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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동결자금과 구급차 교환 韓 제안 거절"…"사실과 달라"(종합)

등록 2021.01.14 18: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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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비서실장 "구급차 필요 없어…동결자금 원해"

외교부 "새삼스럽게 우리가 구급차 제안? 사실과 달라"

[서울=뉴시스]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사진 가운데)이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1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이다. 2021.01.14

[서울=뉴시스]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사진 가운데)이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1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이다. 2021.01.14

[서울=뉴시스] 이국현 이재우 기자 =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현지시간)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중앙은행의 자금으로 구급차를 구매해 보내겠다는 한국 정부의 제안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인도적 교역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란 측이 구급차 구입을 희망해 왔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양 오염을 이유로 한국 선박과 선원을 억류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자금 문제 해결 방안을 놓고 한국과 이란 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14일 이란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바에지 비서실장은 "우리는 지난 3년간 미국의 경제 전쟁과 압박 속에서 국가를 운영했다"며 "우리는 구급차 몇 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에 동결돼 있고 반드시 해제돼야 하는 자금을 원한다"고 말했다.

바에지 비서실장은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의 이란 방문은 이란 외무부와 중앙은행이 한국 정부에 가한 압력 때문에 지난달 결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바에지 비서실장은 지난 6일에도 한국 외교부 대표단의 이란 방문은 한국 유조선 MT-한국케미 억류와 무관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바에지 실장은 "한국 대표단은 이란을 방문해 몇 가지를 언급했다"며 "이란 외무부와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단호히 반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서울로) 돌아가 이란 자산 동결을 해제하기 위한 허가를 받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한국이 이란의 동결 자산을 해제하지 못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예비 협정(preliminary arrangements)'을 체결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관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바에지 실장은 이 회의에 배석했고 현지 언론과 회의 결과 등에 대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바에지 실장의 한국 관련 발언도 이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1.05.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1.05.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이란 간에는 기존부터 양측 간에 인도적 교류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공감 하에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들에 대해서 협의와 의사 소통이 진행돼 왔다"며 "구급차 수입, 도입하기를 바란다는 제안이 이란 측으로부터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최 대변인은 "차관 등 우리 대표단 이란 방문 시에 이 문제를 포함해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됐다"며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관련 협의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양한 방안이 협의되는 과정에서 이란 측이 구급차 도입을 희망해 왔다"며 "이란 비서실장이 언론에서 최종건 차관이 가서 새삼스럽게 우리 측이 제안한 것처럼 말했는데 사실과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

한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이란을 방문해 선박 억류 문제와 이란의 원화자금 해결 문제를 논의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이날 귀국했다. 현재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에는 70억 달러(약 7조7600억원) 규모의 원유수출대금이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지난2010년부터 원유 등을 수입한 한국 정유·화학회사가 두 은행에 대금을 입금하면 이란에 수출하는 한국기업이 수출대금을 찾는 상계 방식으로 교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9년 9월 미국 정부가 이란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국내 원화계좌도 동결됐다.

이후 지난해 5월 정부는 미국, 이란과 협의를 거쳐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품목 일부를 이란에 수출하는 절차를 재개했지만 이란은 동결 자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공개적으로 해결을 압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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