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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법농단 혐의' 첫 유죄…뒷말 무성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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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31 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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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2017년 2월 '사법농단' 의혹이 처음 제기되고 약 4년이 지난 시점에 첫 유죄 판결이 나왔다. 그간 법원에서 총 6번의 사법농단 판결이 나왔지만 모두 무죄로 판단됐기 때문에, 이번 유죄 판결의 의미는 남달랐다.

지난 23일 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관련 판결을 내리며 약 1시간 동안 사법행정권 범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해석을 설명했다. 판결문 총 458쪽 중 53쪽을 할애했다.

이날 윤 부장판사는 그간의 사법농단 관련 판결들이 일부 재판 개입을 인정하면서도 판사들이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어 이를 남용할 수도 없다며 줄곧 무죄 판단을 내린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해석을 내놨다.

그만큼 이번 유죄 판결의 파장은 컸다. 윤 부장판사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갖는 사법행정권의 범위를 새롭게 정립해 지적할 사무를 통해 재판 독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재판 개입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일반적 직권의 범위를 벗어났더라도 직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이를 '월권적 남용'으로 보고 처벌할 수 있다는 직권남용죄의 확장된 해석도 내놓았다.

판결을 두고 의견은 분분했다.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 법리를 선택적으로 끼워 맞췄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틀에 박힌 법리 해석에서 벗어나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는 입장도 있다.

판결을 떠나서는 물음표가 많다. 판결이 나오기 이전부터 일각에서는 결과를 의심하는 목소리를 냈고, 판결이 나온 후에도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녹취록 논란'이 의심을 키운 모양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정치적인 이유로 반려했다는 의혹이 일자 처음에는 이를 부인했다가 녹취록이 공개된 후 사과했다.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김 대법원장은 자리를 지켰다. 법원 안에서조차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우려하는 지적들이 나왔고, 밖에서는 사법부 신뢰에 의심을 품었다.

이는 결국 '코드 인사' 논란까지 번졌다. 판사들이 통상 2~3년 주기로 근무지를 순환하던 것과 달리 지난 2월 법원 정기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윤 부장판사가 6년 동안 서울중앙지법에 유임한 점이 지적됐다.

나아가 애초 예정됐던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의 선고를 윤 부장판사가 두 차례 연기하자 유죄 끼워 맞추기 판결을 위해 의도적으로 선고 기일을 변경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과연 이번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을 두고 쌓이는 불신들이 판결 자체만을 두고 만들어진 것일까. 김 대법원장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김 대법원장이 주요 판결들에 뒤따르게 될 앞으로의 물음표들에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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