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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업계, 탄소중립 해법 '소형원전' 화두로…정치권 기류 변화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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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5/16 05:00:00
SMR, 탈원전 기조 흐름 속 필요성 주목받아
기존 대형원전 대비 경제성·안전성 뛰어나
미국 등 정부 지원에 관련 기술 개발 속도
한국서는 당장 정책 기조 변화는 어렵지만
기술 확보 필요에 대한 공감대까진 마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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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송영길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05.14. since1999@newsis.com


[세종=뉴시스]고은결 기자 = 정부의 굳건한 탈원전 기조에 고심하던 원전 산업계가 '소형모듈원전(SMR)'을 화두로 띄우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이 재조명되며, SMR이 세계적 추세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등 주요국은 대형원전에 비해 작은 규모로 경제성, 안전성 등이 이점으로 꼽히는 SMR의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도 SMR의 설계 역량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국무총리 주재 '제9회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는 원자로 기술 개발 현황과 향후 추진 전략'이 발표됐다. 지난달 출범한 '혁신형 SMR 국회포럼'도 SMR 수출시장을 정조준하는 한국형 SMR 개발에 방점을 찍고 사업추진 전략 등을 공유했다.

다만 이는 국내 건설이 아니라 '수출'을 위한 기술 확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급격한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이 가운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SMR을 언급하며 정치권 내 기류 변화에 다시 한 번 시선이 쏠렸다. 송 대표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탄소 중립화를 위해서 SMR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SMR 분야나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원전 폐기 시장 같은 것도 한미가 전략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여당 내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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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소형 원자로 'SMR' 개념도.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작은 크기로 경제성·안전성 높여…2050년까지 1000기 건설 전망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조립식 원전이다. 기존 대형 원전에서 대부분 사고는 배관 등 연결부위에서 생겼다. SMR은 모듈화로 300만여 개 부품을 1만개 수준으로 크게 줄이고, 이를 용기 속에 넣어 일체화했다. 대형원전과 비교해 계통 연결부 사이에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낮춘 셈이다. 사고 시에도 내부에서 냉각되는 시스템으로 수습이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원전보다 용량이 작아 기존의 '집중형 전원'이 아닌 '분산형 전원'으로 구축할 수도 있다. 인구가 분산돼 단일 전력망 구성이 어려운 국가나, 전력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호기당 건설비 투입 규모가 작아 초기 투자 리스크 부담도 줄일 수 있고, 대형 원전 도입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지 않은 국가도 도입이 가능하다.

전력공급 외에 해수담수화, 지역난방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담수 공급에 관심이 큰 중동국가나 저탄소 지역난방을 추구하는 북유럽 국가에서도 관심이 높다.

특히 세계 노후 상용원전은 상당수(48기)가 500㎽급 이하로, 300㎽ 이하의 출력을 가진 SMR은 노후 상용원전의 대체 시장에서 잠재력이 높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에 약 1000기의 SMR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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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4월14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출범식을 가졌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세종=뉴시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소형 원자로 'SMR' 개념도.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나가는 美…한국도 수출 목표로 개발 속도
주요국들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다. 사고 위험성으로 대형원전이 정체되자 SMR에 더 주목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70여종의 SMR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개발 초기 단계로, 일부 국가들이 기술 주도권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SMR을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는 뉴스케일(NuScale)사는 지난해 SMR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해 상용화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9년 뉴스케일사에 지분을 투자했으며, 기자재 납품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한 원전기업 테라파워도 SMR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영국 정부는 롤스로이스가 포함된 SMR 컨소시엄과 합작해 최대 16기의 SMR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러시아는 잠수함, 쇄빙선에 사용하던 소형원전 기술을 근간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고, 선박용 원자로 개발도 계획 중이다. 중국은 국가발전계획위원회에서 원자력발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으며, 일체형 소형원전인 ACP100 및 선박참재용 ACPR50S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연과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주요국들이 SMR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해외 시장을 목표로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원자력연은 지난 1997년부터 소규모 전력생산과 해수담수화를 목적으로 '스마트(SMART) 원자로' 개발을 시작했다.

스마트는 전기출력 110MWe로 대형원전의 10분의 1 수준인 가압경수로형 일체형 소형원전이다. 2012년 7월 원자력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고, 2015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내 호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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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강홍규 두산중공업 부장이 1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패널 발표하고 있는 모습. 2021.05.11. (사진=고은결 기자)


"정책 기조 변화로 보기 어렵지만, 분위기 형성까진 도달한 듯"
관련 업계에서는 SMR 개발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12일 열린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SMR은 안전성과 유연성을 통해 대형 원전에 비해 시장 진입이 용이하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홍규 두산중공업 부장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대형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필요한 가운데 풍력 및 태양광의 기후 조건에 따른 영향을 보완할 수 있는 전원으로 SMR이 최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현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 기조로 SMR 관련 논의가 부진했지만, 정부가 지난해 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달라진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연과 한수원이 '혁신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4000억원의 공동 개발비를 투입해 설계 5년, 인허가 3년 등 개발 기간을 거쳐 2030년까지 원전 수출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아직까지는 이를 정책 변화 가능성과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이 많다. 정부 입장에선 탄소중립을 할 수 있는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기술적 가능성은 확인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말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원자력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정부는 원자로의 약점 중 하나인 안전성 문제 해소 측면에서 SMR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으로, 탈원전 노선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탄소중립을 위해 원자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분위기가 잡힌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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