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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뒷바라지…'전설' 이동국, 부모님 이야기에 눈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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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8 15:23:56
"아버지도 뒷바라지 은퇴하신다고 하셔서 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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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3년 축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은 이동국(41)이 눈물을 흘렸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전주=뉴시스] 안경남 기자 = 축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은퇴 기자회견장에 담담하게 입장한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41·전북)이 부모님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다.

이동국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서운한 마음도 있고, 기대되는 마음도 있다. 많은 분이 전화로 1년 더 해도 되지 않겠냐고 하는데, 그래도 저 자신이 경쟁력 있는 상태에 그만두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번 무릎 부상으로 조급해하는 저 자신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며 "몸이 아픈 건 참을 수 있어도 정신이 약해지는 건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은퇴를 결심했다"라고 설명했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한 이동국은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쳐 2009년 전북 현대에 입단해 지금까지 K리그 통산 547경기 228골 77도움을 기록했다.

전북 소속으로는 360경기 164골 48도움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75경기에서 37골로 이 대회 최다골 보유자다.

특히 이동국은 전북에서 K리그 우승 7회, ACL 우승 1회 등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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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41·전북)이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국가대표로도 이동국은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1998년 혜성 같이 등장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까지 두 차례 월드컵을 경험했다.

또 2007년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동국은 프로 무대 데뷔 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총 844경기에 출전해 한국 선수 역대 최다인 344골을 넣었다.

차분하게 과거를 돌아보던 이동국은 가족 이야기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동국은 "저가 은퇴한다고 하니까, 아버지께서 본인도 은퇴해야겠다고 하시더라. 프로 생활은 23년이지만, 축구 시작부터 뒷바라지를 30년 넘게 해주셨다. 아버지도 은퇴하겠단 말씀을 듣고 가슴이 찡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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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현대모터스 이동국 선수는 28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2020.10.28.pmkeul@newsis.com
이동국의 아버지 이길남씨는 그의 축구 인생 동반자이자 스승이었다.

30년 넘게 축구 선수 이동국을 뒷바라지 해온 아버지는 아들이 출전한 전 경기 녹화 테이프와 DVD를 보관할 정도로 누구보다 열성적인 팬이었다. 이동국이 나온 신문 기사와 스크랩북도 몇 박스나 된다.

2005년 이동국이 결혼한 후에는 뒷바라지를 며느리에게 넘겼지만, 꾸준히 보약식을 챙기며 몸 관리를 도왔다.

선수 시절의 암흑기도 함께 버텼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외면을 받아 경기장 밖에서 잔치를 지켜봐야 했다. 또 2006년 독일월드컵 전엔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동국 못 지 않게 큰 충격을 받은 부모님은 2002년 월드컵 기간 산속에 숨어 지냈다. 2006년엔 병상에 누운 아들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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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동국(41)이 은퇴 기자회견서 풋프린팅을 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이동국은 "안 울려고 했는데, 부모님 얘기만 하면 눈물이 난다. 그동안 고생하셨고 은퇴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다섯 자녀를 둔 이동국은 가족과 함께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동국은 "아이들은 은퇴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아빠와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이제 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을 같이 보고 싶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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