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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백신 부족 사태…집단면역 달성 빨간불

등록 2021.02.14 14: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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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첫 접종 후 2개월…세계 인구 2.2%에 투여

백신 투여 국가 77개 그쳐…선진국도 품귀 현상

현 속도로 공급시 전 세계 75% 접종에 5년 걸려

모더나·화이자로 수요 감당 못해…후속 백신이 관건

항체 지속 기간, 변이에 대한 효과 등 변수될 듯

 [헤이워즈히스=AP/뉴시스] 2일 영국 잉글랜드 도시의 프린세스 로열 호스피털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공동개발의 코로나 19 백신이 4일 접종 개시를 앞두고 도착한 뒤 내용물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2021. 1. 3.  

[헤이워즈히스=AP/뉴시스] 2일 영국 잉글랜드 도시의 프린세스 로열 호스피털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공동개발의 코로나 19 백신이 4일 접종 개시를 앞두고 도착한 뒤 내용물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2021. 1. 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지 두 달 가량 지났지만 진행 속도는 예상만큼 빠르지 않다.

백신이 미국과 유럽을 위주로 공급되고 있는 탓에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는 백신 투여가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선진국에서도 예상만큼 빨리 백신이 공급되지 않고 있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이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연내 집단면역 달성도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 됐다.

14일 블룸버그의 코로나19 백신 추적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투여된 코로나19 백신은 1억6800만 도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첫 접종이 시작된 이후 두 달 만에 전 세계 인구의 약 2.2%에 백신이 투여된 것이다.

백신이 선진국 위주로 공급되고 있는 탓에 투여가 시작된 나라는 77개국에 그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나라가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아프리카와 같은 저소득 지역에서는 모로코, 이집트 등 일부를 제외하면 백신의 혜택을 받고 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선진국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이 20명을 넘는 나라는 이스라엘(68.46명), 아랍에미리트(45.60명), 영국(21.77명) 정도다. 사전에 많은 백신을 확보한 미국(15.25명)과 캐나다(3.23명), EU(4.59명)도 생각보다 접종률이 빠르게 오르지 않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의 국가에서는 백신 부족 현상으로 접종 중단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백신이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백신 부족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차와 2차의 이상적인 접종 간격은 3~4주 정도지만 백신 품귀 현상으로 이를 늘리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에 백신이 보급되기에는 주요 생산 기업들의 공급량이 한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의 경우 올해 예상 생산량이 13억 도즈다. 모더나는 1분기 예상 생산량이 미국 2000만 도즈, 글로벌 1억 도즈다. 나머지 3개 분기에 같은 양을 생산할 경우 4억8000만 도즈를 공급할 수 있다는 셈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는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두 종류지만 이들 회사가 현재의 생산 능력을 유지할 경우 10억명도 2차 접종까지 마치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는 물론 개별 국가 차원에서도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연구 기관들은 전체 인구의 최소 60~70%이 백신 접종을 해야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속도로 투여가 진행될 경우 전 세계 인구의 75%에 백신 접종이 이뤄지려면 5.3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진행 속도가 빠른 미국의 경우에도 전체 인구의 75%에 백신 접종을 하려면 8개월이 소요된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생산 중인 mRNA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다른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얀센 등의 백신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집단면역 달성 시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인도, EU와 우리나라 등에서 허가를 받았다. 노바백스와 얀센의 백신은 아직 허가를 앞두고 있는 단계다.

또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의 백신과 중국 시노백, 시노팜, 캔시노바이오 백신도 임상시험을 마치고 각국에서 투여를 시작한 상태다.

우리 정부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70% 이상의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백신은 화이자 10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코백스 퍼실리티(다국적 백신기구) 1000만명분 등이다. 노바백스 백신도 2000만명 분의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백신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아직까지 없는데다 제조사들의 공급 시기에도 불확실성이 커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 캐나다와 같은 나라는 인구의 5배에 달하는 백신을 확보하고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지금까지 접종률이 3%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의 항체 지속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아 있다.

만약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의 항체 지속 기간이 짧을 경우 1년에 1~2차례의 백신 접종으로는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코로나19 백신 특집 설명회에서 "(항체의) 지속력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백신이 접종한 기간이 매우 짧아서 장기면역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없다"며 "다만 일부 mRNA 백신들이 접종 후 4달 후에도 바이러스 감염에 충분한 중화항체가를 유지한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현재는 정확하게 얼마 동안 이 백신의 방어 능력이 유지될지는 정확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최근 새롭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남 교수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영국발 변이는 현재 개발된 대부분의 백신으로 충분한 방어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영국 면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다만 남아프리카 변이주에 대해서는 백신에 의해서 유도된 중화항체의 방어 능력이 좀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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