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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출판분야 표준계약서, 소통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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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3 18: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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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최근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를 놓고 업계 내 갈등이 첨예하다. 출판단체와 작가 등 저작자단체 간 입장차가 극명한 탓이다.

3일 현재 출판분야 '표준계약서'는 두 가지 버전이 나와 있다. 출판계에서 내놓은 '표준계약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정, 고시한 '표준계약서'다.

출판계는 지난 1월15일 자체적인 표준계약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업계의 성장과 안정적 투자를 위해서다.

그러나 작가단체들은 출판계가 내놓은 표준계약서가 저작권법 위반 등의 문제가 있다며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문체부의 표준계약서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판계는 이러한 작가단체들의 입장에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출판계 관계자에게 이유를 묻자 외부에서 볼 때 업계 내 싸움처럼 보일 것 같아서 그랬다고 전했다. 물밑접촉, 직접 대화에 대해 묻자 '기회가 된다면'이란 답을 남겼다.

그렇게 한 달여가 지난 2월 말, 문체부는 부처 차원에서 만든 '표준계약서'를 고시했다.

하지만 출판계는 문체부의 표준계약서가 업계 현실을 무시하고 출판사 의무만을 과도하게 부각한 편향된 계약서라는 성명으로 맞섰다.

출판계의 표준계약서에 '출판권 및 배타적 발행권' 계약기간이 10년으로 명시된 부분이 이러한 갈등의 쟁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관행처럼 계약기간을 5년으로 설정해왔는데, 출판계 표준계약서는 이를 10년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작가단체와 문체부는 이 조항이 신인이나 인지도 없는 작가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출판사가 배타적 발행권까지 갖게 됨으로써 저작물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고 표했다. 저작권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도 판단하고 있다.

반면 출판계는 업계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앞세운다. 하나의 책에 충분한 투자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출판권과 전자책, 오디오북 등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인 배타적 발행권을 함께 진행해야 출판사 입장에서도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펼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출판업계 전체의 발전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편의를 위해 포함된 조항일 뿐 계약 당사자들 간 원치 않을 경우 얼마든지 뺄 수 있다고 밝혔다.

각자의 입장과 주장이 대립하는 상황이지만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소통은 보이지 않는다.

표준계약서는 특정 거래의 표준적인 거래조건을 담고 있는 계약서이고 표준이 될 수 있지만, 강제성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이미 고시한 표준계약서 도출 과정에서 출판계 의견을 수렴했고, 협의도 거쳤기 때문에 별도의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앞으로 표준계약서 활용법 등을 알려 나갈 계획이다.

출판계는 수용할 수 없음을 주장한 뒤 소통의 자리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자리가 마련되면 얼마든지 대화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다.

애당초 출판분야 표준계약서를 만들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나.

일부 출판사의 갑질 행태, 상대적으로 '을'의 입장에 서 있게 되는 작가 등 저작자들이 겪는 부당함을 없애기 위해서 아닌가.

그렇다면 출판계는 왜 문체부의 표준계약서 도출 과정에서 제대로 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소통의 장 마련에 나서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작가 단체도 마찬가지다. 문체부의 표준계약서만을 수용하겠다는 입장만 앞세울 뿐 정작 계약 파트너인 출판계와의 소통은 찾아보기 어렵다.

문체부는 지난 논의 과정의 당위성만을 강조하며, 중재 역할을 맡는 것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문제해결을 미루기만 할 뿐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이어졌던 청와대 앞에서의, 국회 앞에서의 출판문화계 인사들의 1인 시위를 기억한다.

출판단체와 작가단체가 포함된 출판문화계는 도서정가제 '개악'을 막기 위해 연대했다. 그리고 도서정가제의 현행안 유지 및 개정 보류라는 결론을 이끈 바 있다. 당시 이들이 한 목소리로 강조했던 것은 출판문화산업 발전과 그 중요성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르다고 평행 구도를 그리는가. 출판문화산업 전반의 발전이라는 대의를 생각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열려 있는 자세의 소통이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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