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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고층 아파트 들어서자 어두컴컴…얼마나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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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26 05:00:00  |  수정 2020-12-26 07:24:26
고층아파트 신축으로 일조권 침해
울산지법 "일조권 침해, 배상 해야"
인정금액 70%제한…위자료도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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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우리집 앞에 새로 지어진 고층아파트 때문에 일조권이 침해된 경우 집값 하락 등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은 누구에게 있고,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을까.

A씨 등 4명은 울산 남구 소재 B아파트에 집을 마련한 같은 동 주민이었다. 그런데 B아파트의 남쪽 방향으로 지상 28층, 지하 2층짜리의 C아파트가 새로 들어섰다.

C아파트는 지난 2018년 11월께 골조공사를 마쳤는데, 그러자 B아파트에 들어오던 햇빛을 가려 일조권을 해치게 됐다.

A씨 등은 "원고들은 C아파트 신축 이전엔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C아파트가 B아파트와 인접하게 신축함으로써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방해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들은 B아파트의 재산가치가 하락하는 재산상 손해를 입거나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며 일상생활을 하는데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원고들에게 '재산가치하락액'을 지급하고, B아파트에 실제 거주 중인 7층, 4층 주민에게는 '위자료'도 함께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2012년에서 2018년 사이 B아파트의 집을 각 구입했는데, C아파트가 들어선 후 적게는 880여만원부터 많게는 1300여만원까지 재산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울산지법 민사15단독 장지혜 판사는 최근 A씨 등 주민 4명이 C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장 판사는 이들의 재산상 손해에 대해 "B아파트 각 세대는 원래 총 일조시간이 4시간 이상이거나 연속 일조시간이 2시간 이상 확보돼 있었다"며 "C아파트 신축 후 각 일조시간이 감소해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권 침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 측은 원고들에게 일조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피고의 책임은 인정 금액의 7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장 판사는 "원칙적으로 토지 소유자는 소유권 범위 내에서 토지를 자유롭게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특히 도시지역은 제한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거주해야 하기에 어느 한 당사자에게 일조이익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고가 C아파트를 신축하면서 건축관계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사정은 없다"며 "C아파트 신축으로 B아파트에 발생한 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 정도였다면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

장 판사는 위자료에 대해서도 "원고들 중 B아파트에 거주하며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일조권 침해를 입은 7층, 4층 주민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이들에게 각 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원고들의 재산손해액의 70%에 해당하는 돈과 일부 위자료를 합쳐 각자 910여만원에서 1100여만원 사이의 손해배상금을 피고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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