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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마련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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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7 15:55:00  |  수정 2020-10-28 09: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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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택배기사가 연일 쓰러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12명이 과로 등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니, 보통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달만 해도 지난 8일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 업무를 하던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A(48)씨를 시작으로 한진택배 소속 B(36)씨, 쿠팡 물류센터 택배포장 업무담당 C(27)씨, CJ대한통운 경북 예천지역 근무자 D(46)씨, CJ대한통운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근무하던 E씨 등이 유명을 달리했다.

사인으로는 과로가 지목된다. 직접적 사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폭발적인 택배물량 증가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했다는 점에서 이들 택배기사가 과로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과로와 건강악화, 이에 따른 사망의 개연성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택배 현장에서는 하루 13~16시간의 살인적인 노동 시간도 문제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을 할애해도 돈도 받지 못하는 '물품 분류작업'을 가장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꼽는다. 택배 기사들의 연이은 사망 뒤 출범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공짜노동'이라며 추석 전 분류작업 전면 거부에 돌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택배 기사들의 사망 소식이 이어지기 전까지 해당 업체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다 1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고 여론의 비판이 들끓자 이제서야 업체 대표가 사과를 하고 대책을 내놓는 등 부랴부랴 택배기사들의 어려움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CJ대한통운은 22일 대표이사의 사과와 함께 분류작업에 인력 4000명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도 26일 유사한 내용의 택배기사 보호대책을 내놨다. 양 사 모두 분류작업에 1000명을 투입하고, 한진택배는 심야배송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비판도 나오지만 그나마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당장의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한 '눈가리고 아웅' 식의 부실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로사 대책위는 "A회사는 분류인력 투입비용을 50%만 부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며 "나머지는 대리점과 기사들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B사는 분류인력 투입 비용 부담의 주체를 명확히 하지 않았고, C사도 심야배송은 중단하지만 주 90시간의 노동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에 3사 모두 공통적으로 '단계적' 도입을 수차례 강조했다.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택배 이용률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택배기사의 업무 또한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끊이지 않는 택배기사의 과로사를 막으려면 업계에서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내놔야한다. 지금 이순간도 대다수 택배 기사는 과로에 신음하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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