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음문석 "안녕? 나야! 통해 성숙...이타심 많이 느꼈죠"

등록 2021.04.13 12:35:2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학폭 가해자 연기, 피해자만 생각해며 임해"

"로코도 해보고파…멋보단 서민적 캐릭터"

[서울=뉴시스]배우 음문석. (사진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제공) 2021.04.13.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음문석. (사진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안녕? 나야!'를 하기 전에는 39살이었는데 작품을 하고 40살이 됐습니다. 하하. 작품을 하는 6개월 동안 좀 더 성숙해진 것 같아요."

배우 음문석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를 통해 더욱성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한 '안녕? 나야!' 인터뷰에서 "욕심, 허상, 꿈 이런 것만 쫓다가 내려놓고 뒤돌아보는 캐릭터 안소니를 연기해서 그런지 여유도 생기고 성숙해진 느낌을 받았다. 저한테는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준 작품"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안녕? 나야!'는 연애도 일도 꿈도 모두 뜨뜻미지근해진 37세 반하니(최강희)가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17세의 반하니(이레)를 만나 '나'를 위로해 주는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음문석은 17살 하니와 37살 하니를 만나면서 점차 변화를 맞는 갑질 대표 톱스타 안소니를 연기했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현실감을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극이 진행될수록 안소니의 감정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해 관심을 끌었다.

드라마는 '어른을 위한 힐링 동화'라는 수식어와 함께 시청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일상에 지쳐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성인들에게 한 템포 쉬어갈 계기를 주었다는 이유였다.

배우로서도 시청자들처럼 힐링된 부분이 있었는지 묻자 "저는 작품에 임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제가 맡은 인물로서 세상을 바라볼 준비를 해야하는데, 단 몇 개월 안에 해야하다보니 정말 힘들다. 그런데 그 스트레스가 나쁘다기보다는 정말 좋은 스트레스다. 기분 좋은 자극을 만들며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극중 안소니가 스트레스 속에서 어떤 행복을 만들어내듯이, 그 에너지가 저한테도 와서 나중에는 저도 힐링되면서 드라마도 끝이 났다"고 답했다.

음문석은 안소니를 연기하면서 성장한 부분이 있는지 묻자 "이타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 생각하지 않고, 나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 상대는 말하지 않지만 가슴에 품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이타심이 중요하구나 싶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

음문석은 '안소니'를 연기하면서 작품에서 첫 주연 타이틀을 달게 됐다. 부담되진 않았는지 물었다.

그는 "주인공이라기보다는 '안소니'라는 캐릭터의 성장 과정에 집중했다. 캐릭터 자체가 코믹한 부분이 많았는데, 많은 트라우마가 있는 친구구나 싶었다. 안소니가 겪는 상황이 코믹한 것이지, 이 친구 자체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만 했고, 그 부분은 코믹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매력을 느꼈다"고 답했다.

실제 자신과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는 "저하고 맞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제가 서울에 처음 와서 느꼈던 강박 같은 게 있었다. 나를 찾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내가 사람들에게 친구가 되어야한다는 그런 강박. 그런 부분이 비슷했다"고 답했다.

안소니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밝혀지면서 극 후반부에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내려놓는다. 해당 장면이 방영될 즈음 실제 연예계 학폭 논란이 거세져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음문석은 철저히 피해자들의 입장만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폭 이슈가 터지기 전부터 대본에 있던 내용이긴 했다. 촬영할 때는 사회적으로 문제 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어떤 신보다도 제일 많은 심혈을 기울여 어떻게 연기하는 게 좋을까 고민했던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저는 실수 없이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요한 피해자만 생각하면서 연기해야겠다 싶었다. 내 감정에 집중하는 순간 오히려 피해자분들께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사과하는 마음으로, 제일 진정성 있게 해야 된다는 생각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배우 음문석. (사진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제공) 2021.04.13.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음문석. (사진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제공) [email protected]


음문석은 앞서 선보인 캐릭터에는 '코믹'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안녕? 나야!' 제작발표회에서 코믹을 빼고 연기하겠다는 공약(?)을 걸기도 했다.

스스로 얼마나 지켰는지 궁금해하자 음문석은 "저도 100% 만족은 못 하지만 70% 정도는 잘 이행한 것 같다. 웃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한 건 단 한번도 없었고 항상 진지하게 임했다. 다만 안소니라는 캐릭터 안에서 음문석만의 블랙 코미디 같은 걸 만들고자 시도해봤다. 저는 해봤는데 시청자분들이 만족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시도였냐는 질문에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다른 것을 시도한다기보다는 '매력 있는 캐릭터'에 포커스를 잡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극중 반하니(최강희)와 한유현(김영웅), 안소니의 삼각관계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안소니와 반하니의 로맨스는 많이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안소니의 입장에서 아쉬움은 없었는지 묻자 "작품에 들어갈 때 각각의 역할을 생각해본다. 전 축구로 생각하는데, 윙인지 공격수인지 미드필더인지 골키퍼인지 생각한다. 이번에 안소니는 미드필더라는 생각을 했다. 연결해주는 역할. 제가 주가 되어 공격하는 캐릭터란 생각을 안 해서 그런지 로맨스에 대한 아쉬움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출연 중인 예능프로그램 '티키타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음문석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생각했었는데 전 원래 말하는 걸 좋아한다. 이것에 이질감이 있었다면 예능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음문석이 일상에서 하는 말들, 대본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합을 맞추고 있는 탁재훈, 김구라에 대해선 "연기로 치면 최민식, 송강호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많이 배우면서 열심히 티키타카하고 있다"며 웃었다.

음문석은 빛나는 조연을 거쳐 주연까지, 다양한 캐릭터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향후 해보고 싶은 장르는 없는지, '안녕? 나야!'에서 못 이룬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할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그러자 "로맨틱 코미디물도 한번 해보고 싶다. 음문석스러운 느낌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제가 멋있고 이런 것보다는 저랑 어울리는 서민적인 캐릭터로 해보고픈 생각"이라고 밝혔다.

드라마에서 반하니가 20년 전의 반하니를 만난 것처럼 음문석이 그 상황에 부닥치면 어떨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음문석은 "지금 지나가는 1분, 1초도 조심해서, 날 위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드라마를 봤던 것 같다. 그래서 가슴 찡했던 부분도 많다. 20년 후의 저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잘 살아왔고, 장하고, 후회하지마, 너한테는 최선이었어'라고 해주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의 꿈에 관해 묻자 음문석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한테 꿈이 뭐냐고 하면 꿈이 없다고 한다. 건방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제가 어디까지 몰라서 꿈의 커트라인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앞으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서 양파처럼 까도까도 새로운 매력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웃어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