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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국보 지정

등록 2020.10.21 09: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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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조각으로, 고려 1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이 국보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이 고려시대 고승의 모습을 조각한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을 국보로 지정하고, 15세기 한의학 서적 '간이벽온방(언해)'와 17세기 공신들의 모임 상회연(相會宴)을 그린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 가야문화권 출토 목걸이 3건을 포함해 총 5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국보 제333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은 신라 말~고려 초에 활동한 승려인 희랑대사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유사한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승의 모습을 조각한 조사상을 많이 제작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유례가 거의 전하지 않으며 '희랑대사좌상'이 실제 생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품으로 전래되고 있다.

희랑대사는 화엄학(華嚴學)에 조예가 깊었던 학승으로, 해인사의 희랑대에 머물며 수도에 정진했다고 전하며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는데 큰 도움을 주어 왕건은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해인사 중창에 필요한 토지를 하사하고 국가의 중요 문서를 이곳에 두었다고 한다.

'희랑대사좌상'은 조선 시대 문헌기록을 통해 수백 년 동안 해인사에 봉안됐던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이덕무(1741~1793)의 '가야산기' 등 조선 후기 학자들의 방문기록이 남아 있어 전래경위에 대해 신빙성을 더해준다.
[서울=뉴시스]국보 제333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얼굴(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보 제333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얼굴(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email protected]

지정조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의 과학 조사 결과 이 작품은 얼굴과 가슴, 손, 무릎 등 앞면은 건칠로, 등과 바닥은 나무를 조합해 만들었고 후대의 변형 없이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랑대사좌상'의 또 다른 특징은 흉혈국인(胸穴國人, 가슴에 구멍이 있는 사람)’이라는 그의 별칭을 상징하듯, 가슴에 작은 구멍(폭 0.5㎝, 길이 3.5㎝)이 뚫려 있는 것이다. 고승의 흉혈이나 정혈(頂穴, 정수리에 난 구멍)은 보통 신통력을 상징한다.

이렇듯 우리나라에 문헌기록과 현존작이 모두 남아있는 조사상은 '희랑대사좌상'이 유일하며, 제작 당시의 현상이 잘 남아 있고 실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면의 인품까지 표현한 점에서 예술 가치도 뛰어나다.

후삼국 통일에 이바지했고 불교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희랑대사라는 인물의 역사성과 시대성이 뚜렷한 제작기법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조각상은 고려 초 10세기 우리나라 초상조각의 실체를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자, 희랑대사의 높은 정신세계를 조각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탁월하다.
[서울=뉴시스]보물 제2079호 간이벽온방 언해(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보물 제2079호 간이벽온방 언해(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email protected]



보물 제2079호 '간이벽온방(언해)'는 1525년(중종 20년) 의관 김순몽, 유영정, 박세거 등이 평안도 지역을 중심으로 역병(장티푸스)이 급격히 번지자 왕명을 받아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처방문을 모아 한문과 아울러 한글로 언해해 간행한 의학서적이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본이며 1578년(선조 11년) 이전 을해자로 간행한 것이다.

보물 제2080호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소장품으로, 선조 연간(1567~1608) 녹훈된 구공신과 신공신들이 1604년(선조 37년) 11월 충훈부에서 상회연을 개최한 장면을 그린 기록화다.

보물 제2081호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는 3세기 말~4세기 초 금관가야 시기 중요한 고분 중 하나인 김해 대성동 76호 고분에서 2011년 대성동고분박물관 발굴조사 때 목곽묘에서 발견됐다.

보물 제2082호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목걸이'는 1992년 동의대학교박물관의 제2차 발굴 조사 중 토광목곽묘에서 발굴됐다. 양동리 고분 270호는 인접한 여러 고분과 겹쳐 있어 대부분 훼손된 상태였으나 토기류와 철제 유물이 다수 출토되어 가야인들의 생활상을 알려 주는 중요한 고분으로 꼽힌다.
[서울=뉴시스]보물 제2083호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보물 제2083호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21 [email protected]

보물 제2083호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는 1994년 동의대학교박물관이 목곽묘에서 발굴한 유물이다. 함께 발굴된 유물 중 중국 한대 청동 세발 솥(청동정) 등을 통해 3세기 경 축조된 금관가야 시대 고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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