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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내년 보선까지 대표 임기 연장?…"다들 폭소 터트려"

등록 2020.11.16 18: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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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李, 보선까진 책임지고 대표 임기 다해야"

당헌 25조 '대선 1년 전 사퇴' 규정 또 수면 위로

이낙연측 "전혀 교감 없어…선대위원장 하면 된다"

"가뜩이나 보궐선거 당헌 고쳐 난리 났는데 불가능"

당권·대권 분리 규정 민감…'연장' 결론 내기 어려워

대권 경쟁자 '동의'도 문제…이재명 측 "원칙대로"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3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0.11.1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3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0.1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대표의 임기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당대표직 사퇴 시점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한 달 시차를 두고 겹친 까닭으로,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야 하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임기 문제를 공론화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책임 있게 보궐선거를 치르고 임기를 다 하시는 게 어떨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충분한 동의만 이뤄진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대한민국 제1·2 도시의 보궐선거는 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 제25조 2항은 '당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 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이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내년 3월까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난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이 대표의 '7개월 임기' 문제가 화두가 됐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해당 규정은 대선 후보 경선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게 얼마나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태년 원내대표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태년 원내대표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06. [email protected]


김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론'에 이 대표 측과 지도부는 모두 손사래를 쳤다. 임기 연장을 위해선 지난 무(無)공천 철회에 이어 또다시 당헌을 손봐야 하는 데다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대선 경선 공정성 문제로 연결되는 휘발성이 큰 문제인 탓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교감이 없었던 얘기이고 쉽지 않은 일"이라며 "대표가 그만두더라도 선거대책위원장 등 선거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지도부 관계자도 뉴시스에 "가뜩이나 보궐선거 출마 당헌을 고쳐서 난리가 났는데 가능하겠느냐"라며 "이 대표 본인이 그것을 원하겠느냐. 불쾌하게 여길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 역시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기사를 보고 다들 폭소를 터트렸다. 전혀 가능성이 없다"며 "김 원내대표가 우리당의 보선에 대한 책임성을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도 당대표 당선 후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당시에 내가 지도부에 있지 않았다. 종로 후보에 불과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의 자격으로 돌아다녔다"면서 선대위 역할론을 꺼내며 보선 전 사퇴 논란을 불식시켰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중 언론 모니터링 과정에서 자신의 발언이 화두에 오르자 "당대표가 보선을 지휘하는 게 국민이 보기에 더 책임있는 모습"이라는 취지로 거듭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아침 회의에서 다들 깜짝 놀랐지만 김 원내대표는 매우 진지하게 설명했다"며 "당 차원에선 생각해본 적도 없고, 지금 진전시킬 수도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일찌감치 보선 채비를 갖춘 후 시한인 내년 3월보다 조기에 사퇴해 보선을 관리할 안정적 리더십을 미리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보선을 이유로 이 대표 임기를 늘리는 방향으로 규정을 손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선이 당내에 지배적이다. '대선주자' 당대표의 당권·대권 겸직 논란으로 당이 쪼개지는 홍역을 치른 경험도 작용하고 있다.

【수원=뉴시스】서재훈 기자 = 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가운데 연설을 마친 박지원 후보(오른쪽)가 문재인 후보와 인사를 나눈 후 지나치고 있다. 2015.02.01.  jhseo@newsis.com

【수원=뉴시스】서재훈 기자 = 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가운데 연설을 마친 박지원 후보(오른쪽)가 문재인 후보와 인사를 나눈 후 지나치고 있다. 2015.02.01. [email protected]


지난 2015년 2·8 전당대회 당시 문재인 후보와 당대표 자리를 놓고 겨룬 박지원 후보는 대선주자인 문 후보의 당권 장악 문제를 집요하게 문제 삼았다. 전당대회는 문 후보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후에도 민주당은 극한 내홍에 시달린 끝에 경쟁 대권주자인 안철수 대표를 앞세운 호남 비주류의 집단 탈당 사태를 겪었다.

대권 경쟁자들의 '동의' 없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보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대표 쪽도, 대권 경쟁자들도 임기 연장과 보선 진두지휘의 유불리를 따져볼 수는 없는 만큼 쉬이 매듭지어질 문제는 아닌 셈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권·대권 분리 특례 적용에 대해 "원칙적으로 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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