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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오빠' 박기웅, "제 작업물이 에르메스 덕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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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29 08:00:00  |  수정 2021-03-29 0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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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 박기웅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라마다 서울호텔 별관에 위치한 럭셔리판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작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3.28.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정릉 뒤 라마다 강남 별관. 세칭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를 삼두마차로 '보테가 베네타' '발렌티노' '프라다'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백, 옷, 소품 등 수백 점 사이에서 이들과 때로는 어우러지며, 때로는 경쟁하듯 자태를 과시하는 존재가 있었다.

명품 편집 숍과 한류스타, 명품과 작품의 컬래버레이션이 펼쳐지는 현장이다. 현지에서 직수입한 해외 명품을 할인 판매해 강남 일대 명품족에게 인기 높은 '럭셔리 판다'가 배우 박기웅의 유화 작품을 전시·판매 중이다.

박기웅은 '미대 오빠'로 불린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대진대)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얻게 된 애칭이다.

근래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연예인들도 취미를 넘어 '부업 화가'로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정작 미대 오빠는 작품들을 SNS를 통해서만 대중에게 공개해왔다.

그러다 럭셔리 판다 공동 대표인 연예 기획사 마운틴무브먼트 황지선 대표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비로소 오프라인으로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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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 박기웅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라마다 서울호텔 별관에 위치한 럭셔리판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작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3.28. radiohead@newsis.com
황 대표는 "명품 숍을 론칭하고, 운영하며 항상 고민했던 부분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명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대중과의 소통 공간을 꾸미는 것이었다"며 "그러던 중 우연히 박기웅씨가 오랫동안 준비한 그림을 우연히 보고, 그의 그림이 대중에게 주는 감동과 회사의 방향성이 같다고 판단해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박기웅은 황 대표와 나수민 럭셔리 판다 공동 대표를 지난달 만나 명품과 그림의 컬래버를 제안받았다.

그는 "명품 숍에서 그림을 전시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언젠간 갤러리에서 내 그림들을 전시할까 생각하긴 했는데 이건 전혀 색다른 얘기였다"고 돌아봤다.

상업 공간, 그것도 화려함의 '끝판왕'인 명품들 사이에서의 전시는 작가에게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의 사랑을 넘어 공모전 수상으로 미술계에서 작품성도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겸손한 그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직 '작품'이라고 하기 부끄러운 제 작업물들이 명품들과 이제껏 하지 않은 방식으로 어우러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나 대표님이 진지하게 이러이러한 콘텐츠를 해보겠다고 설명했는데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 나 대표님에게 초대륻 받아 처음 이 매장에 왔을 때 너무 예뻤다. 오자마자 '그림 어디 걸지?''라고 생각했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장르를 넘나들고, 한류스타로서도 분주한 시간을 보내던 박기웅의 '이중생활'은 언제부터였을까.

박기웅은 "(연기를 하면서도)그림은 계속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알려지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림 하나에 마음을 다하는 친구도 많고, 그림으로 성공한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친구도 많은데 셀럽이라는 이유로 부각되는 것은 아무래도…"라고 고백했다.

그랬던 그가 그림을 SNS에 조금씩 올리기 시작한 이유는 "그림을 너무 사랑하고 좋아해서"였다. 더는 감출 수 없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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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 박기웅(왼쪽)과 나수민 로원홀딩스 대표이사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라마다 서울호텔 별관에 위치한 럭셔리판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3.28. radiohead@newsis.com
박기웅은 "요즘 드라마도 새로 들어가고, 오디오클립 '박해진x박기웅의 투팍토크 여행'도 하고 정말 바빠 너무 피곤하다. 그런데도 새벽까지도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 몸은 피곤했지만, 스트레스는 확 내려갔다"면서 "감히 말씀드리면 그림을 너무 사랑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팬들도 SNS에서라도 보면 어떨까 해서 일부를 올렸다. 그려 놓은 게 정말 많은데 조금씩 올리고 있다. 주변 프로 작가들도 내가 작업한 양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안 바쁠 때 정말 많이 그렸다. 사생활이 그림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전시작은 박기웅과 나 대표가 함께 골랐다. 화려한 명품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는, 그러면서도 나 홀로 튀지 않을 작품들을 엄선했다.

고르기는쉽지 않았다. 전시할 만한 작품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였다. 전시작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날 전시 중인 작품들도 이미 새로운 주인이 정해진 상태였다.

그러자 박기웅과 나 대표가 같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보내고 싶지 않아!"

박기웅은 "아직 못 보내겠다. 너무 정이 많이 들었다. 물론 내 주변 작가들이 '처음에만 그런 거야'라고 하긴 하지만…"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 대표도 "안 팔고 매장에 계속 두고 싶다"고 거들었다.

그나마 작가보다는 사업가가 '현실적'이다. 박기웅이 "집에 정말 아끼는 애들이 있는데 숨겨놓을까 싶다"고 하자 나 대표는 "찜하려는 고객이 많다. 언젠가 기웅씨 집에 쳐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박기웅은 화가로서 자신을 계속 채색하는 중이다.

"주변에 음악하는 친구가 많은데 대부분 싱어송라이터다. 그간 그들이 부러웠다. 창작하는 고통이 있지만, 디렉터가 돼 다 연출하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우는 구성원이다., 혼자 다 할 수는 없다. 톰 크루즈가 와도 그건 안 된다. 그림은 아예 다르다. 잘 그리면 내 덕, 못 그리면 내 탓이다. 그림을 그릴 때 온전히 제 공간에 들어간 느낌이 든다. 한번 시작하면 10시간 동안 내내 그리기도 한다. 보다못해 남동생이 의자를 주문 제작해줬다. 그림만 그리면 밥 먹는 것도 자주 잊어버린다. 그림 덕에 술도 줄이게 됐다. 하루는 술에 취해 귀가해서 그림을 그리고 잠들었는데 다음날 보니 정말 못 쓰겠더라. 하하하."

박기웅에게 첫사랑은 '그림'이다. 회화를 전공하려다 원하는 대학 입시에 실패해 디자인으로 전향했지만, 입시미술도 하고, 강사 생활도 하며 화가의 꿈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뒤늦게 만난 '연기'도 그에 못지않게 사랑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연기하고, 틈틈이 좋은 그림도 그리고 싶다. 둘 다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아니더라도 진심을 다하면 언젠간 통할 것으로 믿는다. 연기하기 전에는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싶었는데 이젠 연기하면서 그림도 그리게 됐다. 복 받은 것 같다. 간호사인 남동생이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하는 형이 부럽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 무겁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임하려고 한다. 연기와 그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두 가지 모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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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 박기웅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라마다 서울호텔 별관에 위치한 럭셔리판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작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3.28. radiohea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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