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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앞에 놓인 두 가지 선택지…제3지대냐, 신당 봉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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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18 06:00:00
국민의힘, 의원 결의로 야권 통합신당 탄력
야권통합 헤게모니 싸움도 본격화 될 양상
'국민형제' 통합 성사되면 야권 재편 구심점
통합주도권 쥐고 제3지대 신당 봉쇄할 수도
尹, 제3지대 합류시 제1야당 무력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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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야권 재편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양상이지만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수싸움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범야권의 합종연횡에 따라 차기 대선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금태섭 전 의원이 어느 쪽과 전략적 '동맹'을 맺을지도 주목된다.

정계개편을 앞둔 야권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으로 관측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을 통해 이른바 '국민형제'가 통합주도권을 쥐고 제3지대의 신당을 봉쇄할 것인지, 아니면 제3지대의 신당 출현이 야권에 지각변동을 일으켜 제1야당의 힘을 무력화할 것인가다.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에 속도를 내는 이면에는 범야권의 통합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을 깔아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당 일각에서 통합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흘러나왔지만,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만큼 야권 통합신당에는 이전보다 탄력이 붙게 됐다. 국민의힘에서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와 합당 중 우선순위를 놓고 한때 혼선도 있었지만 통합 논의가 빨리 진행되면 선(先) 통합 후(後) 전당대회, 반대로 협상이 늦어지면 전당대회를 먼저 치르는 쪽으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당은 당원을 상대로 합당에 관한 내부 의견수렴을 다음 주 후반께 마치는 대로 합당 시기와 절차 등을 당 지도부에서 최종 결정한다.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 국민의힘과 합당 추진을 공언했고, 별도의 지분 요구도 하지 않기로 한 만큼 두 당의 통합에는 큰 장애물이 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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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구시당 당원간담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16. lmy@newsis.com
오히려 중도 실용을 추구하는 당 노선을 보수 색채가 여전한 국민의힘과 합당 과정에서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를 국민의당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종인의 공백'이 발생한 국민의힘이 다시 '영남 꼰대당'으로 회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에선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국민의힘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통합무드가 무르익는다면 국민의당과 합당을 통해 통합주도권을 쥐게 될 공산이 크다. 결국에는 대권행보와 관련된 명확한 입장을 아직 정하지 않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금태섭 전 의원이 구상 중인 제3지대 신당을 봉쇄하는 전략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주목할 만하다. 주 대행은 최근 한 라디오에 "국민의힘 입장으로 볼 때 우리 당이 열린 플랫폼이 돼서 야권 후보를 단일화해 내년에 거대 민주당과 대선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을 향해 "지금까지 우리 대선 국면에서 제3지대가 성공한 적은 없고, 앞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또 제3지대가 당을 만들어서 선거까지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고 만약에 그런 상황이 온다면 이것은 야권 분열 상황"이라고 압박했다.

주 대행의 발언만 놓고 보면 시한은 못박지 않았지만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반드시 야권 통합을 국민의힘 중심으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표면상의 이유는 내년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지만, 한 꺼풀 벗겨 들여다보면 제1야당으로서 장외 세력에게 야권 통합의 주도권을 절대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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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무소속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04.16. photo@newsis.com
탄핵정당, 적폐청산 악연 등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주저하고 있는 윤 전 총장으로선 제3지대 신당을 택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여기에 만약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까지 합류해 제3지대에 힘을 실어준다면 야권 구도는 제1야당 대신 제3지대로 급격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윤 전 총장은 재보궐선거 정국에서도 여당 대신 야당에 민심이 쏠리도록 중요한 국면마다 정치적 메시지를 내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아직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지 않고 유력 정치인들과의 회동을 고사하고 있지만 각계 전문가를 만나며 국정학습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선 이쯤되면 윤 전 총장이 대권에 발을 들여놓은 것과 다름없다고 해석한다.

야권의 다른 대선 주자들과 달리 윤 전 총장은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지지율을 순식간에 따라잡았고, 여야 통틀어 가장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을 가진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지사 등 다른 잠룡들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의 늪에 빠져 침체일로에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 전 총장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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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공동취재사진) 2021.04.02. photo@newsis.com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을 위해 신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다면, 범야권은 제3지대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게 되고, 국민의힘은 사실상 공중분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범야권 통합을 주창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국민의힘이 통합을 주도한다는 기치를 내세워 당내 결속을 다지는 한편, 내부 이탈을 막고 범야권 전체 통합을 이뤄냄으로써 윤 전 총장의 신당이 야권의 정치지형을 흔들 수 있는 공간과 명분을 없애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만약 야권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결집할 경우 윤 전 총장은 정치를 하기 위해 범야권 통합신당으로 들어오거나, 무소속으로 뛸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통합신당에 들어와서 경선으로 승부를 겨루는 게 국민의힘으로서는 좀 더 안전하고 대선 전략을 짜는 데도 유리하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을 통합신당 안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채, 국민의당과 합당에만 안주할 경우 리스크가 따른다. 대권을 둘러싼 내부 경쟁이 가열될수록 유승민계나 안철수계 등 당내 새로운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고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으로선 대선정국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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