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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버스 급정거' 4년간 허리치료…"보험 안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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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30 05:00:00  |  수정 2021-01-30 06:54:43
버스 급제동에 허리통증 호소
2017~2020년 총 1100여만원
법원 "사고와 부상 인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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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버스 급제동 사고'로 허리 부상을 호소하며 보험금을 받은 승객에게 다시 이를 반환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이 사고와 부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승객 A씨는 지난 2017년 8월 오전 10시께 버스를 타고 제주시의 한 고등학교 앞 사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그때 버스 앞으로 1차선에서 2차선으로 차로를 변경하는 다른 차량이 나타났고, 버스운전사는 이를 피하기 위해 급제동으로 차를 세웠다가 다시 출발했다.

이 버스에 타고 있던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3시께 병원 응급실을 찾아갔다. A씨는 의사에게 "승객으로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오른쪽 허리 부근이 수상하다"고 말했고, 의사는 '흉곽 뒷벽의 타박상' 진단을 내렸다.

이후 A씨는 수 차례 여러 병원을 다니며 진단 및 치료를 받았다. 사고 이후 3년여에 걸쳐 방문한 병원에서는 두 번의 '흉곽 전벽의 타박상' 진단 및 한 번의 '지속적인 흉통을 호소하고 있어 통증 조절이 필요한 상태' 진단을 받았다.

또 지난 2018년 4월에는 한의원을 방문해 '벨트를 착용한 상태로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허리가 충격을 받았다'거나 '흉부 통증, 호흡 곤란, 발목외과 주변 통증, 목부터 어깨까지 뻐근하고 요부 전체 통증을 호소한다'는 소견서를 받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19년 3월과 4월에는 또 다른 병원에서 '만성 흉벽통증으로 늑간근의 수축에 의한 통증이 지속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거나 '흉벽통증과 신경병증성 통증'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연합회)부터 치료비 등 명목으로 지난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합계 11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그러나 연합회는 이 사고와 A씨의 부상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며 보험금을 다시 반환하라는 취지로 지난 2019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민사1단독 이승훈 판사는 연합회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의 부상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1100여만원의 보험금을 연합회에게 다시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버스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사고당시 A씨의 흉곽 부위에 직·간접적 충격을 받았음을 확인할 만한 장면은 촬영되지 않았다"며 "급정거 직후 통증을 호소하는 등의 장면도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당일에는 흉곽 뒷벽 부분에 타박상 진단을 받았으나, 이후 진료 과정에서는 흉곽 앞벽 부분 타박상 진단을 받는 등 부상 부위도 상당한 오차가 있다"며 "진단서 내지 소견서들은 A씨가 호소하는 통증의 부위와 정도를 듣고 의사가 판단한 내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씨는 발목, 경추, 요추 부위 등의 통증도 호소하고 있는데 2013년께 이 사고와 다른 교통사고를 당한 뒤부터 이러한 부위에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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