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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사드는 왜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됐나…잘못 꿰진 첫 단추

등록 2021.06.13 09:00:00수정 2021.06.21 09: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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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안 한다던 박근혜정부, 급속 추진
사드 레이더 유해성에 성주군민 불신 확대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집권 후 태도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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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뉴시스]이무열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공사 장비 반입을 예고한 14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으로 공사 장비와 자재를 실은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2021.05.14.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물자 반입을 놓고 국방부와 경북 성주군 주민 간 갈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경찰력을 동원해 주 2회씩 물자를 정기 반입하면서 충돌이 우려된다.

주 2회 물자 반입이 정례화되면 이를 활용해 사드-패트리어트 체계 연계 관련 장비가 성주 사드 기지 안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은 사드와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체계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대니엘 카블러 미국 육군 우주 미사일방어사령관은 지난 9일 미 상원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사드와 패트리엇 체계 통합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한반도의 경우 올해 여름에 실전배치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드 업그레이드 계획이 공식화되면 이는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

성주 사드 기지 문제는 어느새 해법을 찾기 어려운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됐다. '매듭을 푸는 자, 아시아를 정복할 것'이라던 고르디우스 왕의 예언처럼 사드가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시아 패권 경쟁의 상징이 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사드 배치는 첫 단추를 꿸 때부터 불안요소를 안고 있었다.

2014년 사드 배치가 처음 거론된 후 박근혜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며 오랜 기간 3NO(사드 관련 요청, 협의, 결정 없음)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다 2016년 1월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같은 달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대국민 담화에서 사드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해 3월4일 사드 배치 논의를 위한 한미공동실무단이 공식 출범했고 7월8일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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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뉴시스] 박홍식 기자 = 1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기지로 한미 장병들이 사용할 생필품을 실은 미군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2021.05.18 phs6431@newsis.com

이 같은 속도전은 반발을 초래했다. 양혜원(고려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 수료)은 '한국과 일본의 사드 배치 과정 비교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박근혜 정부는 줄곧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다가 지나치게 짧은 시간 만에 배치를 완료했다"며 급격하게 바뀐 사드 관련 입장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와 성주군 간 갈등은 2016년 7월13일 사드 배치 부지가 발표되면서 본격화됐다. 배치 장소가 성산포대로 정해지자 성주군과 주민들은 이를 규탄하며 격렬하게 반대했다. 국방부는 한미공동실무단 현장 실사를 바탕으로 같은 해 9월30일 사드 배치 입지를 성산포대에서 성주골프장으로 변경했다.

사드 부대 입지 변경은 주민 반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국방부와 성주 주민이 충돌했다.

국방부는 일정하게 거리를 두면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설명했지만 성주군과 주민들은 지속적인 노출은 인체에 유해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성주군과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괌 앤더슨 공군기지와 일본 교토 교가미사키 사드 레이더 기지에서 측정된 전자파를 공개하면서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속적인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며 국방부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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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뉴시스]이무열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공사 장비 반입을 예고한 14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모여든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경찰이 해산시키고 있다. 2021.05.14. lmy@newsis.com

사드 설명회는 파행을 거듭했고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성주 현지에 갔던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차 안에 약 6시간 동안 갇히는 수모를 겪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중앙과 지방간 사드 배치 갈등 분석: 협상론적 시각에서' 논문에서 "성산포대에서 성주골프장으로 입지를 이전함으로써 일부 주민들의 한과 응어리를 풀어주려고 시도했으나 전자파에 있어서 주민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공개하지 못하고 정부에서 정한 기준과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의혹 해소와 한풀이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성주군 상황은 일본 사례와 대조를 이룬다.

일본은 2003년 일찌감치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어 약 2년 만인 2005년 9월 아오모리현 샤리키 기지에 사드 레이더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배치 지역 발표 후 1년 정도 유예기간을 뒀다. 일본 방위상과 부장관이 샤리키 지역을 수시로 방문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설득했다. 주민설명회도 8차례 개최했다. 샤리키가 속한 아오모리현은 전문가 검토회를 자체적으로 구성해 별도로 배치에 따른 영향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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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뉴시스] 박홍식 기자 = 2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주한미군 사드기지 입구에서 주민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사드철회 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정부와 주일미군은 사드 X밴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일본 샤리키 기지 주변 주민은 매년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비용은 일본 정부와 주일미군이 분담한다.

샤리키의 경험을 살린 일본은 2번째 배치 때는 배치 기간을 단축하고 주민 반발을 방지했다. 2014년 일본에서 2번째로 사드 레이더가 설치된 교토 교가미사키 지역의 경우 배치 계획 발표 후 약 3개월 만에 배치지역으로 확정됐다. 주민설명회는 샤리키 때보다 더 자주(약 12차례) 열렸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사드 레이더 배치가 완료됐다.

반면 성주군에 대한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주군은 2017년부터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등에 고속도로·경전철 건설, 국도 30호선 확장, 참외 군부대 납품 등 9개 정부지원 사업을 요구해왔다.

성주군이 요구한 주요 지원사업은 ▲8000억원 규모의 대구∼성주간 고속 도로 건설 ▲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구∼성주간 경전철 건설 ▲대구∼성주간 국도 30호선 병목지점 교차로 개설(120억원 지원) ▲초전면 경관정비 및 전선 지중화 사업(25억원 지원) ▲성주참외 군부대 납품 ▲제3하나원 건립 우선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관광자원 개발 ▲풀뿌리 기업육성 등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완료된 사업은 권역별 농산물선별센터 건립, 초전대장길 경관 개선, 소규모 지방도 확장 공사 등 3건(200억원)이다. 환경영향평가 역시 답보 상태다.
 
앞으로 성주지역 사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야당으로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성주군민 편에 섰던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집권 중인 현재는 사드 기지 물자 반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충돌에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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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좌 농성하는 주민들 (사진=사드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전에 사드에 대한 국회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비준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문 대통령 당선 후에도 사드 부지 공사가 계속됐다. 게다가 사드 발사대가 성주군에 추가로 반입되기까지 했다.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송영길 의원은 2017년 대선 직전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 자격으로 영국 BBC방송 중문판과 인터뷰를 갖고 사드 배치 중단을 촉구했다.

송 대표는 당시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많이 악화됐다"며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게 사드 문제인데, 새 정부는 이를 새롭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동의 사항으로 국회 심의를 거치도록 할 것"이라며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사드 배치를 잠정 중단하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중국과 미국의 요구사항을 듣고 이를 수용하면서 북핵 문제 해법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송 대표의 발언과 달리 배치 중단과 국회 비준 모두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성주군민들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종희 사드반대 대책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했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이 책임 있게 행동하기 바란다"며 "정부가 사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순서"라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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