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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정부 발표 뒤 낯선 차량 자주 출입"…광주 산정지구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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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5 14:55:32
"LH 투기의혹까지 더해져 외부시선까지 의식"
"원주민도 땅 소유 여부에 따라 나눠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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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5일 오전 국토교통부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대상지로 지정된 광주 광산구 산정지구 인근 부동산에 개발계획안이 걸려 있다. 2021.03.05.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로 생전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집 주인들이 나타나고 마을 분위기가 뒤숭숭 하네요" 

5일 오전 국토교통부가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대상지로 지정한 광주 광산구 산정지구는 낯선 차량들이 오가는 등 어수선해 보였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주민들은 봄을 맞아 농사준비를 해야하지만 일손을 놓은 채 "실제 개발이 이뤄지면 보상 절차가 어떻게 되는 지" 등에 대해 정보를 교환 하는 듯 했다.

또 10여년 전 빈집을 빌려 작은 공장을 운영했던 공장주는 집주인이 비워달라고 요구해 창고에 쌓여있던 물건 등을 정리하기 바빴다.

주변의 빈집들도 정부 발표 이후 갑자기 리모델링 계획이 잡혀 관련업자들이 분주하게 드나드는 분위기였다.

엊그제까지 벼가 자랐던 논에는 흙이 쌓여 주변 주택의 땅과 같은 높이로 변했고 일부 땅에는 묘목이 심어져 있었다.

마을주민들은 그동안 조용했던 동네가 갑자기 바빠진 것 같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달가워 하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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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5일 오전 국토교통부가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대상지로 지정한 광주 광산구 산정지구 입구에 "강제 수용 철회"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03.05. hgryu77@newsis.com
주민 A(64)씨는 "대책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해 원주민들이 불만이 많은 것 같다"며 "여기에 세들어 살던 사람들도 갑자기 쫓겨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토지 소유자들은 개발 계획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아 동네 분위기가 둘로 나뉘어 진 것 같다"며 "정부 발표 이후 단합된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땅 투기 의혹까지 더해져 산정지구 주민들은 외부의 시선까지 신경쓰는 듯 했다.
 
주민 B(73)씨는 "선조 때부터 이 마을에 살았는데 생전 연락조차 없던 지인의 전화까지 받았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해 끊어버렸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땅 투기 의혹까지 받는 것 같아 주민들도 많이 조심스러워 한다"며 "수년전부터 외지인들이 간혹 드나들고 있어 동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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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5일 오전 국토교통부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대상지로 지정된 광주 광산구 산정지구 한 농경지에 묘목이 심어져 있다. 2021.03.05. hgryu77@newsis.com
 
산정지구 인근의 부동산들도 정부 발표 이전과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한 부동산 업자는 "예전부터 매물이 없어 거래가 안되는 지역이었는데 개발 지정 이후 외지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토지거래 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어 수년간은 토지거래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4일 광주 광산구 산정동과 장수동 일원(168만㎡)에 광주형 일자리 주거 지원과 광주형 평생주택 등이 포함된 1만3000세대 규모의 대규모 공공주택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지는 토지거래 행위가 전면 제한됐다. 또 최근에는 LH 직원들의 토지거래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산정지구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지난 1월 LH광주전남지역본부로 발령받은 직원 1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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