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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교향곡 '아리랑',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정체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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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08 17:35:31
이용탁 예술감독 취임 첫 100회 정기공연
연주자 70명·합창단 50명 대규모 공연
10일~12일 예악당 무대..."국악 대중화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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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용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8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 제공)2021.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전통 음악을 주제로 해 현대 감각에 맞춰 (작품을 제작해 전통 음악을) 알리는 게 목적입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융복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이용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100회 정기공연을 맞아 합창 교향곡 '아리랑, 끝나지 않은 노래'를 세계 초연한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예술감독에 부임하고 기획해 처음으로 지휘하는 공연이다.이 예술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위촉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국립국악원의 개원 70주년을 기념해 70분 길이로 작곡됐다.

이번 공연은 연주자 70여 명, 합창단 50여 명 등을 포함해 120명 이상이 무대에 오르는 대규모 공연이다.

이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을 위해 지난해 11월 취임 직후 서순정 작곡가에게 곡을 의뢰했고 서 작곡가는 12월부터 곡 작업을 시작했다. 이 예술감독은 "지방 악단의 일년 예산 정도가 들어간다. 취임하면서부터 구상한 공연"이라며 이번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국악 기반 장르 융합적 공연 통해 국악 대중화 꿈꾼다
이 예술감독은 이번 작업에서 국악이라는 장르의 테두리에 선을 긋고 다른 장르를 베타적으로 배척하면서 국악의 독자성을 내세우기보다 국악에서 부족한 점을 타 장르의 장점으로 보완해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이는 그가 앞으로 그려 나갈 창작악단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민요와 판소리에 소프라노와 테너, 합창단이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발레 무용수도 무대에 오른다. 합창에서는 서양의 벨칸토 창법과 한국의 전통 창법을 조화시켜 동서양의 다채로운 음색을 화합해 선보일 예정이다.

웅장한 서곡으로 문을 여는 1악장 '어디선가 멀리서 까치 소리'에서는 우리 민족의 강인한 기개를 위풍당당한 국악관현악의 선율과 장단으로 연주의 첫 시작을 알린다. '우리의 슬픔을 아는 건 우리뿐'이라는 제목의 2악장에서는 여러 지역의 아리랑을 민요와 판소리, 소프라노와 테너의 4중창으로 전해 민족의 고난과 애환을 담은 '아리랑'의 정서를 동서양의 앙상블로 표현한다.

2악장에서 3악장으로 넘어가는 '인터메조'에서는 남녀 발레 무용수가 등장해 관현악 연주와 함께 고난 속 평화를 염원하는 정서를 전한다.

이 예술감독은 "한국무용을 넣어도 됐다. 하지만 한국무용으로 안무를 넣었다면 우리 식구끼리만 잔치를 하는 느낌이지 않나. 발레나 성악은 전 세계 사람들이 공유하는 장르다. 사실 우리의 판소리나 민요는 우리나라에서만, 그것도 매니아층만 향유한다"며 "타 장르적 요소를 넣음으로써 클래식하면서도 대중성 있는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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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용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8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 제공)2021.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지는 3악장 '철조망 팻말 위에 산뜻한 햇살'에서는 우리 앞에 있는 시련과 혼돈을 빠른 장단과 다양한 변주로 표현한 아리랑으로 고난을 이겨내는 저항의 정신을 음악적으로 표현한다. 4악장 '함께 부르는 노래'에서는 아리랑을 주제로 새롭게 작곡된 곡으로서 화합과 평화를 그리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악기 역시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다. 북한 악기도 적극 활용한다. 이 예술감독은 악기 편성의 다양함을 더하고 남북과 동서양의 화합을 위해 개량 저해금, 북한대피리, 저피리, 서양악기 등을 기존 관현악 편성에 추가했다.

"한국의 대표 악기는 수가 제한적입니다. (대곡을 위해서는) 편성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죠. 북한은 피리만 하더라도 대피리, 소피리 등이 존재해 다앙한 음역대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서양악기는 관악기 종류만 해도 엄청나요. 악기를 굳이 국악기, 서양악기, 북한악기라고 구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악기는 그저 악기로서 기능하면 될 뿐입니다. 작품에 필요하다면 언제든 가져다 쓸 것입니다."

아리랑 통해 한국의 얼과 코로나19 극복 의지 담아
이 작품은 아리랑을 중심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현재 우리들의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이 예술감독은 작품의 모티브를 아리랑에서 가져 온 이유로 한국을 대표하는 곡이라는 점과 코로나19라는 현 상황을 꼽았다.

이 예술감독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다. 힘든 시기 아리랑을 통해서 좋은 기운을 얻어 가고 아름다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런데도 현재 아리랑을 적극 다루지 않고 있다. 이번 교향곡을 한국 하면 생각나는 '아리랑 교향곡'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의 대본 구성에는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고려대 유영대 교수가 참여했다. 연출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오페라과 교수를 역임한 김홍승이 맡았다.

합창은 위너 오페라합창단, 민요엔 강효주 이화여대 교수, 판소리는 국립부산국악원의 정윤형 소리꾼, 소프라노에는 C. J. ARTISTS 소속의 신은혜, 테너에는 런던 로열오페라 주역 가수인 박성규, 발레에는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교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강사인 홍정민이 참여했다.

이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이 앞으로의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정체성을 보여줄 시작에 불과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가야금·해금·거문고 협주곡을 선보인다. 또 정가 남성 이중창, 판소리 여성 이중창을 비롯해 내년에는 종묘제례악을 새롭게 해석한 대곡을 대중에게 내놓을 예정이다.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를 여럿 기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과 더 소통하기 위해서는 오리지널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국악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창작악단을 통해 국악을 대중화, 생활화, 세계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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