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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최루탄 사망' 유족, 2심도 손배 패소…"시효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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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2 10:11:23
고(故) 이석규 사건…노무현 대통령 인연
1심 "청구 시효 지나"…2심서도 항소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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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뉴시스]지난 2013년 6월14일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회사 내에서 개최한 추모위령비 제막식. 위령비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숨진 고(故) 이석규, 이상모, 박진석, 박삼훈, 최대림 등 5명의 흉상과 노동의 고귀함을 상징하는 조각상으로 세워졌다. 2013.06.14. (사진=대우조선노조 제공)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1987년 대우조선 노동조합 파업투쟁에 참여했다가 경찰 최루탄을 맞은 뒤 사망한 고(故) 이석규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21부(부장판사 문용선)는 22일 이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항소심도 1심과 같이 불법행위에 따른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6월 항쟁 이후인 지난 1987년 8월 거제에서 열린 대우조선 파업투쟁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직격으로 쏜 최루탄을 가슴에 맞았다.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이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당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씨에 대한 사인규명 등을 요구하다가 '3자개입'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003년 민주화운동 관련 사망자로 인정됐다. 이와 별개로 유족은 지난해 5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1심은 "경찰공무원들이 노동자들의 시위를 과잉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발사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한민국은 망인과 유족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망인이 사망한 무렵에는 (유족들이) 손해와 가해자를 알고 있었을 것이고, 이 사건 소송은 그로부터 3년이 훨씬 경과한 2019년 5월 제기된 사실이 명백하다"며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은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완성으로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인식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행사해야한다. 그 기간이 지나면 청구권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유족은 민청학련 사건, 긴급조치 9호 위반 사건 등의 사례를 들며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는 민법상 소멸시효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서도 1심은 "제시한 사건들은 모두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 판결이 확정된 사안"이라며 "과거 유죄판결이 잘못된 것을 전제로, 수사와 공소제기, 판결 등 관여 공무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이 사건과는 구분된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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