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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K콘텐츠가 위험하다...드라마 '차이나 머니'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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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29 08:25:50  |  수정 2021-04-05 09:42:08
세계 엔터테인먼트계 큰 손된 '중국 자본'
할리우드에 이어 K드라마 침범
중국, 베끼기만?…콘텐츠 질적 수준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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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BS 새 월화극 '조선구마사'의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3인 포스터.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제공) 2021.03.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SBS TV '조선구마사'의 논란은 국내 엔터테인먼트가 차이나 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SBS와 '조선구마사' 제작사들은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계옥 작가와 신경수PD도 "의도적으로 역사왜곡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발맞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해명이 사실이라도,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중국에 선보여도 이질감이 없도록, 한국 창작진이 스스로 중국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처럼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구마사'에는 중국식 만두와 월병 등 음식을 비롯해 무녀 의상, 배경 음악, 인테리어가 모두 중국풍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중국인들이 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요소들이다. 처음부터 중국 시장을 노렸다는 증거다.
세계 엔터테인먼트계 큰 손된 '차이나 머니'
막대한 자본력과 소비 인구로 엔터테인먼트계 큰손이 된 중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막대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할리우드마저 중국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트랜스포머4', '콩: 스컬 아일랜드', '퍼시픽 림: 업라이징' 같은 중국 자본이 투입된 영화는 중국 광고주 등의 영향으로 작품이 산으로 가면서, 혹평을 받았다.

특히 '트랜스포머4'는 후원사였던 중국 최고급 호텔인 판구다관 측이 계약했던 조건과 영화 속 이미지가 다르다며, 호텔이 등장하는 장면을 모두 삭제해줄 것을 요구해 개봉이 무산될 뻔했다.

특히 지난해 개봉한 디즈니 영화 '뮬란'은 중국 입김의 정점에 있었던 영화로 평가 받는다. 디즈니는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공안국에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인권을 탄압한다는 의혹을 받는 곳이다. 그러자 온라인에는 디즈니가 차이나 머니 등을 이유로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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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영화 뮬란 속 주연배우 유역비의 모습. 디즈니가 제공한 사진이다. 2020.09.08.
한편에서는 할리우드에 중국 자본이 계속 투입되면, 할리우드가 중국의 정치적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는 선전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콘텐츠도 안전하지 않다…드라마부터 침범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K콘텐츠도 안전하지 않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잘 활용하면, 좋은 선전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드라마와 드라마업계부터 서서히 침범해왔다.
 
앞서 지난 2014년 SBS TV '별에서 온 그대'의 중화권 열풍에 힘 입어 주연 배우인 전지현·김수현이 중국 생수 모델로 발탁된 적이 있는데, 원산지인 백두산을 창바이산(장백산)으로 표기해 갑론을박이 따른 바 있다. 장백산이라는 표기는 중국의 동북공정 중의 하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최근 tvN 드라마 '여신강림' 속 중국 기업의 과도한 PPL과 중국산 인스턴트 훠궈, tvN '빈센조'의 중국 브랜드 비빔밥 제품 등은 중국 자본의 한국 드라마 잠식론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

최근 드라마 회당 평균 제작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중국 자본을 마냥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작사들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하지만, 중국 자본은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된다. 판타지오, 화이브라더스코리아, 웰메이드 예당 등이 중국 자본을 유치해주목 받았지만, 이후 운영해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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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tvN 수목극 '여신강림'에 등장한 중국산 인스턴트 훠궈 (사진 = tvN) 2021.3.15. photo@newsis.com
중국 일부 아이돌들은 K팝을 악용하기도 한다. K팝 아이돌 그룹 활동으로 인지도를 쌓은 뒤 멋대로 계약을 파기하고 독자 활동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중국, 베끼기만?…콘텐츠 질적 수준 높아져
더 우려되는 지점은, 중국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갈수록 탄탄해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중문화 콘텐츠는 한국을 베낀다는 인상이 강했다. 자체 콘텐츠는 어색하거나 촌스럽다는 평도 많았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으로 한국에선 시도할 수 없는 대형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iQIYI)는 막강한 배급력으로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아직은 많지 않지만, 국내에서 중국 드라마(중드) 팬덤도 생기기 시작했다. '미미일소흔경성' '누나의 첫사랑' 같은 중드가 인기다. 아울러 국내 OTT도 중국 드라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한국 대형 드라마에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K 콘텐츠 시장이 중국의 하청업계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행인 건, K-콘텐츠 창작자들이 중국 자본을 무조건 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성공시킨 한동철 전 엠넷 PD는 최근 중국 투자사로부터 100억 투자 제안을 받았으나, 방향성이 흐트러질 수 있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무서운 기세로 K-콘텐츠 시장에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잠식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지금이 중요한 때다. 중국 자본이 매력적이지만, 우리 문화를 스스로 깎아가면서까지 받을 필요는 없다. 우리 콘텐츠를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중국 자본을 영리하게 활용하며 취사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 수급처를 중국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각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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