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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연 길 막힌, 열악한 '클래식계'…정책 배려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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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05 14:11:52  |  수정 2020-10-05 14: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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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어이지면서 클래식 공연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고 내려가는 것에 맞춰 클래식 공연계의 주요 무대인 예술의전당도 개폐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 공연계는 국내에서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무대가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로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의전당이 문을 닫으면 클래식 단체가 설 수 있는 무대는 롯데콘서트홀만 남게 된다.

하지만 단관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에 설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다.

게다가 클래식 공연계는 언제 예술의전당이 닫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쉽게 대관도 하고 있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예술의전당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10~12월 대관료 면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클래식 공연계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경우 언제든지 예술의전당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두려움뿐 아니라 대관이 되더라도 거리두기 좌석제 하에서 제작비를 보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 쉽게 공연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의 경우, 한 번 무대에 설 경우 수개 월 지속되기 때문에 거리두기 좌석제를 하더라도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

내한 공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뮤지컬의 경우 수개 월간 공연이 지속되기 때문에 해외 아티스트들이 2주간의 격리기간을 감안하고 국내에 들어와 공연을 펼친다.

하지만 1회성으로 끝나는 클래식 공연의 경우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을 주로 담당해 온 공연 기획사의 경우 현재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클래식 공연계가 힘든 또 다른 이유는 좁은 관객층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연극이나 스타성으로 무장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뮤지컬과 달리 클래식계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알 만한 '스타'가 부족하다.

그만큼 온라인 유료 공연도 호응이 적어, 무료 온라인 공연을 통해 손해를 감수하며 공연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열악한 클래식 공연계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정부의 맞춤식 대책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다.

당장 먼저 예술의전당이 더이상 문을 여닫는 상황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코로나 상황이 다시 심각해지면 예술의전당만 문을 열 수 없는 노릇이기는 하지만, 폐쇄는 마지막으로 고려하고 클래식 단체·기획사가 가능한한 공연을 마음 놓고 기획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다른 공연과 달리 클래식 관객은 오로지 '박수'로만 아티스트와 소통한다. 직접 관객과 아티스트가 만나지 않으면 교감이 어려운 장르다. 그렇기 때문에 마스크를 코 밑으로라도 살짝 내리면 직원들이 제지할 정도로 엄격히 감염병 예방 수칙을 지키면서 관객도, 공연자도 애써 현장을 지키고 있다.

또 다른 장르들처럼 장기 공연이 어려운 점도 감안해야 한다. 통상 1회 혹은 수회에 그치는 공연 특성상 제작비를 보존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재정적인 지원을 해서라도 클래식 공연이 사라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말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을 명분으로 공연장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게 능사가 아니다. 특히 힘겨운 클래식 공연계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정부는 지금이라도 적극 내놓아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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