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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 결심에도 소비자들은 '싸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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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5-04 10:59:24
홍 회장 보유지분 51.68% 달해…알맹이가 빠진 대국민사과 지적 나와
네티즌들 "경영권 물려주지 않아도 지분은 물려줄 것 아니냐"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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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논란이 된 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공식화했다. 자녀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아 알맹이가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논현동 본사 3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홍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사과를 한 건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가 유일하다.

홍 회장은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했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 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는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남양유업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유가공 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있었던 논란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어 사과했다.

홍 회장은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 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최근 사퇴 수습을 하느라 이런 결심을 하는데 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나날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 번 믿어주고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초 업계에서는 홍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이광범 대표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지만 이날 홍 회장은 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 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또 과거에 발생했던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해명하고 사과 및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하면서 본인의 회장직 사퇴는 물론 경영권의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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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회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은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없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홍 회장이 2선으로 후퇴해도 기업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남양유업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홍 회장 가족인데다 홍 회장 지분이 51.68%에 달하기 때문이다.

홍 회장의 사퇴 관련 기사 댓글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아도 지분은 물려줄 것 아니냐",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 여부에 대한 언급이 빠진 대국민사과" 등 부정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됐다.  

또 그동안의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남양유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던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바꿀 지 여부 등도 포함됐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코로나19 마케팅으로 영업정지를 당할 위기에 처하자 성난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일 정도라면 기업 문화를 근본적인 쇄신안으로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식품업계에서도 홍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모습이다. 사태가 잠잠해지면 다시금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다 2선에서도 기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종공장 영업정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등 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퇴까지 발표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그만큼 남양유업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큰 결심을 하셨지만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막을 수 있을 지, 세종공장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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