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법대로]공사소음 시달린 '24시간 사우나'…배상 얼마나?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11-21 01:00:00  |  수정 2020-11-21 04:51:11
주변에서 터널·경전철 공사 진행돼
측정한 결과 '참을 한도' 넘는 소음
法 "사우나서 소음 견디기 힘들 것"
영업손실 5천만원·위자료 5백만원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지하에 위치한 24시간 사우나 주변에서 약 6개월 동안 이어진 공사로 인해 소음·진동 피해를 입었다면 이에 대해 배상받을 수 있을까.

A씨와 B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서 2002년부터 24시간 사우나를 운영해왔다. 사우나 주변에서는 2011년부터는 '신림-봉천 터널공사'가 시작됐고, 2018년부터는 '신림선 경전철공사'가 시작됐다.

해당 터널공사는 왕복 4차로 터널을 파는 공사로 굴착공법이 화약발파에 의해 이뤄졌고, 하루에 오전 2회, 오후 2회씩 총 20초가량 발파 소음이 발생했다. 경전철공사는 굴착기 등 특정장비를 이용한 소음과 진동이 있었다.

이 사건 사우나에서 터널공사 발파 현장은 약 400m 떨어져 있었고, 경전철공사 현장은 약 50m 떨어져 있었다. A씨 등은 2018년 4월부터 터널공사와 경전철공사 관련 민원을 꾸준히 제기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하에서 소음을 측정할 경우 정확한 값을 측정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후 서울 관악구에서 이 사건 사우나 내부 소음을 측정한 결과 75.3~87.6㏈이 나왔다.

환경부령인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에서는 주거지역의 경우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한 규제기준을 야간에는 50㏈ 이하, 주간(07:00~18:00) 발파소음은 75㏈ 이하로 정하고 있다. 진동 역시 비슷한 수치로 규제한다.

A씨 등은 "이 사건 터널공사와 경전철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장기간에 걸쳐 참을 한도를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켰다"면서 "소음과 진동의 환경오염에 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와 관악구는 수차례 민원에도 법령을 위반해 손해를 입게 했으므로 국가배상 책임이 있다"며 "이같은 불법행위로 사우나 내벽이 손상되고, 손님들이 급감하는 영업손실을 입었다"고 총 2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판사 허명산)는 A씨와 B씨가 서울시와 관악구, C건설, D경전철회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터널공사와 경전철공사의 주된 시공사들이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며 소음, 진동을 유발한 사실과 그 소음과 진동이 A씨 등이 운영하는 사우나에 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사건 건물과 터널·경전철공사 현장의 떨어진 거리가 상당히 가깝다"면서 "각 공사 모두 소음을 발생시켜 운영자인 A씨 등과 그 이용객들이 소음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우나 이용객은 단순히 목욕과 사우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취침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편안한 휴식공간의 중요성이 크다"며 "서울 관악구에서 측정한 결과 소음이 규제기준을 여러 차례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통상적으로 발파시간이 5초 이내로 짧다고 해도 이후 여러 장비 관련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며 배출한 소음, 진동은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참을 한도를 초과했다"고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서울 관악구에 대해서는 "시공사들에 아무런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또 A씨 등이 이 사건 공사로 사우나 내벽이 손상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신 사우나 이용료가 7000원이고 현금 계산이 많아 구체적 손해액 증명이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우나의 영업상 손해액이 5000만원이라고 산정했다.

아울러 사우나에서 사실상 상주하며 관리했던 B씨가 참을 한도를 넘은 공사소음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인정된다며 5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