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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전거래 논란에…거래신고제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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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2-20 05:00:00
"계약 후 취소 빈번" 지적에 '자전거래' 의혹 불거져
실체 없는 거래…정부도 "개연성 있지만 적발 없어"
일부 "등기 후 신고" 요청…국토부 "득보다 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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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전세 매물 부족 여파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1.01.24.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시장 과열 시 극히 일부라 하더라도 허위 계약 한두 건이 미치는 파장이 크다. 신고 시점을 소유권 이전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등기 시점으로 미룰 필요가 있다."

"부동산 매매거래 신고 제도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인데 신고 시점이 계약일에서 멀어지면 정부 대응에 민첩성이 떨어진다. 현행 유지가 더 바람직하다."

최근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시점을 둘러싸고 시장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호가 상승을 유발하는 '자전'(自轉) 거래가 자행되고 있다는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한 쪽에서는 자전거래가 암암리에 벌어져 시세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 쪽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실체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못 찾나, 없나" 신기루 같은 자전거래, 실체는?

자전거래는 주식시장에서 동일한 투자자가 예외적인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허락을 받아 혼자 매도·매수 주문을 내는 것을 뜻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단지 시장가격 교란 행위로 여겨진다.

주로 집값이 급등할 때 기회를 틈타 호가를 띄울 목적으로 실제 거래가 된 것처럼 신고한 뒤, 나중에 스스로 계약을 취소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행위는 현행법상 엄연한 불법이다.

특히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재된 거래 내용 12만9804건을 분석한 결과 등록 후 취소된 매매 건수가 2.5%(3279건)라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세종에서 당시 역대 최고가로 거래된 아파트 매매의 44.2%, 50.0%는 거래를 신고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밝혀져, 집값 과열의 숨은 원인으로 자전거래가 지목된 상태다.

다만 등록 후 취소된 매매를 모두 자전거래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단순 계약파기나 이중 등록 등 다양한 원인으로도 거래 취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국토부는 집값 급등의 주범이 자전거래에 있다는 일부의 의혹에 따라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에 '부동산 자전거래 의심' 40여 건에 대해 처음으로 정밀 조사를 요청했으나 단 한 건도 적발하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집값 급등기에는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계약서를 쓰더라도 계약금을 배액배상하고 거래를 취소하는 사례가 매우 잦다"면서 "신고가 거래 중 거래 취소 빈도가 높은 데는 이 같은 이유도 한 몫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도 "등록 후 취소 거래 중 일부는 자진거래일 수 있다는 개연성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아직까지 실제 자전거래를 통해 호가를 띄우는 행위가 확인된 바 없어 계약 취소만으로 자전 거래를 단정 짓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계약 체결 후" vs "등기 신청 후"…시장은 갑론을박 중
 
다만 수요자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에서 운영하는 신고시스템을 통해 매일 공표되는 실거래가를 보면 같은 단지 내에서도 급매물과 신고가 경신 엇갈리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더구나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생기는 신고가 경신은 수요자를 더욱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자 아예 등기 이후로 거래 신고 시점을 늦추자는 의원 입법까지 등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원욱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시점을 '부동산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서 '등기신청일 이후 30일 이내'로 하는 것이 골자다.

이 의원은 "현행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시점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로 돼 있어서 일부 투기세력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면서 "선의의 실수요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잔금 납입까지 완료한 이후에 등기 신청일을 기준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거래가 완료된 부동산 거래에 대해서만 실거래가 신고의무를 부과해서 실수요자들의 거래 편의를 보장하고, 현행 제도의 미비점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전문가들도 제도 변경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소유권이 넘어가기 전 거래금액이 공표되고 일부는 취소되기도 하면서 시장 상황을 호도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간 이후에 거래신고를 하게 하는 것 만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전거래 단 한두 건 만으로도 시장 왜곡을 일으키는 문제가 크다"면서 "등기요건을, 예를 들어 등기기간을 법률적으로 명시해서라도 수요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 거래 신고는 정부가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것인데 잔금 완납까지 1년이 넘게 걸리는 일도 많다. 그래서는 정책의 민첩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국토부는 일단 현재 가용한 수단을 통해 자전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현행 방식이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등기일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시장 상황 파악이 늦어진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더 많다"면서 "앞으로 보완할 방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우선 이달부터 주택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주택 매매 계약이 등록됐다가 취소되는 경우 단순히 삭제하지 않고, 해당 계약의 취소 사실을 표시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또 이르면 다음 달 중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대응반)을 정규 조직으로 확대 개편한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기획단)이 출범한다. 기획단은 분석원이 출범하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기구로, 설립 근거를 담은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이후에는 시장 감시 권한이 한층 더 강화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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