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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에 펜로즈·겐첼·게즈…"블랙홀 증명과 발견 공로"

등록 2020.10.06 2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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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로즈, 호킹과 상대성이론 통해 입증

겐첼·게즈, 망원경 관측으로 존재 발견

"관측기술 발달로 천체물리학이 르네상스 맞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2020 노벨 물리학상에 영국 옥스퍼드대 로저 펜로즈 교수(89), 미국 UC버클리대 라인하르트 겐첼 교수(68), 미국 캘리포니아대 안드레아 게즈 교수(55) 등 3명이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블랙홀 연구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펜로즈 교수는 블랙홀의 존재를 이론으로 정립하고,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가 수십 년간 관측을 통해 이를 실제적으로 존재한다고 입증한 업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했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블랙홀이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등 상세한 내용을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기술한 공로”라며 “펜로즈가 상대성이론에 바탕을 둔 블랙홀 연구에 집중했고 겐첼과 게즈는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존재를 공전하는 별들에 대한 장기간 적외선 관측을 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펜로즈 교수는 지난 2018년 사망한 스티븐 호킹 박사와 함께 '펜로즈-호킹 블랙홀 특이점 정리'를 발표한 수학자이자 천체물리 학자다.

노벨 위원회는 펜로즈 교수의 수상을 발표하며 "펜로즈 교수가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블랙홀이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가, 우주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를 상세히 기술한 업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책임연구원은 "스티븐 호킹 박사가 사망하면서 이미 고령인 펜로즈 교수가 사망하기 전에 노벨상 수상 기회를 마련한 면도 있는 것 같다"며 "호킹 박사가 생존해 있었다면 아마도 같이 노벨상을 수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위원회는 1974년 이후 사망자에게는 노벨상을 수상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는 사제지간으로, 보이지 않고 극도로 무거운 초대질량 밀집성(백색왜성, 블랙홀, 중성자별)이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는 별들의 궤도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게즈 교수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네 번째 여성 물리학자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들은 1990년대 초부터 연구를 시작해, 지구에서 약 2만60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우리 은하 중심에서 태양 질량의 400만배나 되는 초대형 블랙홀인 ‘궁수자리 A*’를 발견했다

조동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펜로즈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에서 예견되었지만 실제 존재할 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블랙홀에 관한 구체적인 이론으로 그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면서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는 최신 망원경과 관측기술로 우리 은하계에 존재하는 그러한 블랙홀의 존재를 실제로 '봤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블랙홀 관련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2017년에 라이너 바이스(미국), 배리 배리시(미국), 킵 손(미국) 박사가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로 중력파 존재를 실제로 확인하며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바 있다.

조 교수는 "블랙홀이라는 주제 자체가 워낙 광범위해서 우리 상상을 자극하는 주제다. 2017년에도 중력파라는 천체현상에 주어졌다"면서 "이는 최근 물리학 분야에서 허블망원경, 중력파 측정기를 비롯한 새로운 관측기술의 발달로 천제물리 분야가 르네상스를 맞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 책임연구원은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현상들을 만들어낸다면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자연을 설명한 명확한 이론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블랙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노벨 물리학상 상금은 1000만스웨덴크로나(약 13억원)다. 펜로즈 교수가 상금 절반을 가지고,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가 나머지 상금을 절반씩 나눠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를 발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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