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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현석 "CHS에선 힘 다 빼고 만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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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22 08:49:49
여름노래 '땡볕'·'라스트 선셋'으로 겨울에 재조명
오는 4월 새 EP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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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CHS. 2021.01.21. (사진 = 소속사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CHS'(CHSVERYHIGH)가 '여름 밴드'라는 사실은 음악을 들어보면 안다. 몽롱하면서 느슨한 멜로디, 그러나 몸을 가만둘 수 없는 리듬으로 진행되는 음악은 '기분 좋은 나른함'을 선사한다. 해변에서 취해, 듣기 딱이다. 지난 2019년 발매한 정규 1집 제목도 '정글 사우나'였다.
 
그런데 최근 맹추위에 CHS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꽤 된다. 혹한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까지 스산해진 요즘, '힐링'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따듯한 나라로 갈 수 없으니, 대신 수많은 이들이 잔잔한 파도 소리로 시작하는 '땡볕', 자연스레 석양이 떠오르는 '라스트 선셋' 같은 CHS의 음악을 플레이했다.
    
최근 서면 인터뷰한 CHS의 리더 겸 프로듀서 최현석은 "제 손을 떠난 음악이 청자에게 녹아들며,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으로 채워지는걸 보는 건 참 즐겁습니다. 쓸모의 존재를 조금 느낀다"고 했다.

최현석은 2010년대 전후로 인디계에 파격적으로 등장한 포스트 록 밴드 '아폴로 18'의 기타리스트 출신이다. 이 밴드는 2009년 'EBS 스페이스 공감'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 2010년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활동이 뜸해졌고, 최현석은 지난 2018년부터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로 출발한 CHS를 이끌고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CHS 음악이 주로 여름에 듣기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기간 내내 '코로나 우울'을, 그리고 추운 겨울의 차가움을 참 잘 달래주는 음악이었습니다. 정작 현석 씨는 이 코로나19 기간을 어떻게 보내시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몇 달 전 부터 몸이 좋지 않아서 강제적인 휴식 중입니다. 누워서 생활하다 보니 책, 신문, 영화를 닥치는 대로 보는 행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이 시기에 아파서 다행인가요. 못난 잡념들을 기름진 배달 음식에 씻어내며 게으른 돼지가 돼 가는 중입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디 신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오셨는데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이신가요? 처음 이 사태를 맞닥뜨렸을 때 느끼신 감정들과 지금 느끼신 감정의 차이가 있습니까?

"독립 음악관계자들은 세속적 어려움을 견디는 항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가혹한 건 '판을 벌이고 살풀이'하며 너, 나, 우리를 불태워 살아가는 꾼들이 그것들을 풀지 못하는 거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이 또한 '내 세상에 닥친 운명이니 편하게 받아들이자' 정도로 정리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시면서 느끼신 것 등이 반영된 음악 작업을 하고 계신 것이 있는지요?

"코로나 바이러스 보다 저를 힘들게 하는 건 겨울 바이러스입니다. 겨울엔 굉장히 예민하고 날카로워집니다. 어느 순간부터 견디기 힘들어 열대의 나라로 도망갔었는데 오랜만에 겨울에 꽉 잡혀버렸네요. 지금은 겨울과 친해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찬바람이 주는 상쾌함, 난로에 구워 먹는 귤, 장작에 고구마와 양미리, 극 동계 캠핑. '아, 내가 겨울을 온전히 느끼는 것에 갈증이 있었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어요. 겨울의 삶을 메타적(경계를 초월해서) 입장에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은 담담하고 우울하지 않은 창작에 도움이 됐습니다. 곡 작업은 작년에 발리 여행에서 가져온 재료들을 버무려서 장을 담고 있습니다."

