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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송 각하한 법원…"박근혜·아베 합의 부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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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22 10:02:13
1차 소송 '원고 승소'…2차 소송은 '각하'
일본 주장 '국가면제 원칙' 다르게 해석
2차소송 "합의 효력은 현재까지도 유효"
일본 교섭 포함 대내외 노력 필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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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8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기자회견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1.04.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두번째 손해배상 소송을 법원이 각하 결정한 가운데, 해당 재판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해석도 첫번째 판결과 달리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민성철)는 전날 고(故) 곽예남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각하 판결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이번 각하 판단은 법원이 지난 1월8일 위안부 할머니 등에 승소 판결을 내리며 일본 정부가 각각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과 배치된다.

1차 소송에서는 '국가면제 원칙'을 배척했지만 2차 소송은 이를 받아들인 부분이 두 판결의 차이를 가른 주된 근거가 됐다. 국가면제 원칙은 '주권 국가는 타국 법정에서 재판받을 수 없다'는 원칙이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권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다르게 해석한 것도 두 위안부 소송에서 정반대 결론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1차 소송에서는 해당 합의가 피해를 입은 개인에 대한 배상을 포괄하지 못해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함하지 못했고 협상력과 정치적 권력을 갖지 못하는 개인에 불과한 원고들이 소송 외에 손해를 배상받을 방법이 부족하다고 봤다.

하지만 2차 소송은 해당 합의가 '외교적 보호권'의 일반적인 요건을 갖췄다고 봤다. 외교적 보호권이란 '위법행위를 당한 피해자 국적의 국가가 가해국가를 상대로 피해 구제를 위해 외교적으로 행사하는 국가 권리'를 뜻한다.

해당 합의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일본 정부 차원의 조치를 내용으로 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대체적 권리구제수단을 마련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합의 내용에 일본 정부 차원의 사죄와 반성 내용이 담겨 있고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을 통해 현재까지 전체 피해자 240명 중 99명(41.3%)에게 현금지원 사업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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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기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1.04.21. dadazon@newsis.com
2차 소송 재판부는 비록 2019년 여성가족부에 의해 화해치유재단 설립 허가가 취소됐더라도 이는 재단 활동을 더이상 할 수 없다는 의미로 국한될 뿐이고 국가면제를 부정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종 합의안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등 내용과 절차에 일부 문제는 있으나 이런 사정만으로 합의가 외교적 보호권 행사에 관한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를 '정치적 합의'라고 해석하더라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개인적 합의가 아니라 국가 간 합의이며 피해자들을 위한 대체적 권리구제수단이 마련됐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외교부도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대한민국과 일본 정부 사이의 공식적인 합의임을 인정하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을 의사를 밝히며 이러한 태도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합의가 현재까지 유효하다고 봤다.

이를 종합해 2차 소송 재판부는 국가면제 원칙을 인정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해 권리구제를 받는 것이 어렵더라도 해당 합의를 통한 대체적인 권리구제수단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대체적 권리수단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이상 이를 일본 정부에 대한 국가면제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데 고려해야 하고 위안부 피해자 개인별로 현금 지원 수령 여부에 따라 국가면제 여부를 달리 판단할 수 없다고도 언급했다.

2차 소송 재판부는 "대체적 권리수단이 된다고 본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에 비하면 만족스러운 결과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의에 의해 피해자들의 권리가 소멸됐다고 보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이 추상적인 기준을 제시하면서 국가면제 원칙의 예외를 창설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은 일본과 교섭을 포함해 대내외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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