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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타리스트 함춘호 "트로트 시대 이어 포크의 시대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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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14 12:00:24  |  수정 2020-10-14 16:48:56
TBS FM '함춘호의 포크송' 40년 만에 DJ 데뷔
'살아 있는 백과사전' 유명…"위로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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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기타리스트 겸 가수 함춘호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tbs 교통방송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10.14.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포크적인 사운드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이 생겼어요. 송창식 선배님의 포크는 사운드와 메시지잖아요. 제작진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바야흐로 트로트 시대에 이어 이제는 '포크의 시대'가 올 것이다. 기타 대신 마이크를 잡은 '기타 명인' 기타리스트 함춘호(59)가 내놓은 대중음악계 청사진이다.

그는 지난 11일 처음 방송된 교통방송(TBS) FM '함춘호의 포크송'(매주 일요일 오전 7∼8시·연출 김경래 김현우)의 진행을 맡아 DJ로 데뷔했다. 국내 첫 포크 전문 프로그램이다.

최근 상암동 TBS 사옥에서 만난 함춘호는 "트로트는 많은 인생을 살아온 분들이 갈망했던 것을 채우며 팬덤을 형성했다"면서 "포크도 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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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기타리스트 겸 가수 함춘호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tbs 교통방송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스튜디오에 앉아 있다. 2020.10.14. radiohead@newsis.com
그러면서 포크의 전설 어니언스 등 숱한 포크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밤을 지새웠던 젊은 때를 떠올렸다.

"현재 음악 장르가 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기울어지고 있는데 포크는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해요. 그 포크를 끌어내서 많은 분들을 위로할 수 있다는 생각에 DJ 자리를 덥썩 물었죠. 아직 독인지, 약인지 모르겠어요. 하하."

포크 장르는 싱어송라이터의 산실이다. '쎄시봉' 송창식·윤형주·김세환, 김민기, 양희은, 조동진 등이 대표적이다. "포크는 저항이라는 한 축을 만들어왔죠. 시작 자체가 메시지죠. 밥 딜러과 존 바에즈는 반전 운동과 히피 문화를 대표하고요. 포크라는 것이 청년 문화 형태에 달라지기는 했지만, 적어도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꾸준히 이야기를 해왔어요."

그래서 함춘호는 "포크를 듣던 세대들이 세월이 흘러 기성 세대가 됐어도, 포크는 젊은 시절에 느낀 뜨거운 것을 끌어낼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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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기타리스트 겸 가수 함춘호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tbs 교통방송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스튜디오에 앉아 있다. 2020.10.14. radiohead@newsis.com
함춘호 역시 포크의 계보를 계승해온 인물. 고교 3학년이던 1979년 전인권과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 1981년 이광조의 '저 하늘의 구름 따라' 음반에 참여하며 기타 세션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1986년 전설적인 포크 듀오 '시인과 촌장' 2집 '푸른 돛'으로 공식 데뷔했다. '대중음악 100대 명반' 조사에서 14위를 차지한 음반이다.

특히 조용필, 이선희, 신승훈, 이문세, 김광석, 양희은, 이승철, 임재범, 유희열(토이), 아이유, 트와이스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작업하며 한국의 대중음악을 이끈 기타리스트로 유명하다. 그가 참여한 음반 목록을 정확히 따지면 기네스북에 올라갈 정도라는 얘기가 대중음악계에서는 나온다. 

학창 시절 성악을 한 함춘호는 기타를 노래하듯 연주한다. 가수들과 화음을 이뤄 곡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평가가 당연한 이유다. 함춘호는 "감정을 노래하듯이 연주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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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기타리스트 겸 가수 함춘호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tbs 교통방송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스튜디오에 앉아 있다. 2020.10.14. radiohead@newsis.com
무엇보다 음악계에 '살아 있는 백과사전'으로도 통한다. 숱한 가수들과 작업을 하다 보니, 그에게는 여러 가수들의 특징과 현장에 담긴 음악 생태계가 유전자처럼 각인돼 있다. DJ를 하면서 그간 경험들도 자연스레 술술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함춘호는 "그게 재산이 될 지 몰랐다"고 웃었다. "시대 별로 음악의 변곡점을 다 거쳐왔어요. 포크, 발라드, 발라드 그리고 힙합까지. 송창식 선배랑 함께 하다 보니 쎄시봉까지 거슬러 올라가 제가 활동하지 않았던 시대인 포크까지 섭렵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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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기타리스트 겸 가수 함춘호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tbs 교통방송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10.14. radiohead@newsis.com
함춘호는 달변가다. 그런데 설탕 발림이 아닌,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인 천연 감미료 '조청' 같은 진득하고 편안한 달콤함이다. 음악처럼 귀에 속속 들어온다. 그런 그의 곁에 천군만마까지 뒀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가 방송작가, 베테랑 엔지니어 허성혁 씨가 음향을 맡았다.

이런 라디오계의 어벤저스 같은 조합은 포크의 확장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프랑스 피아니스트 로랑 권지니와 협업, 아리랑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국악 장르의 확장성을 꾀해오기도 한 함춘호는 포크의 확장성도 무궁무진하다며 긍정했다.

TV조선 '뽕숭아학당'에서 '미스터 트롯' 멤버들, KBS 2TV '악인전'에서 '미스 트롯' 송가인과 기타 한대로 호흡을 맞춘 그는 "기타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트로트에서 포크적인 요소를 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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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기타리스트 겸 가수 함춘호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tbs 교통방송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10.14. radiohead@newsis.com
방송의 선곡은 함춘호가 직접한다. 첫날 방송 주제는 '행복'. 한대수 '행복의 나라로'를 시작으로 김민기 '가을 편지', 성시경·아이유의 '그대네요', 십센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 등을 아울렀다. "'가을아침'은 양희은 씨 곡인데, 아이유 씨도 불러잖아요. 한 노래를 여러 가수가 부른 버전을 들려주는 등 다양한 주제를 생각하고 있어요."

꼭 초대하고 싶은 가수는 묻는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별로 없어요. 포크를 나누고,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은 프로그램이거든요. 차라리 비전문가를 초청해서 함께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포크는 메시지잖아요."

포크는 현재 K팝의 '정신적 유산'으로도 보는 시선도 있다.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주축으로 K팝이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로 노랫말에 포함된 메시지가 꼽히는데, 포크는 메시지 그 자체를 담기 때문이다.

몇년 전에 스페인 라스팔마스와 마드리드 문화원에서 연주를 한 적이 있는 함춘호는 'K팝의 모티브가 이거'라고 자신이 이야기하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며 포크의 세계화도 탐색했다.

"많은 평론가들이 방탄소년단에 대해 아이돌 음악인데 메시지를 담았다고 평하잖아요. 희망적인 것을 많이 담았고 세계적인 팬덤이 형성됐죠. 우리 방송도 좀 더 희망적인 메시지와 사운드의 포크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요즘 뛰어난 비주얼이 충족되지 않으면 메시지를 듣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년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죠. 그걸 담기에 포크만큼 좋은 것이 없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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