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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복귀에 정국 다시 격랑…與 부담 가중, 野 총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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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1 20:27:06
감찰위·법원 판단에 '추미애-윤석열 갈등' 상황 급반전
與, '판사 사찰'로 공세 지속…'尹 사퇴' 방법 없어 고민
징계위서 해임 나와도…文대통령에 정치적 부담 우려
호재 만난 野, 대통령 사과·秋 경질 요구하며 대여 공세
'받고 더블로' 전략 국정조사 카드에 다시 당력 집중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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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김선웅 기자 =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고,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같은 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정진형 최서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및 징계 명령으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듯 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기사회생하면서 정국이 또 한번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이날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가 '부당하다'고 결론 지은 데 이어 법원도 윤 총장의 직무배제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하루 동안 상황이 급반전된 데 따른 것이다.

'윤석열 퇴진'에 당력을 모아 온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해법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반면 윤 총장과 추 장관 간 갈등을 고리로 청와대를 겨냥해 화력을 집중했던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리며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판사 사찰' 의혹을 계기로 윤 총장에 파상공세를 퍼부어 온 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직무배제 및 징계 조치는 "장관의 적법한 권한 행사"라며 승기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날 법무부 감찰위와 법원에서 윤 총장에게 유리한 판단이 잇달아 나오자 민주당에서는 당혹스런 기류가 표출됐다.

결과적으로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직무배제와 징계 청구의 정당성이 일부 흔들리게 되면서 여론의 역풍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어떻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중요하니까 징계위 결과를 봐야한다"며 "(법원 결정은) 뭐 가처분이니까"라고 말을 아꼈다.

지도부에 소속된 한 의원도 통화에서 "흐름을 한 번 지켜보자. 어떻든 징계위가 열릴테니까 결정되는 걸 좀 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 자체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법무부 징계위 결정이 중요하다며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모양새지만 법무부 감찰위와 법원의 판단이 징계위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민주당은 법원의 이번 결정이 어디까지나 직무집행 정지 명령 자체의 효력에 대한 판단일 뿐 윤 총장의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판사 사찰' 의혹을 고리로 징계위 결정까지 공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윤 총장의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사유가 적정한지에 대해 판단한 것이 아니다. 징계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당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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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1. photo@newsis.com
문제는 민주당이 사퇴 압박을 거듭해도 '제 발'로 물러나지 않는 이상 윤 총장을 퇴진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낸 데 이어 이날 업무복귀 일성으로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것을 놓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이에 따라 오는 4일로 연기된 징계위에서 윤 총장에 대한 가장 높은 단계의 징계 조치인 '해임' 의결이 나오더라도 윤 총장은 다시 해임에 대한 불복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징계위 의결 수준을 떠나 당장 법무부 감찰위와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는 데 대한 부담도 커졌다.

특히 해임 의결이 나온다 해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민주당으로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법적 절차에 따라 법무장관이 해임을 요청하면 대통령이 재가해야 하는데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내치는 일련의 과정에 문 대통령이 최종 책임자가 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윤 총장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야당 공세에 방어막을 쳐왔던 것도 문 대통령에게 쏠리는 정치적 부담을 걱정해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윤 총장과 추 장관의 동반퇴진 또는 순차퇴진 해법에 주목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윤 총장의 마음을 돌려놓아야 가능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징계위에서 해임을 해도 윤 총장은 그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고 6개월에서 1년씩 법정다툼으로 갈 수 있다"며 "해임안이 대통령 재가까지 받더라도 해임 사유 아니라고 법원이 판단한다면 윤 총장은 또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장기간 소송으로 다투는 추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윤 총장에게 검찰을 위해 사퇴하라고, 추 장관도 퇴진시킬 것이란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호재로 반기는 분위기다. 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의 판단을 고리로 추 장관의 경질과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대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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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1.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초선의원들의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오던 국민의힘은 대여(對與) 투쟁 강도를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법과 양심에 따른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 생각하고 적극 환영한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법으로 점철된 추 장관의 윤 총장 찍어내기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고 부당함이 인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가처분신청이 인용됨으로써 문 대통령은 무리하게 위법과정을 거친 추 장관을 즉시 경질해야 할 것이며 또 사태가 이 지경에 오기까지 손 놓고 있던 대통령과 국무총리도 국민들에 재대로 된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쯤되면 추 장관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허튼짓을 했는지 충분히 입증된게 아니겠나"면서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로 대한민국을 일대혼란으로 내몬 추 장관은 본인도 주체할 수 없는 광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의 수적 우위에 마땅한 대응 방법이 없던 국민의힘은 여론전을 통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 개정 저지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먼저 꺼냈던 '윤석열 국정조사'와 관련해 추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도 함께 진행하자는 이른바 '받고 더블로' 전략에도 당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정조사가 오히려 윤 총장 징계 관련 혐의를 씻어주는 '판'만 깔아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국정조사 카드를 거둔 상태다.

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국정조사를 통해 윤 총장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수록 민주당을 수세에 몰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국정조사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결단을 압박하며 여권 내부의 자중지란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공세 카드로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formation@newsis.com,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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