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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바우처 가격 부풀리기' 상식 벗어나면 제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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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5 15: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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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용**표주연
[서울=뉴시스] 표주연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바우처 사업에 칼을 빼 들었다. 중기부는 4일 비대면 서비스 공급 기업이 수요 기업에 현금이나 노트북 등 현물을 리베이트로 제공하고, 사업 신청을 유도하거나 조직적으로 사업 대리 신청을 한 사례를 적발해 수사 의뢰했다.

바우처 사업은 정부가 수요자에게 쿠폰을 지급해 공급자를 선택하게 하고, 공급자가 수요자에게 받은 쿠폰을 제시하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이때 지급되는 쿠폰을 바우처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비대면 바우처 사업은 화상회의,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하려는 중소기업에 일정 한도의 바우처를 지원한다. 수요 기업에 서비스 이용액의 90%까지 지원하고, 10%는 수요 기업 부담(자기부담금)으로 결제되는 구조다. 기업당 360만원까지 지원한다. 바우처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중견기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수요 기업 부담이 10%에 불과하다 보니, 바우처 사업이 리베이트, 가격 부풀리기 온상이 된 지 오래다. 수요 기업이 지불하는 돈 대부분이 정부 호주머니에서 나오다 보니 리베이트를 주고 더 많은 구매자를 모집하거나 가격을 올려받고 싶은 유혹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기부도 ▲판매액 일부를 영업 수수료로 지급(리베이트) ▲서비스 상품 구매를 조건으로 상품권·현금 등을 수요기업에 되돌려 주는 행위(페이백) ▲서비스 구매시 고가의 물품을 사은품, 경품 등 명목으로 제공하는 것(끼워팔기) ▲시중가보다 부당하게 고가 판매 또는 결제 유도(가격 부풀리기) 등을 부정행위 유형으로 꼽았다.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리베이트나 경품 제공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가격 부풀리기다. 한 스타트업 창업자는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창업하고 서비스 앱을 만들려고 했는데, 가격이 너무 달랐다고 한다. 통상 앱 제작 업체를 통해 만들면 50만원 정도인데 바우처 사업으로 진행하면 수백만원에 달했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만큼 가격을 부풀린다. 통상 바우처를 통해 구매하는 서비스나 재화는 두 배이상 가격을 부른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다른 스타트업 대표는 "정부 돈이 들어가면 USB 한 개가 100만원도 되는 게 이 업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씁쓸해하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부풀리기가 적발하기 가장 어려운 유형이라는 점이다. 제공되는 것이 서비스이므로 '적정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앱에 기능 몇개만 추가해놓고, 가격을 부풀리면 잡아내기 쉽지 않다. 엄단 의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중기부도 플랫폼을 통한 제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바우처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 지금이라도 중기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공급 기업 선정부터 서비스에 따른 적정 가격을 세분화해 신고하게 하고, 상식을 벗어난 가격을 부르는 업체, 일반 판매 가격과 다른 가격을 부르는 업체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레드카드'를 빼 들어야 한다.

바우처 사업은 공급 기업은 서비스를 판매하고,  수요 기업은 정부 지원으로 저렴하게 이를 이용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정책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양 기업이 정부 돈을 나눠 먹는 사업으로 윈윈해서는 안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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