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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 김영준, 연신 "죄송"…탈마스크 요구엔 멀뚱멀뚱

등록 2021.06.11 10:01:07수정 2021.06.11 14: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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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오전 8시께 종로서 포토라인 앞에 서

짧은 머리·어두운색 상하의 차림으로 걸어나와

무표정하고 차분한 태도…시선은 아래로 고정

마스크 내리지 않고 "죄송하다, 공범없다" 밝혀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앞으로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11일 오전 8시께 서울 종로경찰서 안에서 '1300명 몸캠' 유포자 김영준(29)이 나왔다. 그는 포토라인 앞에서 시종일관 아래만 응시한 채 차분한 태도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김영준은 지난 3일 검거된 후 종로경찰서에 수감돼있다가 이날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짧은 머리에 깔끔하게 정리한 눈썹이 눈에 띄었다. 검은색 후드집업과 바지 등 어두운색 옷을 입은 김영준은 시선을 줄곧 아래로 떨군 채 경찰서 밖으로 걸어나왔다.

흰색 마스크 위로 보이는 김영준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취재진이 어떤 질문을 해도 얼굴이나 몸짓에서 감정의 동요는 보이지 않았다.

김영준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첫 질문엔 답하지 않고, '영상녹화를 왜 했느냐'는 질문에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이 있지 않은 이상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말끝을 흐리진 않고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이어 '마스크를 잠시 벗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영준은 3초간 침묵하며 눈만 깜빡였다. 그는 취재진이 같은 질문을 재차 던지자 그제서야 "죄송하다"고 했지만 마스크는 벗지 않았다.

이후 이어진 '혐의 인정하나', '왜 여성으로 속이고 채팅했나', '목적이 영상 판매였나', '범죄 수익 어디에 썼나', '2013년 이전 범행 없었나',  '억울한 점 있나' 등의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email protected]

다만 '공범이 있나'라는 질문엔 "저 혼자했다"고 답했다.

김영준은 포토라인에 선지 약 1분 만인 8시1분께 호송차량에 탑승해 검찰청으로 이동했다.

신상이 공개되는 피의자는 중한 범죄 혐의를 받는 만큼 포토라인에 설 때 피해자 또는 시민들이 모여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이날 그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영준은 2013년 11월께부터 올해 6월까지 남성 1300여명과 영상통화를 하며 피해자들의 음란 행위 등을 녹화·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채팅 어플 등에 소지하고 있던 여성 사진을 게시한 후, 이를 보고 연락한 남성들을 대상으로 '몸캠'을 녹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영준이 범행을 위해 미리 확보해 둔 음란 영상을 송출했고, 직접 여성들의 입모양과 비슷하게 대화를 하며 음성변조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자신을 여성으로 착각하도록 연출까지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중엔 아동청소년 39명도 있는데 김영준은 이들 중 7명에게 여성을 만나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주거지 및 모텔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시키고 그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김영준에게 압수한 몸캠 영상은 총 2만7000여개에 달하며 그 용량만 5.5테라바이트(TB)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email protected]

지난 4월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 조사 및 채팅 어플 등에 대한 수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김영준의 신원을 특정했다. 김씨는 지난 3일 주거지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김영준에게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동성착취물제작 및 아동성착취물배포), 성폭력처벌법(카메라등이용촬 및 촬영물 등 이용 협박·강요), 아동복지법(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9일 오후 3시에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해 김영준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남성 아동·청소년 39여명의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하는 등 사안이 중하며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했다"며 신상공개 결정 사유를 밝혔다.

현재 경찰은 김영준의 압수물 분석 및 추가 조사를 통해 여죄와 범죄수익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김영준이 제작한 영상을 재유포한 이들과 구매자들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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