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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文, '美대북정책 환영'에도 쉽지 않은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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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5-11 11:35:04
美, 北에 대북 제재 완화 등 '당근' 제시하지 않을 듯
北, 中과 협력 강화하면서 정면돌파 노선 유지 가능성
21일 한·미 정상회담, 韓 정세 가늠할 마지막 시금석
한·미 정상 후 의미 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오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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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남은 임기 1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 긴 숙고의 시간도 이제 끝나고 있다.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을 맞아 진행된 특별회견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마무리한 가운데 한·미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복원의 길을 찾겠다고 밝힌 만큼 북한의 호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미 간 조율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정책에 우리의 입장을 상당히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바라고 있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본 목표로 '싱가포르 선언'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점진적·실용적 접근으로 풀어나가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일괄 타결' 방식의 대북외교를 비판했던 바이든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8년 6월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기로 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점진적·단계적 비핵화를 시사한 점도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완전히 조율된 대북 전략'의 성패를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대북 제재 완화 등 '당근'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다가올 수일, 수개월 동안 북한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려 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북한 역시 지난 2018년 2월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미국에 요구해 왔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없이 협상에 나서기 쉽지 않다. 일부 대북 제재 유예 방안을 논의하더라도 코로나19로 당장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정면돌파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미국이 말하는 '외교'에 대해 "적대 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 좋은 간판"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한 데 대한 반응이지만,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향후 도발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주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찾아내서 해나가자"라고 밝힌 것과 달리 올해는 "남은 임기에 쫓기거나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북 협력 사업을 통한 북미 대화 추동에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대를 완전히 접지 않은 채 "북한이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정세의 반전을 가늠할 마지막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대화 복원을 위한 방안으로 종전선언이나 남북 합작사업 등을 미국에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미국이 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역시 수위를 조절하면 한미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양 정상이 의미 있는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기를 기대해 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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