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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춘 국립국어원장 "한글, 인공지능 등 기술 발달 중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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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09 06:00:00
[우리말 먼저⑦] '제574돌 한글날' 맞아 인터뷰
"한글 글자 체계적..기술 발달 유리한 환경 제공"
18억 어절을 수집해 만든 '모두의 말뭉치' 구축
'새말모임' 운영...매주 외래용어 대체어 발표
"유행어등 언어 변화하는 건 자연스런 현상
과도한 줄임말-신조어는 의사소통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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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소강춘 국립국어원장. (사진 = 국립국어원 제공) 2020.10.08.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코로나 시대,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일이 많아진 요즘, 우리 문자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9일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서면으로 만난 국립국어원 소강춘 원장은 한글의 우수성을 재차 강조했다.

소 원장은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자동 번역과 같은 정보화 기술 발달의 중심에도 한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은 글자의 생성 원리가 정연하고 글자와 발음이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정보 기술 개발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소 원장은 2018년 제11대 국립국어원장으로 취임했다. 그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현실적인 어문 규범을 통한 생활편의 증진, 수어·점자 등 언어 소외 계층을 위한 언어 복지 강화다.

특히 우리말 자료 18억 어절을 수집해 만든 '모두의 말뭉치' 사업과 새로 유입된 외래 용어가 생활 속에 자리 잡기 전에 대체어를 선정해 사용을 권장하는 '새말 모임' 사업이다. 역점 사업으로 꼽힌다.

국립국어원은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거대 자료(빅데이터)의 하나인 대규모 국어 말뭉치를 구축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신문 기사, 책, 방송 언어, 일상 대화, 메신저 대화, 블로그 등에서 쓰이는 18억여 어절 규모의 말뭉치를 공개했다.

소 원장은 "말뭉치는 인공 지능이나 자동 번역과 같은 첨단 기술 발달의 밑받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운영중인 '새말 모임'도 자부심이다. '팬데믹, 코호트 격리, 풀링 검사'를 '(감염병) 세계적 유행, 동일 집단 격리, 취합 (선별) 검사'로 다듬는 등 코로나19 관련 용어를 비롯한 많은 쉬운 말을 마련해 매주 발표하고 있다.

 외래어와 혼합해 일상용어가 된 말들을 우리말로 대체한다. 예를 들어 상품을 개봉하는 '언박싱'은 '개봉' 또는 '개봉기'로, '액티브 시니어' 대신 '활동적 장년'으로, 코로나19 시대에 사용되기 시작한 'n차 감염'은 '연쇄 감염' 등으로 사용하길 권하고 있다.

"익숙하게 사용하는 말들인데 너무 억지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소 원장은  "무조건 순우리말을 고집하지는 않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이라면 온라인, 디지털 등 익숙하고 굳어져 널리 쓰이는 외래어도 일부 활용하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했다. "무리하게 바꾸려고 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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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세종대왕상 앞에 선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 (사진 = 국립국어원 제공) 2020.10.08.photo@newsis.com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언어 사용 생활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수많은 신조어가 생겨나고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파괴한다.

소 원장은 "시대를 막론하고 그 시대의 언어 현실과 사회상이 반영된 신조어, 유행어는 꾸준히 생겨나 사라지기도 하고 정착되어 꾸준히 사용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언어가 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과도한 줄임말이나 신조어가 서로의 의사소통을 저해하지는 않는가 하는 점이다. 언어의 본질은 의사소통이므로 이를 저해하는 것은 바람직한 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국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올바른 국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를 발간하고 있다. 새말모임 등을 통해 다듬은 말을 홍보하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 지하철에 송출하고,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누리소통망(SNS) 분야에서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1992년부터 운영한 국어문화학교도 그 일환이다. 공무원, 일반인 모두 신청할 수 있다. 2000년부터는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를 만들어 신청 기관에 직접 찾아가 국어 교육을 열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온라인 운영도 시작했다.

한류문화가 세계무대에서 각광받으면서 한국어를 향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제2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를 처음 채택하기도 했고 정부도 지난달 우리말과 한글 확산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높임말과 압존법 등은 한국어의 특징임과 동시에 세계화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소 원장은 우리말의 정통성 지키기와 시대변화에 따른 대중화에 대해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며 "시대에 따라 언어가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말의 현재 모습이 영원불변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 나갈 것이다. 다만, 그 변화가 다른 언어와 구별되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개인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바람직한 방향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 원장은 한글날을 맞아 국내외 한글 사용자들을 향한 바람도 전했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 말글을 아끼고 사랑하자고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간혹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 말글을 아끼고 사랑하자고 해서 무조건 외국어를 배척하자는 것은 아니다. 지식이나 능력으로 외국어를 갈고 닦아 필요할 때 쓰고, 우리 말글은 우리 말글답게 사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처음으로 개념화해서 세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우리말을 사용했으면 한다"며 "예를 들어 '승차 진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채택해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다. 그런데 이 단어를 꼭 '드라이브스루'라고 해야 할까. '대한민국에서 승차 진료(드라이브스루)를 통해 효과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했다'라고 자긍심을 갖고 말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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