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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대 신부 "5·18 진상 규명 계속...나는 조비오 신부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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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5/18 06:00:00
광주대교구 대치성당 주임
전두환씨 고발 조신부 명예훼손 법적 투쟁
소화자매원도 맡아 지도 신부로 일해
미얀마 사태 안타까워 연대 위로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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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영대 프란치스코 신부  (사진 출처=조영대 신부) 2021.05.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사회 정의를 위해서, 교육계의 올바른 안정을 찾기 위해서, 사회 복지를 위해서, 가톨릭 성직자로서 정말로 큰 어른으로 살아내셨습니다. 조비오 신부님과 함께 다니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조비오 신부님은 광주에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으셨습니다."
 
조영대 프란치스코 신부(광주대교구 대치성당 주임)는 5.18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삼촌 조철현 비오 몬시뇰 신부(1938~2016)의 조카인 것이 참으로 영광스럽다고 했다.

조철현 비오 몬시뇰 신부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이 총탄에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하고 시민수습위원을 자청했고 신군부에 의해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이후에도 내란 음모 핵심 동조자로 규정되어 감시받았지만, 시국 미사를 집전하는 등 독재 정권에 맞서 싸웠다. 2008년 1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몬시뇰 칭호를 받았다. 2016년 9월 천주교 성 요한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암 투병 끝에 향년 79세로 선종했다.

고인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했는데, 전두환 씨가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다시 논란이 됐다.

이와관련 조영대 신부는 5·18 민주화 운동 관련 시민단체들과 전두환 회고록 출판 관련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전 씨를 고발하고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법적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 중차대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은 생전에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싸우셨던 조비오 신부님이 돌아가셨어도 진상 규명을 위해서 싸우고 계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조비오 신부의 조카'라고 더 잘 알려진 조 신부는 "나는 조비오 신부님의 대리인으로서 싸우고 있다. 나는 조비오 신부님의 아바타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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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 항쟁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의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10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고 조 신부의 조카이자 원고인 조영대 신부가 취재진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05.10. wisdom21@newsis.com

조 신부는 처음부터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을 위해 싸우는 열혈 사제는 아니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대사회적으로 적폐 세력 청산이나 5·18  진상 규명을 위해 강하게 싸우는 쪽으로 양성된 열혈사제는 아니었다"며 "평범한 사제였고 조비오 신부님 조카여서 그러한 세상에 대해 좀 관심을 두고 안타까워했었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전 씨의 회고록이 그 계기가 됐다. "회고록을 통해 조비오 신부님의 명예가 훼손당하면서 강하게 싸우게 된 계기가 됐다"며 "조비오 신부님을 포함에 우리 사제들은 세상에서 모욕과 박해를 당할 때 예수님처럼 이 모든 것을 참아내고 감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헬기로 광주 시민을 가해했다는 부분이 5·18 진상 규명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역사적 소명감에 5·18 시민단체 법률 대리인들과 같이 고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고인이 운영하던 소화자매원도 맡아 지도 신부로 일하고 있다.

"생전에 조비오 신부님이 오래 살지 못하리라 생각하셨던 것 같다"며 "전립선을 비롯해 몸속에 암이 전이됐을 때도 조비오 신부님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몸이 상당히 안 좋다는 이야기를 안 하셔서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몰랐었다"고 조비오 신부의 선종 전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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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영대 프란치스코 신부 (사진 출처=조영대 신부 제공) 2021.05.17. photo@newsis.com

최근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운동 탄압이 41년 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조 신부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그 당시 군부는 자신들의 작전대로 쿠데타가 성공한 듯이 보였지만, 결국 광주 시민들이 피 흘림 속에서도 질서를 지키고 대동단결로 훌륭하게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끝까지 표현했다는 정신이 바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향한 진정한 의미에서 도화선이 됐다"며 "광주의 피 흘림이 이 나라의 민주화 밑거름이 됐다. 촛불 혁명은 광주의 정신이 살아서 꽃을 피워 맺게 된 열매"라고 강조했다.

 "어디서나 민주화로 가는 길은 험난하고 많은 사람의 희생을 요구한다"면서 "지금 미얀마도 그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미얀마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민들과 전 세계 많은 분이 같이 아파하고 미얀마가 참된 민주화로 가는 길에 연대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위로의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고 외롭지만, 광주의 피 흘림이 대한민국의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어 민주화의 꽃을 피웠듯이 미얀마도 이 피 흘림이 반드시 민주화의 꽃을 피워 내리라 믿습니다. 이제는 우리들의 마음으로 연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니 구체적으로 지원 방안을 찾고 국제적으로 힘을 모으는 데도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미얀마가 빨리 민주화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전 세계에 뜻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미얀마를 도와주면 감사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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