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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리아 "마지막에 본 희망 '미스트롯2'…포기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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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02 16: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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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마리아. 2021.04.02. (사진 = 좋은날엔ENT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에 와서 2년 동안 성과가 나지 않으니까, 고민이 많았어요. 미국에 계신 부모님도 걱정을 하셨죠. 가수 포기 직전까지 갔어요. 부모님에게 '딱 1년만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렸어요. '미스트롯2'만 출연해보고, 결정하겠다고요. 제가 들었던 어떤 장르보다 트로트가 더 슬프게 들렸고, 그게 '한'이라는 걸 깨닫고 있었거든요. '미스트롯'을 보면서 꼭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지난해 12월17일 TV조선 '미스 트롯2' 첫방송. 꼿꼿한 자세로 서 있던 미국인 마리아(21)가 "순정을 다 바쳐서 믿었던 그 사람"이라며 주현미의 '울면서 후회하네'의 첫 소절을 간드러지게 뽑아내자마자, 스튜디오가 들썩거렸다. "국적 의심 속출" 등의 자막이 달렸고, 1절이 끝났을 때 외국인 참가자 '최초 올 하트'를 받았다.

최근 충무로에서 만난 마리아는 "정통 트로트를 좋아하는데, 가사가 어려워서 한국인 친구에게 물어보며 뜻을 알아갔어요. '목포의 눈물' '황성옛터' '낭랑 18세'를 좋아한다"며 한국 옛날 가요 이름을 줄줄이 읊었다.

영화 '귀향'(2015)에서 흐르던 국악 선율에 빠진 이후 음악을 찾아 듣다가 트로트에 매혹됐다. '신사동 그 사람' 등 여러 방송에서 부른 노래의 원주인공인 주현미를 유튜브를 통해 알았고, 좋아하게 됐다.

사실 마리아는 동물을 좋아하는, 수의사를 꿈꾸던 소녀였다. 강아지, 햄스터, 기니피그, 물고기 그리고 오리를 키웠다. 약 3년 간 채식주의자로도 지냈다. 달걀, 유제품도 먹지 않는 비건이었다. 화학, 수학 과목도 좋아했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악은 어릴 때부터 흥미가 있었다. 마일리 사이러스, 아리아나 그란데 등을 좋아했다. 특히 그란데의 예쁜 음색, 고음이 신기하고 좋았다. 그렇게 음악을 계속 듣다가 유튜브에서 K팝이라는 신대륙을 발견했다.

마리아는 "엑소 '콜 미 베이비', 레드벨벳 '아이스크림'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너무 멋있고 신났어요. 오랜만에 춤을 추고 싶게 만드는 노래들이었다"면서 "완벽한 춤이었고, 너무 멋있고 예쁜 가수들이었어요.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이후에 방탄소년단을 비롯 다양한 K팝을 듣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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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마리아. 2021.04.02. (사진 = TV조선 '미스트롯2' 캡처) photo@newsis.com
이후 점차 한국에서 가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부풀기 시작했다. 마침내 2018년 3월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첫 방한이었다. "밤에 도착을 했는데 길이 넓고 깨끗했던 기억이 나요. 작은 차(다마스로 추정)를 봤는데 큰 미국 차와 달리 너무 귀여운 거예요. 하하."

K팝을 좋아하기 이전에도 한국에 대한 호감이 컸다. 할아버지가 6·25 참전 용사였고 이모의 아들은 주한미군이었다. "할아버지는 6·25 참전을 자랑스러워하셨어요. 만약에 군인을 하지 않았으면, 한국에 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씀도 자주 하셨죠."

처음 홍대에 자취방을 얻었으나, 한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홍대에서 버스킹을 하며 볼빨간 사춘기, 에일리의 노래를 불렀으나 반응이 크지 않았다.

유튜브에 K팝 커버 영상을 올리면서 사람들이 점차 주목하기 시작했다.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6'와 '유학소녀'와 JTBC '히든싱어6'의 김완선 편 등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반짝 이슈가 될 뿐, 활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의 고기 위주 식문화로 인해 채식도 포기했다.

한국에서 마지막 기회라 여기던 '미스 트롯2'이 마리아에게 다시 희망을 줬다. 유력한 결승 진출 후보였던 마리아는 아쉽게도 최종 12위에 그쳤다. 하지만 팬들이 크게 늘었고, 소속사도 생겼다. 가수 이도진 등이 속한 좋은날엔ENT에 새로 둥지도 틀었다.

마리아의 한국 활동이 또 기대되는 이유는 그녀의 탁월한 한국어 실력 때문이다. 미국에서 독학한 2년을 포함 약 5년간 한국어 공부를 했는데 '그냥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한국의 한(恨)이라는 정서를 공감하며 정확한 발음으로 트로트를 소화하는 모습에 혀를 내두르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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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마리아. 2021.04.02. (사진 = 좋은날엔ENT 제공) photo@newsis.com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힘든 일인데, 한국어는 즐거워요. 특히 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영어의 A는 상황에 따라 '아' '에' '애' 등 발음이 다 다를 수 있는데 한국어의 'ㅏ'는 항상 'ㅏ'로 발음하잖아요. 존댓말과 반말 그리고 나이를 열아홉살처럼 한글로 쓸 때는 '살'을 붙이고, 90세처럼 숫자로 표현할 때는 '세'를 붙이는 것이 어렵긴 했어요."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아이돌 중심의 K팝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트로트도 세계에서 통할까. 마리아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선곡을 잘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영어 노래였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사엔 외국인이 듣기에 편한 발음이 많았죠. 트로트를 영어로 번안해서 부르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마리아는 단순히 노래만 부르지 않는다. 작곡 공부도 열심이다. 최근 미디를 이용한 작곡 작업해 푹 빠져 있다. 마리아는 "미국 팝은 주로 코드 네 개를 고르고 그것을 변형하는데 K팝은 더 역동적이고 기승전결이 분명하며 애교적인 요소가 많다"고 봤다. "작곡 실력이 더 좋아지면 제가 만든 곡들을 앨범에도 싣고 싶어요. 헤이즈 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 콘서트를 여는 것도 꿈이다. 월드 투어도 돌고 싶다. "(미국 북동부의) 코네티컷이 고향인데,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이거든요. 그곳에서 콘서트를 열면 행복할 거 같아요. 트로트 매력도 전해야죠"라며 웃었다.

한국에 첫발을 내딛고 인천대교를 건너며 희망을 품던 3년 전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많이 힘들 거야. 하지만 포기하지 마! 음악이 계속 함께 할 거니까."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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