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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긴급돌봄 이용 80% 초등생…40% 아동 혼자 간다

등록 2020.10.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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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가정진흥원, 공동육아나눔터 이용자 설문

만족도 5점 만점에 4.46점…"학습하고 친구 만난다"

비결은 익숙함과 편리함…"공적 시스템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순차 등교를 진행하던 지난 6월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초등학교 5학년과 긴급돌봄교실로 가는 1학년 학생이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6.08.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순차 등교를 진행하던 지난 6월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초등학교 5학년과 긴급돌봄교실로 가는 1학년 학생이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6.08.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여성가족부(여가부) 산하기관 지역 긴급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아동 10명 중 8명은 초등학생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동 5명 중 2명은 보호자 도움 없이 혼자 기관을 방문했다. 평소에 해당 기관을 자주 이용해 친숙하게 여겼던 부모가 긴급돌봄을 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여가부 산하 한국건강가정진흥원(진흥원)이 지난 3월9일부터 5월21일까지 공동육아나눔터 44개소에서 긴급돌봄서비스를 이용한 보호자 380명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이용자 292명(83.9%)은 초등학생이었다. 만 9세 이후가 172명(49.4%)으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만 6~8세는 120명(34.5%)였다. 만 1~2세 영아는 12명(3.4%), 만 3~5세 유아는 44명(12.6%)에 그쳤다.

연구에 참여한 김경은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기존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초등돌봄을 해 오던 곳이 많았다"면서도 "영유아는 바깥에 내보내기 충분한 연령이 아니라 긴급돌봄을 이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여가부는 지난 3월부터 진흥원 산하 건강가정지원센터 및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관리하는 공동육아나눔터 76개소를 긴급돌봄시설로 전환했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36개 센터 내 47개 공동육아나눔터에서 긴급돌봄을 실시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한다. 보건복지부도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에서 긴급보육 돌봄을 병행해 왔다.

김리진 전북대 교수 등 연구진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긴급돌봄서비스 이용자 현황과 만족도를 분석하기 위해 이번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는 380명 중 257명이 응답했으며, 전반적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46점이다. 김경은 교수는 "95%가 만족한 수준"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속 긴급돌봄을 이용한 학부모가 자녀를 직접 데려가지 않고 아동이 스스로 가게 했다고 답한 비율이 40.9%(105명)에 이르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이 지난 14일 서울 구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요리 활동을 통한 이중언어 교육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2020.10.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이 지난 14일 서울 구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요리 활동을 통한 이중언어 교육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2020.10.15. [email protected]

공동육아나눔터 긴급돌봄 서비스 이용자 대부분이 기존 이용자들이어서 아이들도 마치 학교 가듯이 돌봄기관을 찾아갔으리라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이 이용자들에게 긴급돌봄을 이용하게 된 계기를 묻자 가장 많은 108명(36.0%)이 기존 이용자라고 답했다. 입소문 등 주변 지인의 권유를 받았다는 게 63명(21.0%)이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의 소개를 받았다는 답변은 57명(19.0%)이었다.

김경은 교수는 "보통 초등돌봄교실은 오후 5시 정도 문을 닫는데 공동육아나눔터는 오후 7시, 지역 요구를 받아들이면 오후 9시까지 운영하기도 했다"며 "내 주변에서 사는 친구들이 있고 수업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니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맞벌이나 취약계층 등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을 위해 학교, 지역사회, 공공기관이 협업해 돕는 온종일 돌봄체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여가부는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직접 돌봄을 제공하는 한편 부모 자조모임, 협동조합, 마을단체들을 통한 돌봄공동체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교육부는 초등돌봄교실을 30만4000여명의 학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가부의 돌봄공동체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아동 4만2000여명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이용자가 초등돌봄교실로 집중돼 있어 공동육아나눔터로 이를 분산하려면 학부모 등 이용자가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의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경은 교수는 "저마저도 연구를 하다 보니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알게 돼 국가적으로 긴급돌봄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공익광고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긴급돌봄의 핵심인 친숙함과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어디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알리는 공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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