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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급 아니면 초저가…보복소비도 양극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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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5-13 15:20:05
제일 비싼 거 아니면 제일 싼 걸로
3대 백화점 명품 매출 모두 급증해
3대 명품 매출만 2조5000억원 넘겨
대형마트 등은 최저가 전략에 집중
편의점·e커머스도 최저가에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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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코로나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보복 소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1분기(1~3월)는 이런 경향이 명확하게 드러난 시기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복 소비 특징은 양극화로 요약된다. 가장 좋은 게 아니면 가장 저렴한 걸 산다. 비싼 건 더 비싸게 팔고 싼 건 더 싸게 파는 게 핵심이다.

◇명품과 패션이 주도한 보복 소비

유통업계는 명품이 보복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본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그 돈을 명품을 사들이는 데 썼다는 것이다. 예년보다 기온이 일찍 오르고 나들이 시즌이 시작되면서 패션 부문 매출이 늘어난 것도 고가 제품 소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 3월 백화점 매출은 1년 전보다 77.6% 올랐다. 모든 부문에서 급격한 매출 상승이 발생했다. 아동·스포츠 부문이 109.8%로 가장 많이 올랐다. 명품이 포함된 해외 유명 브랜드 부문이 89%로 뒤를 이었다. 여성 캐주얼(84.5%), 여성 정장(79.8%), 남성 의류(78.2%), 가정용품(60.4%), 잡화(55.4%) 등 명품과 패션이 소비를 이끌었다.

◇3대 백화점 실적 모두 상승

이 같은 소비 흐름은 1분기 백화점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1분기 매출은 4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인 8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배 가량 늘었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7.9% 늘었다. 그중에서도 명품 매출은 58% 늘었다. 남성 패션 35%, 여성 패션 25%, 스포츠 37% 등 패션 부문은 부활했다.

롯데백화점은 1분기 매출 6760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261.3% 뛰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명품 매출은 33.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2월 오픈한 더현대서울과 지난해 문을 연 아울렛 두 곳 등 신규 개점 효과가 나타나면서 1분기 매출 4974억원, 영업이익 760억원을 기록했다. 각 26.7%, 122.3% 증가한 수치였다.

◇에루샤 매출만 2조5000억원

명품 브랜드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3대 명품으로 불리는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3개 브랜드 매출만 2조5000억원에 달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67억원이었다. 2019년 매출은 7846억원이었다. 1년 만에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19억원이었다. 전년(548억원) 대비 177% 늘었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190억원, 영업이익은 1333억원이었다. 이는 전년(3618억원·1150억원) 대비 각 15%, 15.9% 증가한 수치다. 샤넬코리아 매출액은 9295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약 1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샤넬코리아는 다른 명품 브랜드와 달리 면세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면세 사업을 빼고 보면 매출액이 26% 성장했다. 면세 사업의 극신함 부진 속에서도 영업이익은 1491억원으로 2019년(1109억원)보다 34.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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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반대편에 초저가

백화점이 초고급화 전략으로 보복 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면, 대형마트 등 생활밀착형 소매점은 초저가로 고객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마트는 13일 최저 가격 보상 적립데 대상 품목을 기존 500개에서 200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실상 생활필수품 대부분에 이 제도를 적용한 것이다. 최저 가격 보상 적립제는 이 정책이 적용된 제품이 경쟁 업체보다 비싸면 그 차익만큼을 'e머니'로 보상해준다. 이마트는 "앱을 통해 고객이 직접 이마트 가격 경쟁력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마트가 최저 가격 보상 적립제를 선보인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일평균 고객 395명이 적립 혜택을 받고 있으며, 같은 기간 e머니 가입자수는 38만명을 넘기는 성과를 냈다.

◇마트에선 가장 저렴한 게 통한다

같은 달 롯데마트도 생필품 500여개 제품을 최저가로 판매하면서 최저가 대열에 합류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롯데마트GO앱'으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5배 적립해주기도 했다. 롯데마트의 최저가 전략 역시 곧바로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롯데마트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다. 이 기간 상온간편요리(22.9%), 냉동간편요리(21.6%), 통조림(5.6%) 등 최저 가격을 내세운 품목 위주로 매출이 상승했다.

최저가와 거리가 멀던 편의점까지 최저가 전략을 쓰고 있다. 초저가 자체 브랜드(PB·Private) 상품을 내세워 대형마트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CU가 한 봉지에 380원인 라면을 선보인 게 대표적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싼 건 더 비싸게 사고, 싼 건 더 싸게 사는 게 유통업계 대세"라고 했다.

◇e커머스도 가격 낮추기 경쟁중

오프라인 유통 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도 최저가와 유사한 판매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쿠팡이 지난달 2일부터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 배송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도 일종의 최저가 전략으로 풀이 된다. 배송비를 없애줌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물건 값을 낮추는 것 외에도 소비자 비용을 줄여주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했다. 네이버가 판매자를 겨냥해 배송 완료 다음 달 100% 정산 정책을 선보인 것 역시 빠른 정산을 통해 궁극적으로 판매 금액이 낮아질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억눌려 있던 소비가 응축됐다 한 번에 폭발하면서 보복 소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생필품에서는 최저가를 쫓으며 가성비를 추구하고, 명품 등 과시적 소비를 위해 가심비를 고려하는 상반되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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