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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희연 서울교육감 "성소수자 보호, 동성애 조장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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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03 00:09:00  |  수정 2021-04-12 09:20:56
"서울 학생인권조례 10년…성소수자 차별 금지해야"
"인권조례=동성애 부추긴다'는 해석 이제는 넘어야"
"고교서열화 해소하려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필요"
"고교학점제 도입 위해 수능 바꿔야…논·서술형 요구"
"자사고·국제중·석차백분율제 폐지 '3대 개혁'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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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3. kyungwoon59@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성소수자 학생의 보호를 명문화한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두고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 2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성적 정체성에 대한 차별 금지 조항을 '동성애에 대한 부추김'이라고 해석하는 단계는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오는 2023년까지 적용될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내놓고, 지난 1기 계획에 없던 '성소수자 학생'의 보호와 지원을 명문화했다. 성소수자 학생들을 차별과 혐오 피해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조 교육감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굳어진 고교 서열화 체제를 바꿔야 한다"면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하향 평준화'라는 시선에 대해서는 오는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안착시키겠다며 안심할 것을 당부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교사의 수업시수 감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자격고사화 또는 논·서술형 형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인터뷰 도중 사진 촬영을 위해 지구 온도를 1.5도 내리자는 취지의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벗어 보이기도 했다. 교육청은 생태전환 교육을 강조하며 최근 본청 화장실에서 종이타월을 없앴다.

지난 2일 교육청 9층 교육감실에서 이뤄진 인터뷰는 마스크 착용, 칸막이 설치를 통한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됐다.

다음은 조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 성소수자 학생을 보호하겠다고 명시했다.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부추긴다'는 반발이 나오는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지 10년 가까이 됐다. 조례에는 지역, 종교, 성별, 성 정체성에 대해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제가 이해하는 학생인권조례의 정신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차별 금지 조항을 '동성애에 대한 부추김'이라고 해석하는 단계를 우리 사회가 이제는 넘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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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인터뷰하는 도중 사진 촬영을 위해 지구온도환경을 1.5도 내리자는 취지의 마스크를 벗어 보여주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2021.04.03. kyungwoon59@newsis.com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은 이른바 일류 대학에 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있다. 학부모들이 수능에 최적화된 학원형 입시 교육을 학교가 해 주길 바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입시 교육에 최적화된 상위 고교에 가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우리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일류 고등학교, 일류 대학에 가고 이를 기반으로 좋은 직장에 가는 서열화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하향 평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찮은데.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라는 교육 정책의 큰 전환이 있다. 모든 학부모의 자녀가 하향 평준화된 학교가 아닌 평등한 고교에 다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과제다. 자사고에서 누릴 수 있던 교육을 고교학점제 정책을 통해 모든 고교에서 실현하도록 하는 과제가 저희에게 있다. 학부모들이 기존의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이 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을 믿고 신뢰해주셨으면 한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현행 수능 체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맞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평가의 방식도 전환돼야 한다. 평가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결국 점수 따기 좋은 과목으로 학생들이 몰려 왜곡이 이뤄지고, 학생들이 적게 듣는 소인수 과목은 절멸한다. 입시제도 개혁이 필요하고, 고등학교 지필고사의 절대평가와 수능의 자격고사화 또는 논·서술형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제가 교육감으로 지난 6년을 보내면서 느끼는 점은 또 있다. 선진국형 개혁을 위해서는 서열화된 대학 체제의 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듣는 학생 수가 적은 과목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1일 방문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당곡고에서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며 우려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진로, 진학 방향에 따라 선택과목이나 학점 취득을 지도하는 CDA(교육과정·진로진학 전문가, Curriculum Design Adviser) 역할을 해야 한다. 교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수업시수 감축을 포함한 변화가 필요하다. 소인수 과목 강사를 구하기 어려운 점도 함께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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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3. kyungwoon59@newsis.com
-논술형 수능과 관련해 한국형 바칼로레아(KB)를 제안했는데.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도입한 국제 바칼로레아(IB)를 도입하려면 1000만원이 넘는 로열티를 스위스에 소재한 IB 사무국에 지급해야 한다. 영어 외에도 전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과목이 하나 더 있어야 하는데, 이 경우 외국어고가 유리해 고교 서열화가 강화될 수 있다. IB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평가 방식이 도입되는 것이 필요하다.