-CHS의 음악을 수식하는 '트로피컬 사이키델릭 그루브'란 정확하게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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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CHS. 2021.01.21. (사진 = 소속사 제공) photo@newsis.com
"CHS를 친절하게 표현한 영어 단어 조합입니다. 한 평론가의 글에서 발췌한 것으로 아는데요. 단어에서 풍기는 냄새로 적당히 우리를 알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팀은 인디 신의 어벤져스라고 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전국비둘기연합의 김동훈, 베이스 최송아, 퍼커션 송진호, 치스비치의 박문치 등이죠. 멤버분들이 모이게 된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똘끼력은 어벤져스 급인 거 같네요. 하나같이 엉뚱하고 천재적입니다. 사회적으론 다들 밝고 예의 있고 정 많고 솔직하고 당당한 근면 성실한 착한 돌아이들입니다. 모이는 과정은 글로 표현하면 너무너무 길고 에피소드도 너무 많습니다. 이거는 말로 해도 피곤합니다.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고 여행 가고 그러면서 음악 같이 좀 섞다 보니 지금 우리가 돼 있네요. 안타깝지만 며칠전 드럼 멤버가 공석이 됐네요. 좋은 식구가 들어오겠죠? 멤버들 각자 세션 활동, 솔로 활동을 열심히도 하고요. 좋은 기회는 권하고, 응원하고 적극적으로 도움 주려 합니다. 대신 'CHS에선 힘 다 빼고 만나세~'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인디 신에 몸담으신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음악적 환경은 무엇입니까?

"많은 것들이 변했고 많은 것들이 그대로인 거 같네요. 음악을 만드는 것은 너무나 쉬워졌습니다. 코드를 몰라도, 악기를 다룰 줄 몰라도, 누구나 작곡을 할 수 있습니다. 뮤지션들은 글로벌 트렌드에 실시간으로 발맞춰 음악을 선보이고, 크고 복잡한 사운드를 간편하게 연결해서 공연할 수 있습니다. 장르적 고집은 쿨하지 못한 아집으로 취급받고, 다양한 장르의 융합이 일어나고, 독립 음악은 대중들에게 설득력을 얻어 가고 시장성이 커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전통음악은 우리에게 쿨한 무엇으로 다가 오고 있습니다. 여기까진 좋은 변화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래서? 너는 지금 뭐가 제일 X 같고 화나는 건지?'라는 질문을 하며 저와 같은 기성세대가 보기 매우 불편하고 오로지 질주뿐인 10년 전 로큰롤 또라이들을 만나고 싶네요."

-CHS의 음악은 공감각적입니다. 듣고 있으면 어느 풍경이 떠오르고, 그곳 소리가 들리고 냄새도 나는 것 같아요. 좋은 음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공감각적 음악이라는 표현은 명료하고 편리하네요. '공간감' '공감각'으로 설명하기엔 제 생각은 모든 게 선명하지 않습니다. 사실 뭔가 그려지지도 않습니다. 혼란스럽습니다. 태양이 따갑게 내리쬐는 평화로운 남태평양 한가운데 어느 바닷가 모래사장에 삐딱이 누워 바다를 보는데 좋다고 생각한 음악들이 알람 소리보다 더 짜증 나게 느껴져, 스피커를 집어 던지고 만든 음악이 땡볕입니다. 어떤 음악이든 돌멩이가 확실히 들었고, 그 모양이 자연스럽게 들어있는 음악이 좋다고 느끼는 편입니다. 좋은 음악은 좋은 눈빛이 될 수도 있겠죠." 

-코로나19로 인해 확정해서 말씀 주실 수는 없겠지만 올해 활동 계획은 어떻게 그려놓고 계십니까?

"오는 4월20일 EP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활동 계획은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와 통했으면 즉시 출동한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날 좋은 곳에서 다 함께 축축하게 젖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냥 들어도 좋지만 역시 CHS 음악을 여행을 가는 길목, 여행지에서 들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가장 먼저 가서 연주하고 싶은 장소가 있을까요?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도 좋을 거 같네요. 사실 어디든 좋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연주는 정말…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에너지를 받습니다. 캠핑, 서핑, 수영, 등산을 다 같이 하면서 밤에는 공연하고. 같이 누워 별도 보고… 이건 추진해야겠네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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