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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회장, 에이치엘비파워 손해보고 매각한 이유는

등록 2021.06.10 11: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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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5년만에 매각...매각가, 취득가보다 낮아 이례적

회사는 턴어라운드했지만 부진한 주가에 책임

새로운 사업자에게 매각...기존 주주가치 제고 위한 선택

진양곤 회장, 에이치엘비파워 손해보고 매각한 이유는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진양곤 에이치엘비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에이치엘비파워를 인수한지 5년만에 매각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기업을 턴어라운드시켰음에도 취득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해 외부에 공개하지 못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에이치엘비파워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주주인 진양곤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주식 876만6139주를 263억원에 티에스바이오와 티에스제1호조합에 양수한다.

지난 8일 계약금인 26억3000만원이 지급됐고, 오는 30일에 중도금 52억6000만원이, 다음달 30일에 잔금인 184억10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진 회장이 에이치엘비파워의 지분을 첫 취득한 것은 지난 2016년이다. 그해 8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취득하면서 2대 주주가 됐고, 이후 최대주주였던 윈드윈투자조합3호의 해산으로 배분주식을 취득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그후로도 진 회장은 장내매수와 전환사채를 통해 지분을 키워갔다.

진 회장이 에이치엘비파워를 인수할 당시 회사는 부실기업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으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받고 있는 기업이었다. 당시 위드윈네트웍(현 에이치엘비파워)는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매출액을 과대계상했으며, 개발비손상차손 미공시, 소액공모공시서류 거짓기재 등으로 증권선물위원회의 검찰 고발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면서 회사의 안정화가 이뤄졌다. 지난 2019년 영업이익 34억원, 당기순이익 9억2400만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영업이익 24억원, 당기순이익이 6억7800만원을 달성했다.

에이치엘비파워는 발전플랜트 설비와 전력배전설비 사업을 하고 있는데, 매출은 발전플랜트 댐퍼 부분에서 50% 가량 발생하고 있다.

진양곤 회장, 에이치엘비파워 손해보고 매각한 이유는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다소 낮은 가격에 이뤄져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에이치엘비파워의 최근 2년간 실적이 안정화 됐고, 현금유동성도 5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수주잔량도 300억원 규모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금유동성이 500억원에 달하는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이 총 263억원에 팔리는 것은 상당히 저렴하게 팔리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진 회장이 취득한 가격은 주당 3800원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인수 단가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주당 3000원의 매각가는 높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진 회장이 돈 보다는 `신뢰'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에이치엘비파원의 주가는 진 회장의 인수 후에도 쭉 내리막길이었다. 2016년 8월 2700원대였던 주가가 2017년말 1200원대로 떨어졌고 2018년 5월 일시적으로 2000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으나 그해말 600원까지 추락했다. 2019년에도 일시적인 주가 반등이 있었으나 1000원대 초반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부진한 주가 흐름에 진 회장이 기존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수자로 신사업이 가능한 티에스바이오를 선택했다는 점도 이번 매각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단이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에이치엘비파워의 주가는 매각 발표 이후에는 급등해 현재 3010원에 거래 중이다.

매각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인수의향을 비친 곳이 10곳을 넘었고, 이보다 더 높은 매각가에 제안한 곳도 있었으나 철저하게 기업가치를 높힐수 있는 인수자를 선택했다"며 "티에스바이오의 장기계획이 신뢰가 갔고, 협업이 가능해 서로의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에이치엘비 측은 인수자인 티에스바이오가 진전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향후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자회사인 에이치엘비셀과 세포치료제 협업을 할 수 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 시장은 관심은 진 회장의 추가적인 M&A 여부에 쏠린다.

진 회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리보세라닙 신약에 전념해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며 "이런 성과를 낼때까지 기업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그는 에이치엘비파워 매각 배경에 대해 "기업가치, 구체적으로는 주주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 하에 에이치엘비파워를 우량회사로 변신시키는 것까지 내 역할이었던 것 같다"며 "(나를 믿고 투자해 준 주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미래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인수자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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