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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요기업 경영권분쟁, 주총결과로 완전 종식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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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29 11:22:14  |  수정 2021-03-29 14: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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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지난주부터 시작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기업들 주총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일었던 곳이 적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

그중 가장 잡음이 심했던 곳은 이른바 '조카의 난'이라고 불렸던 금호석화다. 삼촌 박찬구 회장 체제에서 승진에 누락된 조카 박철완 상무가 '본인을 사내이사로 임명하고 사외이사를 자신이 추천한 인사들로 교체해달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 골자다. 또 배당 확대도 요구했다.

그러나 26일 열린 주총는 삼촌 박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박 상무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재도전을 시사했다. 또다른 전투 준비에 들어갈 것을 시사한 셈이다.

(주)한진도 현행 경영진 체제에 맞서 2대 주주인 HYK파트너스가 반기를 들었다. HYK파트너스는 주주권 강화를 이유로 이사회 정원을 10명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지만, 8명으로 유지하는 원안이 승인됐다.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도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의사를 표해 주총 표대결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과반에 육박하는 지분이 조 회장 우호표로 반영되면서 조 회장의 싱거운 승리로 귀결됐다.

이밖에도 30일 열릴 한국타이어 주주총회에서도 경영권 분쟁 중인 장남과 차남이 감사위원 선임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형제간 다툼이란 점에서 벌써부터 세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듯 주총의 표대결은 정치권 선거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주총 전까지 양 진영은 정치권 선거처럼 모든 걸 동원해 주주의 환심을 사려 애쓰고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로 신분이 나뉜다. 한 기업 내에서 승자 진영과 패자 진영으로 선이 그어지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대개 선거가 끝난 이후 승자는 패자 진영까지 감싸안는 통합을 외치고, 패자는 승자의 당선을 축하하는 게 주요 덕목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주주 전체를 위해, 기업을 발전을 위해 승자는 패자를 보듬어 안아야 하고, 패자는 깨끗이 승복해 다수 주주의 뜻에 따라야 함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간의 기업 역사를 보면 이같은 풍경이 연출된 적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만일 패자 진영이 또 다른 도전을 선언하고, 승자진영은 이를 인사보복 등으로 누르려고만 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 분쟁의 역사만 반복되는 것이다.

정치권 선거 결과가 다수 국민의 판단이듯이 기업의 향배도 주총에 따른 다수 주주의 뜻이다. 주총 결과에 모두가 겸허해야 한다. 기업의 명운도, 주주의 바람도 그곳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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