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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 '노년의 적' 파킨슨병 진행 늦춘다

등록 2021.04.30 14:24:36수정 2021.04.30 14: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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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연구팀, 파킨슨병 환자 697명 분석

"DPP-4 억제제,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 적어"

[서울=뉴시스]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정승호 교수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697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 분석한 결과 당뇨약의 일종인 '혈당강하제(DPP-4 억제제)'를 복용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이 적고 예후도 좋게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왼쪽부터 이필휴·정승호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1.04.30

[서울=뉴시스]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정승호 교수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697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 분석한 결과 당뇨약의 일종인 '혈당강하제(DPP-4 억제제)'를 복용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이 적고 예후도 좋게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왼쪽부터 이필휴·정승호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1.04.30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경구용 당뇨약이 치매, 뇌졸중과 함께 세계 3대 노인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정승호 교수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697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 분석한 결과 당뇨약의 일종인 '혈당강하제(DPP-4 억제제)'를 복용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이 적고 예후도 좋게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697명을 당뇨병이 없는 파킨슨병 환자 558명(A그룹), DPP-4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당뇨 파킨슨병 환자 85명(B그룹),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 파킨슨병 환자 54명(C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DPP-4 억제제 복용 여부에 따른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 정도를 도파민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영상을 통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병 동반 파킨슨병 환자군(C그룹)이 DPP-4 억제제 미복용 환자(B그룹)뿐 아니라 당뇨가 없는 파킨슨 환자(A그룹)보다 도파민 운반체 밀도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도파민 신경세포가 다른 그룹에 비해 적게 소실된 것이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DPP-4 억제제가 파킨슨병에서 신경세포 소실을 예방해줄 뿐 아니라 신경 보호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세계적으로 파킨슨병의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를 보인 약물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DPP-4 억제제가 파킨슨병 진행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중뇌에 위치한 흑질이라는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는 2016년 9만6499명, 2018년 10만5882명, 2020년 11만131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파킨슨병으로 인한 운동 기능 저하 증상은 도파민 보충 약제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병의 진행 경과를 바꾸는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신경학 분야 학술지 ‘뇌’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파킨슨병에서 DPP-4 억제제의 신경 보호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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