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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바람 난 野, 아직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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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30 15:23:45  |  수정 2021-03-30 18:20:04
단일화 효과로 지지율 대폭 상승…양당 전쟁 서막
지난 총선처럼 이번 선거도 정권심판론에 그치나
민주당 맞선 보수세 결집 주력…설화 논란도 여전
방어 전략 그친다면 대안 정당 제시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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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단일화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들의 주목도를 끌어올린 최대 이벤트였다. 국민의힘 내 오세훈 후보와 나경원 후보, 제3지대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단일화를 거쳐 최종적으로 오 후보와 안 대표가 맞붙었을 때는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대폭 상승했다.

경쟁은 치열했지만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예언대로 거대정당으로서의 벽을 높이며 단일후보의 승리를 가져갔다. 규모적인 우위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는 기존의 통념을 확인했고 결과는 전통적인 양당 체제의 전쟁으로 귀결됐다.

이제 선거는 일주일 조금 넘게 남았고 상대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 한 명으로 좁혀졌다.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정치 행사 후 지지율 상승)는 있었으나 잔치는 끝났다. 행사의 '효과'에 기댈 수 없어졌다면, 이제 성과를 얻기 위해 할 일은 당선되어야 할 근거를 자체적으로 증명하는 것뿐이다.

법정 선거운동일을 시작으로 매일 유세 현장을 휘젓고 다니는 야당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공략 지점은 단연 정권심판론이다. 야당의 고전적인 무기지만 공격력은 분명 있다. 특히 지금처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게 전부여선 안된다.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해 자유한국당 당시에도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총선을 치렀으나 참패한 전례가 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여당이 우세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결국 야당이 그 자체로 여당의 대안으로 선택받지 못했다는 뼈 아픈 성찰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여론조사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당의 책임을 물을 무거운 현안 이슈들이 터질 때마다 국민의힘은 반사이익 효과로 지지율에서 단맛을 봤다. 하지만 그 지지율이 선거에서의 과실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총선이 끝나고, 초라해진 의석수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순히 여당 심판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국민의힘이 반복해온 기대와 실망 연속의 예외가 되기 위해서는 그 반성을 되새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지금 국민의힘은 여당에 돌아선 중도층 지지율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당 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으로부터 승리한 이유도 외연 확장에 더 유리한 후보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보수 세 결집에 몰두하는 태도가 도움이 안 되는 이유다.

하지만 오 후보는 내곡동 투기 의혹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며 정부·여당과의 전면전에 전력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유세 현장에 나선 오 후보는 민주당 조직의 움직임에 대한 두려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직이 강한 민주당이 결속해 투표장으로 향하면 지금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고 경고하며 기존의 지지층에 대한 메시지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설화를 일으켜 논란에 휩싸이는 것도 궁극적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기존의 '비호감' 이미지를 되살릴 뿐이다. 오 후보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던진 '중증 치매환자' 표현이 문제가 되자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반박해 논란을 키웠다.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을 올린 건 천추에 남을 대역죄'라는 날 선 공격도 화제가 됐다.

당 내에서는 "차후 상승효과를 낼 이벤트들은 모두 지나갔고, 여당이 조직력으로 승부할 때 지지율에서 얼마나 간격을 유지할지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가 정점이고 앞으로는 방어해야 한다는 전략을 지킨다면 당장 안전해 보일 수는 있어도, 국민들에게 대통령 선거까지 지지를 당부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또 싸움만 이어가다가 결국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해, 유권자들이 대안 선택도 포기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이은 패배로 야권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해도, 승리의 예감에 마냥 들뜨기는 아직 한참 이르다.


◎공감언론 뉴시스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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