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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도공 복지기금은 일반투자자…펀드손실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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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19 06:01:00
한국도로공사, 자산운용사에 소송 제기
"일반투자자에 판매 금지된 펀드 팔아"
1·2심 "일반 투자자 맞다…배상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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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대법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자산운용회사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운용하면서 과도한 투자 권유 등으로 원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손해를 입힌 경우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자산운용회사는 이 사건 원고인 한국도로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공사)이 소유 자산 규모 등에 비춰볼 때 자본시장법상 투자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공사가 유진자산운용 주식회사와 미래에셋증권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소송 상고심에서 약 39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선고를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사의 기금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A씨는 지난 2013년 1월 근로자 복지 증진 등을 목적으로 미래에셋증권에 안정적인 금융투자상품 추천을 요청했다.

미래에셋증권 직원 B씨는 '유진 자랑 사모증권투자신탁 3호(채권혼합-재간접형) 펀드' 등 가입을 권유하면서 해당 상품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고만 설명하고 상품과 관련한 영국 금융감독청의 주의 지침 등은 알려주지 않았다.

이 사건 각 펀드는 집합 투자 재산의 50~55%를 국내 우량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45~50%를 미국 생명보험증권 펀드(TP펀드)에 다시 간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앞서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이 사건 펀드 설정 전인 지난 2011년 11월 "TP펀드와 같은 상품은 복잡하고 높은 위험이 있어 소매투자자들에게 적합하지 않고 상품 특성상 그 유통시장이 제한돼 환매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유동성 등이 존재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된 지침을 발표했다.

A씨가 3호 펀드의 위험요인으로 기재된 유동성 위험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요구했지만 B씨는 "관련 내용은 통상의 금융투자상품 설명서에 포함된 내용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공사 상급자들에게 3호 펀드가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보고했고 공사는 50억원 상당의 3호 펀드를 매수했다.

이후 공사는 이 사건 4~6호 펀드 역시 안정적인 금융투자상품인 것으로 알고 각각 36억원, 20억원, 36억원 상당을 매수하고 펀드에 가입했다.

이 사건 TP펀드를 운용하던 매니징 파트너스 리미티드(MPL)사 이사회는 공사가 3~4호 펀드에 가입한 이후인 지난 2013년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증가로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해 2013년 4월 이후 TP펀드 모든 환매를 중단하기로 하고 향후 유동성이 회복되면 환매 허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환매중단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유진자산운용은 이 같은 사실을 미래에셋증권에 바로 알리지 않았고 공사가 추후 5~6호 펀드에 가입한 이후에야 미래에셋증권에게 이 사건 환매중단 결정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측은 "이 사건 TP펀드는 전문투자자용 해외집합투자기구로 등록돼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될 수 없음에도 자산운용사들은 해당 펀드 가입을 권유했고 이에 따르는 위험도 설명하지 않았다"며 "TP펀드 환매중단 결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투자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일반투자자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는 등 기망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공사가 일반투자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이 사건 펀드가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되는 것이 금지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이 사건 펀드의 경우 49인 이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집합투자기구인 만큼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집합투자재산의 50% 범위 내에서 이 사건 TP펀드와 같은 외국 집합투자기구에 재간접투자하는 것이 허용된다"며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되는 것이 금지됐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2심 역시 "일반투자자인 공사에 이 사건 펀드의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볼 수는 없으나 자산운용사들이 공사의 투자 목적 등에 비춰 적합하지 않은 투자 권유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이 사건에서 발생한 투자 권유를 하면서 자본시장법상 적합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래에셋대우의 금융상품 소위원회 당시 위원들도 '이 사건 TP펀드의 복잡하고 높은 위험을 고려할 때 TP펀드에 재간접투자하는 이 사건 각 펀드는 전문투자자만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피고들은 연대해 70%를 배상하라"고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전문투자자의 범위는 자본시장법과 그 시행령에 따라 명백하게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원고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전문투자자로 규정하고 있는 '법률에 따라 설립된 기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셜명했다.

 이어 "원고가 전문투자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결론은 정당하다"며 "피고들의 배상 책임을 동일하게 70%로 제한한 원심 판단에도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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