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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규운 안무가 "즉흥성·화합 몸짓 통해 치유 선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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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5 15:39:09
정동극장 예술단 첫 정기 공연
'시나위, 夢(몽)' 안무...23일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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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공연 '시나위, 夢(몽)' 콘셉트 사진(사진=정동극장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정동극장 예술단'의 첫 공연 '시나위, 夢(몽)'이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두 번이나 연기된 끝에 오는 23일 출범식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시나위, 夢(몽)'은 정동극장 예술단 지도위원인 이규운 안무가(43)가 안무를 맡았다. 최근 뉴시스와 만난 그는 "창단식 기념 공연과 정기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달려 사명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동극장이 상설공연을 폐막하고, 정기공연 위주로 전환했을 때 일부에서는 '전통의 보존'이라는 극장의 정체성을 잃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안무가는 "예술단이 모두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한국악기를 전공했다. 앞으로는 예술단이 창작 활동도 하게 될텐데, 몸 안에 있는 전통 기반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묻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외려 이러한 변화로 작품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제한도 적어질 것이다. 예술단원들은 기량이 함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나위, 몽'에서 '시나위'는 무속 음악에 뿌리를 둔 전통 음악 양식으로 정해진 선율 없이 즉흥적 가락으로 이루어진 기악합주곡을 뜻한다.

이번 작품은 '시나위'에 내포된 즉흥성과 화합을 상징적 주제의식으로 삼으며, 이를 통한 '치유'의 과정을 무용수들의 몸짓과 음악, 영상으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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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공연 '시나위, 夢(몽)' 심방 역의 이규운 안무가(사진=정동극장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시나위'의 즉흥성을 살리기 위해 안무 과정은 이전과 완전히 달랐다. 보통 안무가가 모든 안무를 짜서 무용수들에게 이를 학습하도록 하는 것과 달리, 이규운 안무가는 이번 연주에서 무용수들의 즉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습 과정에서 무용수들이 즉흥 안무를 해 보일 것을 요구했다. 이를 안무에 반영했고, 여기에 이 안무가의 아이디어를 합쳐 그렇게 안무를 완성했다.

"즉흥 안무를 요청받은 적이 없으니까 처음에는 무용수들이 어색해 하고 안무를 잘 못 해내더라구요.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2~3개월 반복되면서 차츰 무용수들도 이에 익숙해졌고, '내가 하는 것도 틀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연습 작업이 진전됐습니다."

'시나위, 夢'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계획된 삶을 꾸려나가는 반복된 일상 속에 갇힌 현대인, 산 자들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공연은 패턴화된 삶의 무게로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고, 먼 미래의 불안을 떠안고 현재를 살아내는 이들을 위해 심방(무속용어로 무당을 의미)이 위무(위로하고 어루만져 달램)를 진행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공연의 주제는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정해졌지만, 절묘하게 현재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현재의 관객들에게 많은 위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안무가는 주제와 관련해 "제가 생활하면서 제일 느끼는 부분이었다. 현대인들은 본의 아니게 사회가 만들어진 틀 안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인다. 그 안에서 느끼는 무게와 우울함이 있을 거고, 만약 여기서 떨어져 나갔을 때는 더 큰 좌절감에 빠진다. 이러한 모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정동에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이 지난해 5월 올려질 예정이었다. 작년 초창기만 하더라도 단원들의 색다른 움직임이 극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었다면, 이제는 4장 '치유'와 5장 '눈물 한 방울' 부분에 가장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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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공연 '시나위, 夢(몽)' 콘셉트 사진(사진=정동극장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이 안무가는 이러한 주제의식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은 욕심에 정동극장 무용 공연의 '룰'과도 같은, 마지막 신나고 화려한 장면을 단호하게 극에서 잘라냈다. 

"처음에는 그 부분을 포기하기 어려웠죠. 극이 신나게 끝나고 기립박수를 받으면 작품이 좋아보이잖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해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신나는 엔딩 대신, 극이 끝났을 때 눈물도 한 방울 흘리며 부모님이나 자식에게  전화해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그런 엔딩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이번 공연은 안무뿐만 아니라 음악과 영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 음악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대적인 기계음을 중간중간 삽입해 새로움을 더했다. 1장에서는 타악 연주자들이 삼방을 연기하는 이 안무가의 몸짓에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다. 경기민요소리꾼 김주현이 극 사이사이에 소리로 무대를 채운다.

세트장의 앞 뒤 왼쪽 오른쪽 네 면은 영상으로 가득채운다. 이를 통해 관객의 보는 맛과 이해를 더했다.

"'달팽이'가 등장하는데 이를 집중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상 속에서 달팽이는 바다를 향해 열심히 걸어갑니다. 그런 '우직함'이 극의 메시지와 연결성을 갖고 있습니다."

상설공연을 통해 전 세계의 관객을 만나 온 정동극장 예술단은 '소통'만큼은 어느 다른 단체보다 자신 있다고 한다.  '시나위, 몽'은 23일부터 28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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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공연 '시나위, 夢(몽)' 이규운 안무가(사진=정동극장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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