강하게 얘기했지만 기존 보급 체계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적극 반영해서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무료 접종을 확대키로 했다"며 "어제(21일) 최종적으로 질병관리청장과 주 원내대표가 직접 통화하면서 기술적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눠서 저희들이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최종안이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지역고용대응 등 특별지원사업 예산을 증액함으로써 당초 지원에서 제외됐던 소득감소 법인택시 운전자에 대해서도 개인택시와 마찬가지로 100만원씩 지원하자는 국민의힘 주장도 수용됐다.

현재 초등학생까지만 대상으로 하고 있는 아동특별돌봄비 20만원 지원 대상을 중고교생까지 넓히자는 국민의힘 안도 일정 부분 반영됐다. 중학교 학령기 아동(만13~15세)에게 '비대면 학습지원금'이란 명목으로 지급하되 지원액은 15만원으로 결정됐다.

아동특별돌봄비 확대는 추경소위에서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부가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했던 사업이다.

추 의원은 "오늘 오전까지 당초 요구대로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까지 학부모 부담이 굉장히 커져서 중·고등학생까지도 지원하자고 강하게 주장했다"며 "결국 막판에 한발 물러서서 재원 시급성과 우선순위를 감안해 중학생에게 15만원으로 한정해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아쉽기는 하지만 막판 수용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일찌감치 중학생은 지급하자는 게 여야 공동의 요구였고 문제는 재원이었다. 중학생만 해도 2700억원 정도가 들어가는 큰 사업이었는데 고등학교까지 하면 5000억원 이상이라서 재원 확보가 불가능했다"며 "지원금액에 있어서 중학생까지 돌봄사업 영역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냐고 해서 비대면 학습 지원금으로 돌봄교육과는 별개로 편성하는 것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집합금지업종에 포함돼 영업을 못했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는 제외됐던 유흥주점과 콜라텍 등에 대해서도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방역 의료인력에 대한 상담·치유 및 교육훈련 비용으로 인당 4만원 가량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 179억원도 추경안에 반영키로 했으며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인천 '라면형제' 사건과 관련해 사각지대 위기아동 보호를 위한 상담시설 보강, 심리치료 인프라 확충, 아동보호 전담요원 조기배치 등을 위한 예산 47억원도 추가됐다.

이번 여야 합의에 따라 4차 추경의 최종 규모는 정부안보다 200억~300억원 가량 줄어들게 됐다.

여야는 이날 예결소위와 예결위 전체회의 등을 거쳐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의 시트작업(예산명세서 작성 작업)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본회의는 밤 10시 전후가 예상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formation@newsis.com, bright@newsis.com, moonli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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