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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적극적 의결권 행사 왜 줄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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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7 06:00:00
작년 비공개대화 대상 기업 37곳 새로 선정
비공개 중점관리 2곳뿐…공개 관리기업 0곳
남양유업 반발 때도 조치 없이 공개 해제해
"긴급 사안이면 단계 축소 가능하나 형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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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도입 이후 기업과의 대화(Engagement)를 크게 늘렸으나 중점관리기업수가 적은 숫자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비공개대화 대상 기업으로 37개사를 새로 선정했다. 또 국민연금은 서신발송, 면담 등 기업과의 대화를 지난 2019년 149회 수행했으나 지난해 225회로 51% 늘렸다. 법령상 위반 우려로 중점관리사안에 올라간 기업은 2019년 4곳에서 지난해 25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먼저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을 선정한 뒤 비공개 중점관리기업, 공개 중점관리기업을 거쳐 주주제안 등의 적극적 주주활동을 펼치게 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12월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에 따라 수탁자책임활동 기간은 1년 단위로 하되 해당기업이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등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나 기금운용위원회 의결로 단계를 축소하거나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현재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올려놓은 기업은 없으며 지난해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도 2개사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점관리기업은 국민연금의 상위 단계 주주권 행사에 해당한다. 이는 이전 단계에서 기업과 설명을 청취하며 합의를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가 지켜졌기 때문일 수 있지만 이전 남양유업 사례로 볼 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국민연금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등록되기까지 2~3년가량 걸려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까지 시간이 오래걸렸을 뿐만 아니라 중점관리기업으로 올려두더라도 효과적으로 기업이 이행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현대그린푸드와 남양유업을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중 현대그린푸드는 배당정책 수립,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있어 공개 중점관리기업에서 해제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배당보다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공개 거절했다. 남양유업은 "지분율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 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합법적인 고배당 정책을 이용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이익 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2019년 2월 밝혔다.

기업이 공개적으로 반발했지만 국민연금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이듬해인 지난해 1월 남양유업을 공개 중점관리기업에서 해제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한 곳도 공개 중점관리기업에 올리지 않았으며 비공개 중점관리기업만 2곳 늘리며 부진한 성과를 지속하고 있다. 주주권 행사 단계를 뛰어넘길 수 있는 방안이 있지만 이를 사용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긴급한 경우 단계별 절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장치가 있지만 형식적인 조치에 머무르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책임과 전문성을 늘려 자신감 있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 방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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