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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직원이 금품 약속하면 가중처벌…헌재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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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06 06:01:00
특경법 5조 4항 2호 관련 위헌제청 사건
헌재 "금융기관도 공무원처럼 청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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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2020.10.2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금융기관 직원이 실제 금품을 받지 않았으나, 수수를 약속한 경우에도 가중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창원지법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5조 4항 2호에 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대5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위 법 조항은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에 관해 금품 등 이익을 요구 또는 약속했을 때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약속한 금액(수수액)이 5000만원을 넘으면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한 은행의 지점장인 A씨는 지난 2017년 18억원을 대출해주는 조건으로 본인이 갖고 있던 5840만원 상당의 토지를 1억3800만원에 팔아넘기기로 약속해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에게는 위 법 조항이 적용됐고, 사건을 심리하던 법원은 약속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해 법정형 하한을 정하고 있어 헌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봤다. 약속은 실제로 금품이 오간 것까지는 아닌데도 수수와 같이 처벌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헌재는 지난 2017년 같은 법 조항에 대한 결정례를 언급했다.

당시 헌재는 "금융기관 임직원에게는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과 버금가는 정도의 청렴성이 요구된다"면서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무너지는 경우 경제적 파급력이 매우 커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청렴성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위 조항의 보호법익은 금융기관 임직원 등의 청렴성과 직무의 불가매수성"이라며 "금품을 약속한 경우가 현실적으로 수수한 경우에 비해 불법의 크기나 책임이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남석·이선애·이석태·이영진·문형배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금융산업의 발전에 따라 금융회사에서 이뤄지는 모든 업무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융회사 임직원 모두에 대해 일률적으로 공무원과 마찬가지의 청렴 의무를 부과해 엄격하게 가중처벌하는 것은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금융회사 등 임직원과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강한, 공무원이 아닌 사인의 직무 관련 수재죄의 법정형과 비교해봐도 위 조항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라며 "금융회사 임직원의 금품 약속 행위를 공무원의 수뢰 행위와 동일하게 가중처벌하는 것은 다른 사인들에 비해 과도하게 징벌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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