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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직은 머나먼 '5G 시대'

등록 2020.10.12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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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산업부 기자

▲이진영 산업부 기자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물건과 서비스를 반품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그래서 큰 불만이나 불편사항이 없으면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통상 2년 이상의 장기 계약으로 구입하는 통신 서비스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난 8월 현재까지 무려 56만2656명이 최신 5세대 이동통신(5G)에서 4세대 이동통신(LTE)으로 회귀했다. 공시지원금 또는 선택약정 할인을 받고 5G 스마트폰을 산 사용자가 LTE 요금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시지원금을 토해내거나 선택약정 할인폭이 줄어드는 등 여러 불편을 거쳐야 하는데도 말이다.

 한마디로 이동통신 3사 5G 전체 가입자 865만8222명의 6.5% 가량이 "5G보다 옛날 것이 더 좋다"며 돌아간 것이다. 5G의 낮은 품질, 비싼 요금 등을 감안하면 차라리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게 이롭다고 판단한 셈이니, 그간 5G에 대한 대대적 홍보에 나서왔던 해당 업계 입장에서는 낯뜨거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금의 5G 품질과 비용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근시일 내에 쉽사리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정부와 이통사가 4G보다 20배 속도라며 홍보한 5G 서비스는 '반쪽짜리'에 그칠 전망되고 있다. 28㎓ 주파수 대역의 5G 서비스는 현재 4G 4~5배 수준인 5G 속도를 '최대 20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이와 관련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7일 국감장에서 "28㎓ 주파수의 5G 서비스를 전국민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1년 반이 되도록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 요구 목소리를 묵살하다가 KT는 지난 5일에서야 월 4만원대, 월 6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했으며 이마저도 낮은 데이터량으로 면피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1대 국회 첫 국감장에서 된통 혼나고 나서야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움직이는 수준이다. 그냥 5G를 쓰느니, 번거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이전 LTE로 돌아가겠다는 소비자들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간다.

소비자의 선택은 정확하다. 예전처럼 공급자 위주의 사고로는 성공할 수 없다. 철저하게 소비자 위주로 정책을 수행해도 갖가지 변수나 생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게 보통이다. 지금처럼 안일하게 가다가는 '세계 첫 5G 상용화 성공'이란 문구가 한순간의 홍보성 멘트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관련 업계의 각성이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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