지식을 암기해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에서 앞으로는 하나의 주제를 갖고 다양하게 창의적 사고를 촉발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돕는 시험 문제 유형을 학교급별로 모아 선생님들에게 공유하는 식으로 IB를 직접 도입하기보다 우리식으로 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

-평가 방식 외에도 토론식 수업을 확산할 방안이 있다면.

"서울의 모든 학교가 한 개 이상의 해외 자매학교를 만들어 공동수업을 활성화했으면 한다. 이런 경우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할 수 없다. 우리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주제를 갖고 토론을 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은 자유권의 침해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집회·시위의 금지가 인권 관점에서 타당한가'를 주제로 말이다. 과거에는 거리의 장벽이 있었지만, 이제는 원격수업이 도입돼 극복됐다. 언어의 장벽도 실시간 동시 번역 프로그램이 나왔다. 이를 통해 IB를 직접 도입하지 않고도 국제화를 활용한 수업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

-등교 확대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만만찮고, 학교에서도 학생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저는 학교가 코로나19의 절대적인 안전지대가 아니라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학교'를 안전지대라고 생각한다. 등교 개학 시기 110개교의 현장 준비상황, 확진자 다수 발생 지역 학교 22개교의 점검을 완료했다. 학생 100명 이상이 입실한 기숙사 20개교를 대상으로 환경검체 검사를 통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계 당국과 합동 단속을 월 1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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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3. kyungwoon59@newsis.com
매일 아침 10시면 전날 학생 확진자 수를 보고받는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 등교 수업도 부침을 겪는다. 최근 확산 추세를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그렇지만 학교가 지난해 코로나19 경험을 통해 철저한 방역과 원격수업 체계를 얻었듯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다른 감염병이 오더라도 안정된 기조에서 학업 여건을 이어나갈 수 있는 준비 역량을 학교가 갖췄다고 자신한다."

-스스로 '대안 교육감'이 되겠다고 강조해왔는데 구상하고 있는 정책이 있는가.

"저는 대안 교육감이 된다는 이름으로 현재의 교육체제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도를 개발하려 노력을 해 왔다. 공영형 사립학교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학 정책 중 하나로 공영형 사립대학 방안이 있었으나 구조조정 대상 대학을 살린다는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저는 공영형 사립유치원 모델을 만들었다. 사립유치원에 공립 유치원 수준의 재정 지원을 하고 운영과 지배구조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공익 이사를 3분의 1에서 2분의 1 정도 수용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어서 공영형 사립 중·고등학교 모델을 만들었다.

아울러 '통합복지'에 대한 새로운 틀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6년을 재직하는 동안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원하는 교육복지 정책이 너무 파편화돼 있고 주무 부처도 제각각이다. 올해부터 중·고교 신입생에게 입학준비금 30만원을 지급하는 것도 자치구의 무상교복 지원 제도를 교육청이 창의적으로 재구조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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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3. kyungwoon59@newsis.com
-남은 임기가 1년 남짓인데, 목표하는 바가 있다면.

"현재의 대입제도와 대학 학벌 체제를 허물고 '교육이 성공의 길이 아니라 성장의 길'이 되는 미래를 만들고 싶다. 대입과 수능의 블랙홀이 초·중등교육을 왜곡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한사람 한사람이 존중받고 성장하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 중학교 절대평가제의 확고한 정착을 위한 '석차 백분율제' 폐지 등 3대 제도개혁 과제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법원 판결로 '평가를 통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난관이 조성됐지만,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전환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우리 아이 하나하나가 온전하게 성장해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 사회 공동체에 헌신하면서 인간답게 사는 교육과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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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명함. '일등주의 교육을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는 오직 한 사람 교육으로'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2021.04.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주요 약력

▲1956년 전북 정읍 출생 ▲서울 중앙고 ▲서울대 사회학과 ▲연세대 사회학 박사 ▲1990년 3월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1991년 12월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 ▲1997년 9월 참여연대 정책위원장·협동사무처장 ▲2012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2014년 7월 제20대 서울특별시교육감 ▲2018년 7월 제21대 서울특별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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