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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日오염수, 美 관심을" vs 케리 "개입 부적절"

등록 2021.04.18 16: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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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日오염수 방류 결정 심각한 우려 전달"

日 투명·신속한 정보 제공토록 美측의 관심 당부

케리 특사 "IAEA-일본, 협력 확신…이행이 관건"

美국무부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른 접근" 입장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방한 중인 존 케리(John F. Kerry)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4.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방한 중인 존 케리(John F. Kerry)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한미 양국이 확연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방한중인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에게  한국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미국 측의 중재를 요청했지만 케리 특사는 '개입 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의 문제점을 알리고, 일본을 상대로도 오염수 관련 정보 제공 등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당장 동맹국인 미국을 설득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어 국제 공조를 이끌어내기까지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정 장관은 17일 한국을 방문한 케리 특사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갖고, 일본 오염수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아울러 일본이 국제사회에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할 수 있도록 미국 측이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발전소에서 나온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실제 방류는 장비 건설과 관계 당국의 심사·승인 절차 등으로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오염수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국대사관 제공) 2021.04.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국대사관 제공) 2021.04.18. [email protected]

하지만 케리 특사는 만찬 다음 날 IAEA와 일본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미국의 개입은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케리 특사는 18일 오전 서울 시내 호텔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일본 정부가 매우 엄격한 절차를 요구하는 IAEA와 충분히 협의했다고 확신한다"며 "일본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영향이 투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협력을) 계속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관건은 일본이 IAEA와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IAEA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핵심은 조율이다"고 했다. 이어 IAEA 검증에 대해서도 "우리는 IAEA의 원자력 안전 기준과 규범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케리 특사는 '일본을 설득해 한국 정부가 요구한 충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미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IAEA의 (검증) 능력과 일본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방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당장 (개입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미 진행되고 있고, 명확한 규칙이 있는 과정에 뛰어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가 다른 국가들처럼 감시해야 할까? 절차가 잘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하느냐? 물론이다. 우리도 관심이 있다. 그러나 공식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케리 특사는 오염수 방류에 따른 미국인의 건강에 미칠 우려를 묻는 질문에는 "물론 우리 모두 우려를 갖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IAEA를 갖는 이유다. IAEA와 함께 일하면 상당한 투명성이 보장된다"며 "다만 우리는 (오염수 방류) 이행 과정에 공중 보건에 위협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국가처럼 지켜보고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특사의 입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된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른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일본의 발표 직후 트위터에 "일본이 처리수 결정을 투명하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도 성명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보유한 물의 양이 많다는 점은 독특하고 복잡한 사례지만, 일본의 결정은 국제적으로 관행에 부합한다"며 일본을 지지하고 나선 상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로 부터 신임장을 받고 있다. 2021.04.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로 부터 신임장을 받고 있다. 2021.04.14. [email protected]

이처럼 미국과 IAEA가 오염수 문제에서 일본 정부 지지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일본으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기 위한 국제사회 차원의 전방위 압박 노력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열린 신임장 제정식에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에게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이례적으로 우려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에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하는 등 외교전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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